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한일 전략, 이것이 최선인가
[KtN 김 규운기자] 일본 정부가 자국 청소년용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공식 삽입하며 역사 갈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반복되는 영토 왜곡에 한국 정부는 또다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지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외교 리더십의 실종, 전략 없는 굴욕 외교의 실체가 드러난 단면이다.
일본의 독도 교과서 개정, 역사전쟁의 재점화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명문화한 새로운 교과서를 승인했다. 지리·역사·공공 과목 전반에 걸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서술이 명시됐으며,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닌 국가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이 같은 시도는 새로운 흐름이 아니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교과서를 통해 자국 중심의 역사 인식을 확대해왔고, 청소년 세대에 대한 ‘영토 정당성 주입’을 정책 기조로 삼아왔다. 이번 발표 역시 그 연장선에 있으나, 주목할 지점은 그 시점과 배경이다. 한국의 대일 외교가 전략 부재로 흔들리는 가운데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단순히 외교 갈등을 넘는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조용한 외교’의 결과, 일본의 전략적 승리
문제는 대응의 부재다. 강제징용 문제,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논란, 위안부 합의 불이행,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최근 몇 년간 반복되어온 외교 이슈들은 하나같이 ‘조용한 외교’라는 이름 아래 실질적인 조치 없이 지나갔다. 한국은 갈등의 수위를 낮추는 데 집중했지만, 일본은 그 사이 내부 정치와 대외 메시지를 동시에 강화해 왔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전략은 ‘한미일 공조 강화’라는 대외 기조 속에서 일본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양보의 연쇄’로 이어졌고, 일본은 이에 힘입어 영토·역사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 인식과 정부 전략의 괴리
문제의 심각성은 독도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 인식과 정부의 전략 사이의 현격한 괴리다. 대다수 국민은 일본의 교과서 개정에 분노하며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역사 왜곡에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는 여전히 '우려 표명', '유감' 수준의 표현에 머무르고 있으며, 정작 구체적인 국제 여론전이나 법적 대응은 준비조차 미흡하다.
이는 단순한 정책 차원을 넘는 문제다. 외교의 무게중심이 국민 정서와 분리된 채, 정권 생존과 미국 중심의 동맹 논리에만 편향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 구조적 리스크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건 전략 없는 외교다
교과서에 담긴 문장 하나가 미래를 바꾼다. 일본은 이를 알고 있다.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국가 정체성을 조율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의 외교 전략은 이러한 장기적 설계 없이 사안별 대응에 머물러 있다. 외교부의 대응은 늘 늦고, 한발 뒤에서 해명하는 수세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과연, 최선인가.
정권이 아닌 국가를 위한 외교 리더십을 회복하라
외교는 정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전략이어야 한다. 일본의 역사 전략이 점점 더 노골화되는 지금, 한국 정부가 감정적 대응 대신 전략적 설계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굴욕'이라는 단어는 반복되는 고유명사가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과도 항의도 아닌, 전략과 시스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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