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S 밀라노 뷰티 트렌드: ‘조용한 럭셔리’와 ‘개성의 극대화’, 그리고 K-뷰티의 방향성
[KtN 임우경기자] 2025 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등장한 뷰티 트렌드는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의 확산과 함께, 대담한 개성을 강조하는 강렬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한 ‘네추럴 스킨(Natural Skin)’과 최소한의 손길만 더한 ‘글로잉 베이스(Glowing Base)’가 런웨이를 지배한 한편, 그와 대비되는 ‘레드 립(Red Lip)’, ‘그래픽 아이라인(Graphic Eyeline)’, ‘메탈릭 메이크업(Metallic Makeup)’이 대조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현대 소비자들의 미적 가치관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소비자는 이제 두 가지 선택지를 마주하고 있다. ‘정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개성을 극대화하는 스타일링’을 택할 것인가.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K-뷰티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져가야 할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자연스러움 속에 숨겨진 정제된 기술: 스킨 퍼스트(Skin First)의 시대
이번 시즌 밀라노 컬렉션이 보여준 가장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피부 본연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스킨 퍼스트(Skin First)’ 트렌드의 강화다.
Prada, Jil Sander, Max Mara 등의 브랜드는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한 깨끗한 피부 표현을 선보이며, 인위적인 커버보다 피부 본연의 윤광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는 단순한 ‘물광 피부’의 개념을 넘어, 스킨케어에 대한 깊은 관심이 반영된 흐름이다.
이제 뷰티 트렌드는 단순히 화장품의 기능을 넘어서, 피부 본연의 건강함과 미세한 질감까지 아름다움의 일부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Fendi와 Ferragamo가 선보인 글로잉 베이스는, 지나치게 반짝이는 하이라이터를 배제하고 피부 속에서 차오르는 듯한 은은한 윤광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K-뷰티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기존의 ‘맑고 투명한 피부 표현’이라는 개념을 보다 정교하게 재해석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단순히 베이스 메이크업의 두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피부 본연의 텍스처와 컨디션을 최적화하는 스킨케어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강렬한 컬러의 귀환, 과감한 개성의 표현 방식으로
한편, 피부 표현이 최소한으로 정제된 반면, 색조 메이크업에서는 과감한 변주가 이어졌다. Gucci와 Dolce & Gabbana가 보여준 선명한 레드 립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립 컬러 하나만으로 스타일을 완성하는 강렬한 미학을 강조했다. Versace와 Fendi는 골드, 실버 같은 메탈릭 컬러를 활용하여, 미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메이크업 스타일을 제시했다.
Moschino는 전형적인 레드 립에서 벗어나, 스머지 효과를 더한 거친 터치를 활용하며 보다 자유로운 감성을 부각했다. 이는 단순히 색상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립 메이크업을 하나의 감각적 표현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K-뷰티가 여전히 보수적인 색조 트렌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K-뷰티의 색조 메이크업은 뉴트럴 톤과 부드러운 발색에 집중되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다 강렬한 색채와 텍스처의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K-뷰티는 기존의 ‘은은한 음영과 자연스러운 발색’이라는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과감한 컬러 팔레트와 텍스처 실험을 결합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색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발색력과 지속력, 사용감을 강화하는 기술적 진보와도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픽 아이라인과 언더라인, 뷰티의 경계를 허물다
이번 시즌 가장 실험적인 변화는 아이 메이크업에서 나타났다. Moschino와 No21은 단순한 캣아이 룩에서 벗어나, 비대칭적인 그래픽 아이라인과 컬러풀한 언더라인을 활용하여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Versace와 Fendi는 실버와 블루 계열의 섀도를 활용해, 아이 메이크업을 패션 액세서리처럼 활용하는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기존의 ‘눈매를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메이크업’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아이 메이크업 자체를 하나의 조형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K-뷰티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온 아이 메이크업 제품군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아이라이너와 섀도의 컬러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보다 실험적인 텍스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헤어 스타일의 양극화, 클래식과 모던의 충돌
밀라노 컬렉션의 헤어 스타일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Bottega Veneta, Sportmax는 웨트 헤어를 활용해, 깔끔하고 정제된 도시적 감각을 연출했다. 반면, Roberto Cavalli와 Versace는 70~80년대 스타일의 풍성한 볼륨 헤어를 선보이며 극적인 실루엣을 강조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스타일의 공존은 K-뷰티의 헤어 스타일링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한정적이라는 점을 돌아보게 한다. 특히 웨트 룩을 완성하는 젤이나 오일, 볼륨감을 극대화하는 스타일링 제품군의 확장은 K-뷰티가 보다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K-뷰티, 이제는 ‘미래의 기준’을 고민할 때
밀라노 패션위크가 제시한 뷰티 트렌드는 단순한 스타일 변화가 아니라, 현대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와 맞닿아 있다.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과 개성을 강조하는 스타일이 공존하는 시대, K-뷰티는 이제 ‘현재의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스킨케어 기반의 베이스 메이크업 강화
✔ 색조 제품군의 컬러 스펙트럼 확장
✔ 아이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링의 개성 강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K-뷰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미적 기준을 주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는 단순한 ‘한류’를 넘어, 세계적인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준점이 될 준비를 해야 할 때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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