플랫식스의 음색은 어떻게 바뀌었나

[KtN 박준식기자]포르쉐 911을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배기음은 늘 핵심에 있었다. 엔진을 보지 않아도, 숫자를 확인하지 않아도 소리만으로 911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금속성이 강해지고, 회전수가 정점에 가까워질수록 날카롭게 치솟는 음색은 911의 상징이었다. 992.2 GTS에 이르러 이 공식은 더 이상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992.2 GTS의 배기음은 이전 세대와 분명히 다르다. 저회전에서는 깊고 두터운 저음이 지배적이고, 회전수가 올라가도 고음이 날카롭게 튀어 오르기보다는 굵은 음색이 유지된다. 전체적인 인상은 전통적인 플랫식스라기보다, V8에 가까운 질감이다. 소리가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익숙하지 않다’는 인상이 먼저 든다.

이 변화의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입, 전동 터보, 강화된 소음 규제, 배기가스 정화 장치의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배기 시스템은 더 많은 제약을 받게 됐고, 엔진은 소리를 자유롭게 내기보다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바뀌었다. 포르쉐가 의도적으로 음색을 바꿨다기보다, 바뀔 수밖에 없는 조건에 놓였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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