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제시한 기본사회 구상
[KtN 박준식기자]대한민국은 세계 13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노인의 삶을 비추는 지표는 여전히 OECD 최하위다.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현실을 분명하게 기록한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 절반 가까운 고령층이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정 비전은 바로 이 불편한 지표에서 출발해야 한다.
계획안은 노인 빈곤을 단순한 소득의 부족으로 보지 않는다. 압축성장을 경험한 세대가 정작 노후에는 불안정한 연금과 제한된 사회적 돌봄에 의존하게 된 구조적 불균형,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국민연금 제도의 낮은 소득대체율, 기초연금의 제한적 수준, 가족 부양 기능의 약화는 노후를 존엄이 아닌 불안으로 채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계획안은 이러한 현실을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국정 목표 안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한다.
핵심 해법은 ‘기본사회’ 구축이다. 계획안은 소득, 주거, 의료, 돌봄, 교육을 국민의 기본생활로 규정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천명한다. 노인 빈곤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연금 개혁과 사회적 안전망 확충, 지역사회 돌봄 체계 강화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초연금의 보장성을 높이고, 공적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며, 노인 일자리를 단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참여의 통로로 설계하는 방향이 강조된다.
계획안은 세대 간 균형의 원칙을 분명히 한다. 노인의 빈곤 해소가 곧바로 청년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재정 구조 개선과 제도적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모든 세대의 기본생활 보장”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운 계획안의 일관된 기조와 맞닿아 있다. 청년에게는 자산 형성과 주거 안정, 중장년에게는 안정적 일자리, 노인에게는 존엄 있는 연금과 돌봄을 제공하는 사회적 계약, 이것이 계획안이 지향하는 모델이다.
특히 지역사회 기반 돌봄은 중요한 축으로 제시된다. 노인이 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가능하다면 평생 살아온 지역에서 존엄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생활SOC 확충, 커뮤니티케어, 의료와 복지를 연계한 통합 서비스 등은 노인 돌봄을 가족 중심에서 사회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구상이다. 이는 빈곤의 완화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는 실질적 대안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히 복지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한국 사회에서, 노인의 빈곤을 해소하고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계획안이 ‘혁신경제’와 ‘균형성장’을 강조하면서도 기본사회를 함께 내세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고령층이 빈곤과 소외의 대상이 아니라 경험과 역량을 나누는 사회적 자산으로 기능할 때,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 또한 강화된다.
「이재명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이 보여주는 방향은 명확하다. 경제 규모와 무관하게, 존엄 있는 노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국가는 진정한 선진국일 수 없다. 노인 빈곤 1위라는 지표는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국가적 과제다.
앞으로의 5년은 시험대다. 기초연금의 보장성 강화, 연금제도의 개혁, 지역 기반 돌봄의 확대가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할 때, 노인 빈곤율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지표는 개선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청년·중장년·노인이 모두 안전망 안에서 존엄을 보장받는 사회, 이것이 계획안이 그리는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의 구체적 모습이다. 문제는 이미 드러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체계적 실행과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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