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Christmas〉가 매년 살아나는 이유, 선택에서 노출로 이동한 음악 소비
[KtN 신미희기자]연말 음악의 흐름은 더 이상 개인의 취향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음악은 고르는 대상이 아니라 노출되는 콘텐츠가 됐다. 연말 차트를 지배하는 노래들은 이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Wham!의 〈Last Christmas〉, 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Brenda Lee의 〈Rockin’ Around The Christmas Tree〉는 해마다 같은 시기에 같은 경로를 통해 소비된다. 이 반복의 중심에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과거 음악 소비의 출발점은 선택이었다. 음반을 고르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원하는 곡을 기다렸다. 스트리밍 시대로 넘어오며 출발점은 바뀌었다. 지금 음악은 선택되기보다 배치된다. 화면에 놓이고, 목록에 묶이고, 자동으로 이어진다. 플레이리스트는 음악을 소개하는 수단이 아니라 소비를 설계하는 장치가 됐다.
연말이 되면 이 설계는 더욱 분명해진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첫 화면은 휴일과 연휴 중심으로 재편된다.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연말이라는 이름이 붙은 목록이 고정된다. 이 목록에는 매년 비슷한 노래가 들어간다. 〈Last Christmas〉와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거의 빠지지 않는다. 새로 추가되는 곡이 있어도 중심은 바뀌지 않는다. 플레이리스트는 변화를 실험하지 않는다. 이미 검증된 조합을 반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