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톤과 혈색, 눈동자의 선명도로 확인하는 색의 맞음과 어긋남
[KtN 박준식기자]얼굴 가까이에 천 한 장을 대는 순간, 색은 옷장 안의 취향에서 벗어난다. 옷걸이에 걸려 있을 때 좋아 보이던 색도 얼굴 밑에 놓이면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든다. 어떤 색은 피부를 맑게 올리고, 어떤 색은 얼굴을 누렇게 가라앉힌다. 어떤 색은 눈동자를 또렷하게 살리고, 어떤 색은 표정의 힘을 빼앗는다. 퍼스널컬러 진단에서 컬러진단 천을 쓰는 이유는 색과 얼굴이 만났을 때 생기는 차이를 직접 보기 위해서다.
CMK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가 다루는 퍼스널컬러 진단에서도 색의 이름보다 얼굴의 반응이 먼저다. 같은 핑크라도 피부를 환하게 만드는 핑크가 있고, 얼굴의 붉은 기를 키우는 핑크가 있다. 같은 베이지라도 부드럽게 붙는 베이지가 있고, 피부를 탁하게 만드는 베이지가 있다. 색상표 위에서는 비슷해 보여도 얼굴 가까이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피부톤은 천의 색에 가장 먼저 흔들린다. 얼굴과 맞는 색을 가까이 대면 피부가 깨끗하고 균일하게 보인다. 혈색이 자연스럽게 돌고, 얼굴 전체의 온도도 안정된다. 얼굴과 맞지 않는 색에서는 피부의 붉은 기나 노란 기가 더 강하게 올라온다. 얼굴이 어두워 보이거나, 피부 결이 거칠게 읽히거나, 옷의 색만 먼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볼과 코 주변의 붉은 기는 색 하나로 달라 보일 수 있다. 얼굴과 맞는 색은 붉은 기를 자연스럽게 눌러주고 표정의 긴장도 줄여준다. 맞지 않는 색은 같은 붉은 기를 더 강하게 보이게 한다. 얼굴의 온도가 올라가 보이면 전체 인상도 쉽게 산만해진다. 색은 피부를 덮는 것이 아니라 피부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바꾼다.
아이보리, 베이지, 브라운 계열에서는 피부의 노란 기가 쉽게 드러난다. 얼굴과 잘 맞으면 편안한 온기를 주지만, 피부와 어긋나면 얼굴을 누렇게 띄우고 생기를 낮춘다. 따뜻한 색이라고 모두 부드럽게 붙지는 않는다. 피부가 가진 온도와 색의 온도가 맞지 않으면 얼굴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피부의 밝기는 하얗고 어두운 정도로만 갈리지 않는다. 얼굴과 맞는 색에서는 피부가 맑아 보이고, 얼굴의 경계가 정돈된다. 맞지 않는 색에서는 같은 피부도 칙칙하게 읽히거나 평면적으로 눌린다. 얼굴을 희게 보이게 하는 색이 곧 어울리는 색은 아니다. 피부 결, 혈색, 눈동자, 입술 주변의 색이 함께 자연스러워야 한다.
잡티와 기미, 여드름 자국도 색을 따라 다르게 보인다. 얼굴과 맞는 색에서는 잡티가 전체 인상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피부 결이 먼저 보이고, 잡티는 뒤로 물러난다. 맞지 않는 색에서는 같은 잡티가 더 짙게 남고, 얼굴의 그늘도 함께 올라온다. 색이 맞으면 피부 표현을 과하게 덮지 않아도 얼굴이 정리돼 보인다.
눈 밑과 팔자 주변, 턱선의 그늘도 조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굴 밑에 놓인 색이 맞으면 그림자가 한결 약하게 읽힌다. 맞지 않는 색에서는 같은 그늘이 더 깊게 남는다. 어두운 색이 모두 그늘을 키우는 것도 아니고, 밝은 색이 모두 얼굴을 환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얼굴에 맞는 밝기와 깊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얼굴의 입체감도 색에 따라 달라진다. 맞는 색을 가까이 두면 이마, 콧대, 볼, 턱선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얼굴이 정돈돼 보이고 표정도 또렷해진다. 맞지 않는 색에서는 얼굴이 평면적으로 눌리거나 선이 흐려진다. 옷의 색이 강하게 튀면 얼굴보다 옷이 먼저 보인다. 색이 얼굴을 받쳐주면 사람의 표정이 먼저 보인다.
눈동자는 컬러진단에서 가장 오래 봐야 할 부분이다. 어떤 색은 눈을 맑고 또렷하게 만들고, 어떤 색은 눈의 힘을 줄인다. 대화에서 상대의 시선은 눈에 오래 머문다. 눈동자가 살아 보이면 표정도 분명해지고 말의 집중도도 높아 보인다. 색이 눈동자와 맞지 않으면 얼굴 전체가 흐려지고, 좋은 옷을 입어도 인상이 약해질 수 있다.
