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랑 리브 드루와 베이징이 보여준 럭셔리 리테일의 전환

[KtN 신미희기자]베이징 산리툰에 문을 연 Saint Laurent Rive Droite Beijing 플래그십은 요즘 럭셔리 매장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매장은 화려하지 않다. 쇼윈도는 절제돼 있고, 내부 조도는 낮다. 인기 상품을 앞세운 직관적 진열도 보이지 않는다.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장치보다, 공간에 머물 준비가 된 사람을 전제로 구성됐다.

최근 글로벌 럭셔리 리테일은 양적 확장 국면을 지나고 있다. 주요 도시는 이미 매장으로 가득 찼고, 점포 수 증가는 더 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브랜드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달라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오는가보다, 얼마나 깊게 기억되는가가 중요해졌다. 생로랑 리브 드루와 베이징은 이 변화에 정면으로 대응한 사례다.

산리툰은 베이징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속도가 빠른 상권으로 꼽힌다. 유동 인구가 많고, 소비는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다수의 브랜드가 이 지역에서 가시성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는다. 생로랑 리브 드루와는 다른 길을 택했다. 접근성을 낮추고, 설명을 줄이며, 체류를 전제로 한 공간을 만들었다. 상권의 성격과 어긋나는 선택이지만, 그만큼 브랜드의 의도가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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