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 제시한 문제의식

[K경제 NOW] 전 국민 52만 원 소비쿠폰 지급…이재명 정부, 지역화폐로 민생 회복 시동  사진=2025 06.21  이재명 인스타그램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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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박준식기자]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새 정부의 5개년 청사진은 단문 하나로 방향을 분명히 밝혔다. 국가의 성취를 국민의 행복으로 전환하겠다는 다짐, 그리고 그 행복을 국정의 최종 목표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이다. 계획안은 이 비전을 ‘국가의 시대’에서 ‘국민의 시대’로의 전환, 즉 관료제적 통치에서 집단지성에 기초한 협치로의 이행 위에 놓는다. 2025년 ‘빛의 혁명’을 민주주의의 회복이자 주권자 민주주의의 재확인으로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정은 국가가 위에서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곁에서 설계하고 안에서 움직이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전제다.

이 출발점에서 계획안은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한다. 경제적 규모와 위상은 상위권에 속하지만, 삶의 만족을 묻는 행복지수는 58위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자살률과 노인빈곤율에서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1인당 GDP가 21위라는 ‘경제적 풍요’의 지표와 달리, 사회적 지지와 선택의 자유, 긍정 감정 등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하위권에 머문다. 성장 서사가 시민의 일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간극, 계획안이 규정하는 ‘행복의 역설’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역설을 풀기 위해 계획안은 비전, 원칙, 목표, 전략, 과제로 이어지는 체계를 제시한다. 국가비전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국정원칙은 경청과 통합, 공정과 신뢰, 실용과 성과로 압축된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라는 다섯 가지 국정목표가 설정됐다. 목표 달성을 위해 23대 추진전략과 123대 국정과제가 체계적으로 배치됐다.

핵심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계획안은 ‘국가의 시대’와 ‘국민의 시대’를 대비시키며, 과거의 관료제적 국정운영은 이제 네트워크와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한 국민 참여형 국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정운영의 원리는 통치에서 협치로 이동하며, 국민은 수혜자가 아니라 참여자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프로그램의 나열이 아니라 국정의 절차, 문화, 관계 전반의 전환을 요구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행복의 재정의가 있다. 계획안은 행복지수의 구성 항목을 인용하며, 단순한 소득의 크기가 아니라 사회적 지지, 선택의 자유, 관용, 부패 인식, 긍정 감정이 국민의 삶을 규정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경제 부족이 아니라 관계와 신뢰, 안전망의 부족에 가깝다. 계획안이 제시하는 방향은 양적 성장에서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을 높이는 정책 전환이다.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는 첫 무대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목표다. 소득, 주거, 의료, 돌봄, 교육을 기본생활로 정의하고, 국민이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제시한다. 공정한 기회 보장과 안전·존중의 사회 환경을 통해 각자의 가능성을 펼치게 하는 목표는 행복을 결과가 아니라 조건으로 다루겠다는 전환을 보여준다. 이 토대가 마련될 때 자살률, 출산율, 노인빈곤 같은 취약 지표도 개선될 수 있다.

두 번째 축은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다. ‘AI 3대 강국 도약’과 함께 기초과학, 산업 르네상스, 기후전환, 금융혁신 등 전략이 배치되어 있다. 이는 성장의 동력을 고도화해 국민의 삶에 환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기술과 에너지, 금융을 하나의 생태계로 다루는 접근은 행복을 소비가 아닌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축은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이다.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 완화, 대기업과 중소기업·노동과 자본의 상생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다. 국토 다핵화와 생활 인프라의 균형 발전은 행복의 지리적 편차를 줄이는 핵심 장치다.

또 다른 축은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와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다. 민주주의의 회복과 공공기관 신뢰의 재건,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평화와 번영의 전략적 대응을 통해 정치적 신뢰와 외교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행복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작용한다.

계획안의 전략은 결국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성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능력, 그리고 그 능력을 제도화하는 국가. 123대 국정과제가 나열된 목록이 아니라 작동 매뉴얼로 기능할 때, 국민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경험한다. 당·정·대, 그리고 시민 참여가 함께할 때 국정은 시스템으로, 시스템은 체감으로 바뀐다.

결국 국정의 성패는 실행에 달려 있다. 행복지수의 구성요소를 고려할 때, 사회적 지지를 두껍게 하고 선택의 자유를 넓히며 긍정적 감정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돌봄, 주거, 안전망, 노동시간, 기회 접근성을 개선하는 단기 정책과 과학기술·산업·금융 구조개혁 같은 중장기 정책이 조화를 이룰 때 행복은 실질적 성과로 드러난다.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보여주는 것은 부유하지만 불행한 나라라는 역설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을 국정의 중심에 놓겠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방향이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입증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함께 행복한 나라’라는 비전의 실현을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