입술 주변의 혈색도 천의 색과 함께 움직인다. 얼굴과 맞는 색은 입술의 색을 자연스럽게 살린다. 맞지 않는 색은 입술을 어둡게 만들거나 피부와 입술의 경계를 흐린다. 립 컬러를 바꾸기 전에도 옷의 색은 입술의 인상을 바꾼다. 피부, 눈, 입술, 머리카락은 따로 떨어져 색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머리카락 색은 얼굴의 배경이다. 검은 머리, 갈색 머리, 붉은 기가 도는 머리, 회색빛이 도는 머리는 같은 색의 천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얼굴과 머리카락, 진단 천이 서로 맞으면 전체 인상이 안정된다. 어느 한쪽이 강하게 어긋나면 얼굴이 떠 보이거나 머리색이 무겁게 남는다. 염색을 한 사람은 머리카락 색까지 함께 봐야 한다.
조명은 진단 결과를 흔든다. 색은 빛을 통해 보인다. 조명이 지나치게 노랗거나 푸르면 피부색과 천의 색이 실제와 다르게 읽힌다. 너무 어두운 공간에서는 얼굴의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고, 너무 강한 조명은 피부의 반사를 키운다. 밝고 균일한 조명은 퍼스널컬러 진단의 기본 조건이다. 빛이 흔들리면 얼굴빛도 흔들린다.
메이크업은 얼굴의 본래 반응을 가릴 수 있다. 두꺼운 베이스, 강한 블러셔, 짙은 립 컬러는 피부의 기본 색을 덮는다.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는 제품의 색과 진단 천의 색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피부가 어떤 색에서 살아나는지 보려면 얼굴 위의 색을 덜어내야 한다. 퍼스널컬러 진단에서 민낯이나 옅은 메이크업을 권하는 까닭이다.
액세서리도 진단 전에는 줄이는 편이 낫다. 큰 귀걸이, 강한 목걸이, 색이 있는 안경테는 얼굴 가까이에서 또 다른 색으로 작용한다. 금속색도 얼굴빛을 바꾼다. 골드가 피부를 따뜻하게 살리는 사람이 있고, 실버가 얼굴을 맑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진단 천의 반응을 보려면 얼굴 주변의 색을 최대한 덜어내야 한다.
한 장의 천만으로는 차이를 놓치기 쉽다. 아이보리와 화이트, 골드와 실버, 코랄과 로즈, 브라운과 그레이를 나란히 보면 얼굴의 반응이 더 뚜렷하다. 한 색만 봤을 때 괜찮아 보였던 색도 다른 색과 비교하면 얼굴을 살리는지, 누르는지 드러난다. 여러 색 사이에서 얼굴이 가장 편안하게 살아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비즈니스 착장에서는 진단 결과가 곧 옷장으로 이어진다. 얼굴을 살리는 색은 셔츠, 블라우스, 재킷, 넥타이, 스카프에 쓰기 좋다. 얼굴을 무겁게 만드는 색은 하의, 가방, 신발처럼 얼굴에서 먼 곳으로 보낼 수 있다. 좋아하지만 얼굴과 맞지 않는 색을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다. 면적과 위치를 조절하면 취향과 어울림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공식 사진과 영상에서는 색의 영향이 더 크게 남는다. 조명과 카메라는 얼굴빛의 차이를 확대한다. 현장에서는 지나칠 수 있는 노란 기와 붉은 기, 눈 밑 그늘, 피부의 칙칙함이 사진 안에서는 오래 남는다. 프로필 사진, 포토월, 인터뷰, 발표 영상처럼 기록이 남는 자리에서는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색을 더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톤 이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같은 웜톤 안에서도 얼굴을 살리는 색과 누르는 색이 있고, 같은 쿨톤 안에서도 맑게 붙는 색과 차갑게 밀어내는 색이 있다. 계절명이나 톤 이름보다 실제 얼굴에서 보이는 반응이 더 정확하다. 색의 분류를 많이 아는 것보다 자기 얼굴이 어떤 색에서 편안해지는지 아는 일이 먼저다.
조미경 대표의 퍼스널컬러 진단은 색을 사람에게 맞추는 데 초점을 둔다. 얼굴빛이 맑아지고, 눈이 또렷해지고, 표정이 편안해지는 색을 찾는 일이다. 맞지 않는 색은 옷을 먼저 보이게 하고, 얼굴을 뒤로 밀어낸다. 컬러진단 천 앞에서 확인하는 것은 색의 이름이 아니다. 한 사람의 얼굴이 어떤 색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살아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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