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추격전으로 확장한 한국 오리지널의 장르 전략, 글로벌 OTT가 주목한 범죄·스릴러의 힘

골드랜드, 1500억 금괴가 드러낸 욕망의 사회학.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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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동희기자]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는 4월 29일 1·2회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두 회씩 시청자를 만났다. 지난 20일 7·8회가 공개됐고, 오는 27일 9·10회 공개가 예정돼 있다. 총 10부작으로 편성된 이 작품은 시골 마을 출신 희주가 밀수 조직의 금괴를 손에 넣은 뒤 탐욕과 배신의 추격전에 휘말리는 범죄 스릴러다. 디즈니+는 작품을 박보영의 첫 다크 히로인 장르물로 소개하고, 금괴를 둘러싼 생존극의 성격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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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2026년 한국 시리즈 라인업에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골드랜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퍼펙트 크라운’, ‘재혼황후’, ‘현혹’ 등을 함께 올렸다. 액션, 범죄, 욕망극, 로맨스, 웹툰 원작, 판타지 장르가 한 해 라인업 안에 나란히 배치됐다. 한국 드라마가 로맨스와 휴먼 서사 중심의 소비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 안에서 장르별 콘텐츠로 세분화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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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랜드’는 이 라인업 안에서 범죄·스릴러의 축을 맡는다. 금괴, 밀수 조직, 추격, 배신, 폭력은 국경을 넘어 이해되기 쉬운 장르 요소다. 돈을 차지하려는 사람들, 금을 숨기려는 사람, 빼앗긴 금을 되찾으려는 조직, 가까운 관계의 균열은 별도의 문화적 설명 없이도 작동한다. 디즈니+가 ‘골드랜드’를 해외 이용자에게도 공개 일정과 줄거리, 인물 소개까지 따로 정리한 배경에는 한국형 범죄 스릴러를 글로벌 장르물로 확장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국 드라마는 장르의 외형 안에 인물의 감정을 오래 쌓아왔다. ‘골드랜드’도 금괴 추격전으로 출발하지만, 희주가 금괴를 놓지 못하는 이유와 우기·도경·박이사 사이의 이해관계를 길게 밀고 간다. 범죄 스릴러의 구조는 빠르게 움직이고, 인물의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사건만 남기면 익숙한 추격극에 머물 수 있지만, 희주의 과거와 고향, 연인과의 관계, 금 앞에서 흔들리는 신뢰가 겹치면서 한국 드라마 특유의 밀도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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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최근 한국 오리지널에서 액션·범죄·스릴러 비중을 넓혀 왔다. ‘무빙’은 초능력 액션에 가족 서사를 결합했고, ‘킬러들의 쇼핑몰’은 킬러 세계관과 생존 액션을 앞세웠다. ‘골드랜드’는 금괴를 둘러싼 욕망극으로 그 흐름에 합류한다.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를 단일 흥행작의 후속 효과로만 쓰지 않고, 장르별 라인업을 채우는 핵심 자산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국내 OTT 서비스 이용률은 2020년 72.2%에서 2024년 89.2%로 상승했다. 2025년 1월 앱 이용자 기준으로는 넷플릭스 1420만 명, 쿠팡플레이 760만 명, 티빙 630만 명, 웨이브 270만 명, 디즈니+ 240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규모가 커질수록 플랫폼 경쟁은 단일 화제작보다 꾸준히 시청자를 붙잡을 장르 포트폴리오의 싸움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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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에서 범죄 스릴러는 회차별 반응을 끌어내기 쉬운 장르다. 결말까지 이어지는 추적, 회차마다 바뀌는 동맹과 배신, 인물별 욕망의 충돌은 주차별 공개 방식과 잘 맞는다. ‘골드랜드’가 전편을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매주 두 회씩 공개한 방식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금괴의 행방과 희주의 선택을 한 주씩 끌고 가며 시청자의 반응을 이어가는 편성이다. 다만 주차별 공개는 중반부의 반복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몰아보기에서는 지나갈 수 있는 구간도 일주일 간격의 공개에서는 작품의 리듬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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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김성철, 이광수의 배치는 작품의 장르 인상을 바꾸는 요소다. 박보영은 기존의 밝고 선한 얼굴을 바탕으로, 금괴 앞에서 흔들리는 희주를 연기한다. 김성철은 희주와 협력하면서도 완전히 믿기 어려운 우기를 맡았고, 이광수는 금괴를 향한 폭력적 집착을 드러내는 박이사로 등장한다. 배우에게 익숙한 이미지가 장르 안에서 비틀리면서, 플랫폼 이용자는 신작을 선택할 또 하나의 명분을 얻는다.

K콘텐츠의 확장은 특정 장르 하나의 성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멜로와 가족극으로 해외 시장에 익숙해졌고, 이후 좀비물, 생존 게임, 복수극, 범죄물, 판타지로 외연을 넓혀왔다. 글로벌 OTT는 그 확장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국내 제작진은 현지 정서와 인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돈, 생존, 복수, 초능력, 살인사건처럼 번역 장벽이 낮은 소재를 전면에 세우고 있다. ‘골드랜드’의 금괴도 그런 소재다. 금괴는 한국적 설명 없이도 통하고, 희주의 불안과 고향 정산의 압박은 한국 드라마의 감정선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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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리지널 제작 편수도 늘었다. 2018년 4편 수준이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편수는 2025년 32편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디즈니+도 2021년 한국 진출 이후 한국 콘텐츠 투자를 확대해 왔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비영어권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한국 제작 역량은 글로벌 플랫폼의 보조재가 아니라 주요 공급망에 가까워졌다.

골드랜드, 1500억 금괴가 드러낸 욕망의 사회학.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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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가 커질수록 제작 생태계의 부담도 함께 커진다. 글로벌 OTT는 제작비와 해외 유통망을 제공하지만, 지식재산권과 후속 수익 배분에서는 국내 제작사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국 콘텐츠가 플랫폼의 핵심 자산으로 커질수록 흥행 성과가 국내 창작 생태계에 얼마나 돌아오는지도 중요한 쟁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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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골드랜드’를 통해 한국 오리지널의 장르 폭을 범죄 스릴러 쪽으로 넓혔다. 스타 배우를 전면에 세우되 로맨스에 기대지 않고, 금괴 추격전이라는 보편적 장르를 가져오되 한국적 관계와 생존 감각을 얹었다. 회차별 공개로 반응을 이어가고, 2026년 한국 라인업 안에서는 욕망과 범죄 장르의 한 축을 맡겼다. 작품의 최종 평가는 9·10회 공개 이후 더 뚜렷해지겠지만, 플랫폼 안에서 맡은 역할은 이미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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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의 다음 경쟁 무대는 장르의 완성도다. 범죄, 액션, 스릴러, 판타지, 웹툰 원작, 시대극, 로맨스가 같은 플랫폼 안에서 나란히 경쟁한다. 감정의 밀도를 지키면서도 장르의 속도와 세계관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작품이 글로벌 OTT에서 오래 살아남는다. 1500억 원 금괴를 둘러싼 희주의 추격전은 한 작품의 사건을 넘어, K드라마가 글로벌 플랫폼 안에서 로맨스 바깥의 영토를 넓혀가는 장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