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은 남고, 신곡은 물러나는 계절 소비의 구조

[KtN 신미희기자] 연말 차트는 언제나 비슷한 노래로 시작한다. Wham!의 〈Last Christmas〉가 흐르고, 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뒤를 잇는다. Brenda Lee의 〈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 Bobby Helms의 〈Jingle Bell Rock〉, Nat King Cole의 〈The Christmas Song〉이 차례로 자리를 채운다. 해마다 반복되는 풍경이다. 새로운 노래가 사라진 자리에 오래된 노래가 남아 있는 장면이 아니다. 연말이라는 시기에 맞는 노래만이 남아 있는 결과다.

〈Last Christmas〉는 1984년에 발표됐다. 신시사이저 음색은 분명히 과거의 흔적을 지닌다. 그럼에도 연말이 되면 이 노래는 언제나 현재형으로 소비된다. 첫 소절이 울리는 순간, 설명 없이도 계절이 정리된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반복하지 않아도 연말의 정서가 완성된다. 이 즉각성이 연말 차트에서의 힘이다.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연말 차트의 중심축에 가깝다. 1994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고전과 현대의 경계에 놓여 있지만, 연말이 되면 언제나 중심에 선다. 빅밴드 편곡과 과감한 고음은 화려하지만, 쓰임은 단순하다. 연말 분위기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역할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해마다 1위와 2위를 오가며 존재감을 유지한다.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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