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퍼블릭=윤상길의 스타다큐] 그에게는 ‘최초’,‘원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한평생 무대를 누벼온 가수이자 1세대 뮤지컬 배우인 윤복희가 데뷔 70주년을 맞아 관객들과 만났다. 올해 75살. 뮤지컬 ‘하모니’의 주역이다. 5살 때 무대에 처음 섰으니 이번 무대까지 70년을 무대와 함께 했다.

윤복희는 4~50년대 대표적인 악극단 쇼인 ‘부길부길쇼’를 이끌던 윤부길(1912~1957)의 장녀이자, 남성그룹 키보이스의 멤버로 시작해서 솔로 가수로 인기를 구가했던, ‘여러분’의 작곡자인 윤항기의 동생이다.

윤복희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952년 뮤지컬 ‘크리스마스 선물’을 통하여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그를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예술인으로 키워낸 사람은 현재도 세계 재즈 트럼펫의 전설로 추앙받는 루이 암스트롱(1901~1971)이다.

1963년 서울 워커힐 호텔 공연차 내한한 암스트롱이 윤복희 공연을 보고 그의 재능를 극찬하면서, 세계 무대로 진출할 것을 권유했다. 10대에 세계 무대로 진출한 그는 1963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홍콩, 싱가포르를 거쳐 영국, 독일(서독), 스페인, 스웨덴, 미국으로 차례차례 건너가 1964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1976년까지 활동하였다.

필리핀에서 활동하던 당시 영국 프로모터 찰스 메이더의 제안으로 4인조 여성 그룹 ‘코리안 키튼즈’를 결성해서 영국의 BBC ‘투나잇 쇼’에 출연해서 ‘아리랑’과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며 현지에서 ‘비틀즈 이상의 개성을 지닌 뮤지션 집단’이라는 호평을 끌어내기도 했다. 윤복희가 메인 가수였던 ‘코리안 키튼즈’는 최초의 여성 아이돌그룹으로 기록된다.

윤복희는 1967년 일시 귀국한다. 이때 그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타나 지금까지도 한국에 미니스커트를 최초로 유행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훗날 윤복희는 귀국 당시에 긴 코트를 입고 비행기 트랩을 내렸다고 증언했다.

일시 귀국한 그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1967년 ‘윤복희 스테레오 1집’으로 국내 무대에 정식 데뷔했다. 이 앨범은 당시 미니스커트를 입은 앨범 재킷 사진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던진 기념비적인 음반이었다.

원조 미니스커트는 여기에서 시작된 말이다. 이때 그가 입은 미니스커트는 당시 최고의 패션디자이너 ‘노라 노’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신체 노출은 꿈도 못 꾸던 1960년대였으니 그의 미니스커트 차림은 화제가 되고도 남을만했다.

이 앨범에는 ‘웃는 얼굴 다정해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등 7곡이 담겼다. 특별하게도 이 앨범에는 보니엠이 히트시킨 ‘써니’란 곡도 실렸는데, 윤복희가 부른 ‘써니’는 보니엠이 발표한 1978년보다 무려 11년이나 앞선 버전이다.

1976년 미국에서 완전히 귀국한 그는 대표곡 ‘여러분’으로 국내 가요계에 완전히 복귀한다. ‘여러분’은 가수이자 작곡가이던 윤항기가 여동생 윤복희를 위해 작곡한 곡으로 1979년 제3회 서울 국제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노래이다. 이후 윤복희는 대중가요계를 떠나 기독교인으로 복음성가 가수로 변신하고,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한다.

그는 뮤지컬배우 1세대로도 유명하다. 정식 첫 출연작은 그의 데뷔 무대인 1952년 아버지 윤부길이 연출한 가무극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1976년 뮤지컬극장인 현대극장에 들어가 국내 뮤지컬의 효시로 평가받는 ‘빠담빠담빠담’의 주인공 '에디트 피아프'를 연기했다.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마리아 마리아', '피터팬', '사운드 오브 뮤직' '캣츠' 등 약 80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그리고 이제 무대인생 70주년을 맞아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하모니'에 출연하고 있다. 연일 매진 공연을 이어가는 ‘하모니’는 3월 1일에 끝난다.

'하모니'에서 그는 주역인 '김문옥'을 연기한다. '하모니'는 지난 2009년 개봉한 강대규 감독의 동명영화가 원작이다. 지난 2017년 뮤지컬로 각색해 초연했다. 윤복희는 이 뮤지컬 초연부터 함께 해왔다. 이번에도 내연녀를 살해해 사형수가 된 음대교수 김문옥을 맡았다.

여성 교도소 5호방에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는 5명의 수감자들의 이야기다.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채 살아가는 여자교도소에 합창단이 결성된다.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오늘이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라고 밝힌 윤복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저는 후배들한테 배워요. 실제로 하는 행동이 모든 것에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걸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선배였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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