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일의 몸짓, 그것은 다음 정치의 언어였다.”
- MZ세대가 주목한 정치의 새로운 얼굴, ‘진정성’이 트렌드가 된 순간
[KtN 임우경기자] 2025년 4월 4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이 123일에 걸친 헌법재판소 앞 1인 시위를 마무리하며 국민에게 보낸 감사 인사는 단순한 성명의 수준을 넘어 오늘날 한국 정치의 몇 가지 구조적 변화를 비추는 거울이자, 향후 정치 운동의 새로운 전략을 예고하는 하나의 ‘정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국회의원의 개인적 결단이나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광장의 정치’가 집단성에서 개인성으로, 수직에서 수평으로, 일회성에서 장기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는 동시대 정치문화의 흐름을 반영한다.
1인 정치, 진정성의 시대에 부합하다
한국 정치의 기존 문법은 대규모 정당, 조직화된 선거전, 고비용 캠페인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1인 정당’, ‘정당 외 정치운동’, ‘직접행동 정치’가 본격화되면서, 국회의원 개인의 정치적 몸짓이 하나의 파급력 있는 정치 메시지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용혜인 의원의 경우, 군사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헌법재판소 앞 장기 1인 시위를 통해 ‘제도정치 내부에서 제도에 저항하는’ 이중적 위치를 감당하며, 국민과의 감정적 동맹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여론 몰이나 SNS 퍼포먼스와는 결이 다르다. 오히려 *‘정치의 진정성’*이라는 오래된 덕목을 디지털 시대의 언어로 복원하는 실천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당의 탈중심화와 정치 리더십의 재구성
이번 사례는 소수 정당의 한계를 딛고, 정당이라는 껍질을 넘어선 ‘정치인 개인 브랜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기본소득당은 국회 내 교섭단체도, 언론의 메인 뉴스 지면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용혜인은 ‘의석 수’가 아닌 ‘정치적 공간 점유’라는 개념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정치적 메시지는 더 이상 국회 본회의장에서만 통용되지 않는다. 남태령과 광화문, 그리고 헌법재판소 앞 거리에서 전개된 시위는 ‘정당 중심 정치’에서 ‘정치인 중심 정치’로의 이행을 상징한다. 이는 향후 정치권 전반에서 리더십의 구성이 어떻게 재편될지를 암시한다.
시민성과 헌법, 그 재결합의 정치
입장문의 “나와 내 이웃의 자유와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라는 표현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헌법 전문을 연상케 하며, 정치의 본질을 ‘권력의 행정’이 아닌 ‘권리의 보루’로 환기시킨다.
정치의 언어가 권력 게임에서 시민권 담론으로 전환되는 이 시점에, 용 의원은 ‘헌법 정치’라는 오래된 화두를 거리에서 다시 끌어올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기적 여론전에 기반한 정치와는 차별화되며, 장기적으로 ‘시민 헌법 정치’라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정당에 기대지 않고도 헌법을 자신의 정치 언어로 호출하는 이 전략은, 향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관계 설정에 중요한 참조점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의 다음 모델은 어디로?
정치의 개인화와 윤리화: 앞으로 유권자는 정당이 아니라 정치인의 ‘행위 이력’과 ‘도덕적 자산’을 중심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곧 정치의 도덕성과 퍼포먼스 사이의 긴장관계를 날카롭게 만들 것이다.
정당의 역할 재정의: 거대 정당 중심의 기성 정치 프레임은 시민사회와의 거리감만 키울 뿐이라는 비판 속에서, 소수 정당이나 독립 정치인들의 정치 실천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이후의 광장정치: SNS가 정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이후, 광장은 다시 오프라인의 물리적 장소로 회귀하고 있다. 다만 그 주체는 집단이 아닌 개인, 그 내용은 대중 동원이 아닌 지속 가능성으로 바뀌고 있다.
123일의 시간, 정치의 공간을 확장하다
용혜인 의원의 123일은 ‘시간의 연속성’으로 ‘정치의 공간’을 넓힌 사건이었다. 국민과 정치인 사이의 신뢰는 언어가 아닌 ‘지속된 몸짓’을 통해 다시 쌓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용 의원은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단지 한 국회의원의 정치적 실험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전조일지 모른다. 정치는 다시 광장으로, 그러나 이번엔 ‘한 사람의 이름’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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