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형 명상 예술과 커뮤니티 아트의 협업, 지역사회와 예술의 관계 재구성

참여형 명상 예술과 커뮤니티 아트의 협업. 사진=송미리내,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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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민정기자] 소마미술관이 진행한 기획전 ‘공원의 낮과 밤’은 도시 내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시각예술 전시이자, 커뮤니티 참여와 예술적 감응을 통합한 복합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전시는 시각 중심의 회화, 설치, 사진, 드로잉을 포함한 20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동시에 지역사회와 연계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그중 하나인 ‘굴러온 돌, 박힌 돌’은 배우 아키바 리에와 커뮤니티 아트 작가 송미리내가 협업한 대표적 참여 프로그램으로, 전시가 내포한 공공적 실험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소마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작품의 일방향적 감상을 넘어서,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감각적으로 반응하며 기록할 수 있는 구조를 시도했다. 이러한 접근은 동시대 미술관 운영의 보편적 가치인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라는 원칙을 실천 차원으로 구현하려는 시도였다.

참여형 명상 예술과 커뮤니티 아트의 협업. 사진=송미리내,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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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감응의 방식으로 구조화된 참여 예술

‘굴러온 돌, 박힌 돌’은 특정한 조형 언어나 작가의 주도적 지시에 따라 구성된 퍼포먼스가 아니라, 시민의 감각 체험을 매개로 하여 조용히 축적되는 예술 실천 방식이었다. 프로그램은 배우 아키바 리에가 진행한 명상 세션과 음악감독 이재학의 싱잉볼 연주로 구성되었다. 시민은 자연석을 손에 쥐고 눈을 감은 채 공간의 울림과 자신의 호흡에 집중했고, 이후 체험에서 느낀 감정이나 연상된 기억을 짧은 글로 남겼다.

원형으로 구성된 좌석 배치와 중앙에 놓인 자연석 설치물을 중심으로, 나무 탁자 위에 정돈된 필기 용지와 필기구 등이 간결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전체 구성은 참여자의 시선과 동선을 최소화하면서도 명상과 기록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하고 청각적 환경을 명상 중심으로 조율한 공간 구성 방식이 적용되었다.

명상 기반의 예술 협업은 주관성과 내면의 작용을 통해 예술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다문화 가정을 포함한 시민들이 예술을 체험하는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에서 교육적, 사회적 접근성도 확보한 구조였다.

참여형 명상 예술과 커뮤니티 아트의 협업. 사진=송미리내,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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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리내 작가의 참여형 작업과 구조적 특징

커뮤니티 아트 작가 송미리내는 이번 협업에서 시민이 작성한 글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작 평면회화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구성했다. 송미리내는 다수의 참여형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의 기억과 감정을 시각 언어로 치환해온 바 있으며, 이번 작업에서도 그 연장선이 유지되었다.

‘굴러온 돌, 박힌 돌’에서 송미리내는 시민의 경험을 단순한 아카이브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언어를 시각화해 전시의 일부로 편입시켰다. 결과적으로 작가의 작업은 예술가 개인의 창작에서 벗어나,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되는 집합적 창작물로 재구성되었다.

전통적인 미술관 시스템, 작가-작품-관객의 일방향적 삼각구조에 균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시민이 기록한 텍스트가 예술 작품의 일부가 되었고, 돌이라는 물리적 재료를 매개로 하여 개인의 내면과 자연, 타인과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참여형 명상 예술과 커뮤니티 아트의 협업. 사진=송미리내,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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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t의 확장성과 현재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형 커뮤니티 아트가 예술적 표현을 넘어, 구조와 운영의 차원에서 어떤 실천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특히 지역 사회, 미술관, 예술가, 다문화 가족이라는 서로 다른 층위의 주체들이 공존하고 협력하는 방식은 K-Art의 공공적 확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배우 아키바 리에의 참여는 기존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단순한 홍보나 이벤트 주체로 소환되던 방식과는 다소 결을 달리한다. 아키바 리에는 요가 지도사와 명상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기반으로 시민의 몰입도를 높였고, 예술의 도구가 아닌 예술적 맥락의 실천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협업은 예술이 문화 소비를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삶의 감각을 재정렬하는 체계적 구조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 사회 내 다문화 가정 구성원이 시민으로서 예술 창작에 참여하고, 예술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흐름은 공공문화정책 차원에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술적 접근 방식에 있어 명상이라는 비교적 제한된 체험의 형식이 모든 시민에게 동일한 몰입 효과를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질적 분석이 필요하다. 고도의 집중과 신체적 수용성을 요구하는 명상 기반 프로그램은 일정 수준의 감수성과 관심을 전제로 하므로, 참여자의 특성에 따라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시민이 작성한 기록이 예술 작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작가가 어떤 편집 원칙을 적용하는지, 창작 권한은 어떻게 공유되는지 등 운영 측면에서의 투명성과 윤리성 확보도 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과제다.

 

예술의 사회적 실천은 관계의 구조로부터 출발한다

소마미술관은 이번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의 실천 영역을 전시관 안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의 재구성 도구로 확장시켰다. 송미리내는 텍스트와 감정의 시각화를 통해, 아키바 리에는 감응과 명상의 호흡을 통해, 그리고 참여 시민들은 자연석과 기억을 통해 예술의 주체로 등장했다.

한국 현대미술이 K-Art라는 범주 속에서 세계화를 추구하는 시점에서, 이처럼 지역성과 감응성, 공동체성을 결합한 구조적 실천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 모델이 진정한 예술 생태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의 방식, 작가의 권한 분배, 미술관의 운영 원칙에 대한 더 정밀한 설계와 합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전시가 남긴 성과는 단지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가 아니라, 예술이 지금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관계 맺을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 점에 있다.

소마미술관이 실현한  실험은 예술이 ‘누구의 것이냐’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하나의 구조적 대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