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촬영, 간호사 준비, 할머니 서사까지…밝은 이미지 안에 직업감과 상실을 넣어야 했던 현대극 복귀

신예은 ‘닥터 섬보이’ 종영 인터뷰, 사랑스러움만으로 버티지 않은 육하리  사진=앤피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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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동희기자]신예은은 ‘닥터 섬보이’를 떠나보내는 일을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허전함이 남지만, 이번에는 섬에서 보낸 시간과 육하리라는 인물의 감정이 함께 남았다. 종영 인터뷰를 마지막 일정으로 마치면 “진짜 끝나는 느낌”이 든다는 말은 의례적인 소감보다 구체적인 체감에 가까웠다. 신예은에게 ‘닥터 섬보이’는 밝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다시 보여준 작품이면서, 그 얼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작품이기도 했다.

신예은은 종영일 인터뷰에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남는다”고 말했다. 촬영을 끝낸 뒤에도 방송이 이어지고, 종영 인터뷰까지 마치면 배우에게 남은 마지막 일정까지 닫힌다. 신예은은 “이제 진짜 떠나보내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번 작품이 더 애틋하게 남은 이유로는 섬 촬영을 들었다. 거제도라는 공간에서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머물며 촬영한 시간이 인물의 감정과 겹쳤다는 설명이었다.

‘닥터 섬보이’에서 신예은이 맡은 육하리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다 섬 보건지소로 온 간호사다.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 의료 현장이라는 직업적 조건, 로맨스와 가족 서사가 한 인물 안에 들어와 있었다. 신예은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제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인물을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사건과 사고가 이어지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계속 만들어지는 대본이라는 점도 마음을 움직였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감독과 만난다는 기대도 있었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공식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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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이 처음 받아들인 육하리는 강하고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이었다. 촬영이 이어지면서 인물의 결은 더 복잡해졌다. 육하리는 생각보다 여리고 약한 면을 가진 사람이었다. 할머니 앞에서는 무너지고,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감정 앞에서는 밝음만으로 버티지 못한다. 그래도 다시 살아가려 한다. 신예은은 육하리를 “받은 사랑을 베풀 줄도, 받을 줄도 아는 인물”로 봤다. 안정적인 사람이라는 점에서 부러웠고, 닮고 싶은 면도 있었다고 했다.

육하리와 신예은이 맞닿는 부분은 감정을 숨기지 않는 태도였다. 신예은은 “하리는 가면을 쓰지 않는 인물”이라고 했다. 느껴지는 감정을 바로 표현하는 캐릭터라 접근이 비교적 편한 부분도 있었다. 다만 편하다는 말이 쉬웠다는 뜻은 아니었다. 육하리는 도지의와의 관계, 할머니와의 서사, 섬 사람들과의 관계를 동시에 지나간다. 신예은은 “감정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밝은 캐릭터일수록 감정의 낙차가 얕아 보일 위험이 있다. 신예은은 육하리의 밝음을 앞에 두되, 그 안쪽에 있는 불안과 상실을 계속 붙잡아야 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신예은이 가장 구체적으로 준비한 부분이었다.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간호사들의 움직임과 태도가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신예은이 기억한 간호사들은 단단하고 이성적이면서도 상냥한 사람들이었다. 주변에 간호사 친구들이 많아 도움을 받았고, 키트를 사서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의료 행위의 큰 동작뿐 아니라 가위질하는 방법 같은 사소한 손동작까지 신경 썼다. 촬영장에서는 자문을 맡은 전문가에게 확인하며 연기를 다듬었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공식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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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은 육하리가 처음부터 섬에 익숙한 간호사가 아니라는 점도 의식했다. 대학병원에 있다가 섬으로 온 인물이기 때문에, 낯선 환경에 놓인 표정과 직업인으로서의 능숙함이 함께 필요했다. 신예은은 프로 같은 모습을 더 담고 싶었다고 했다.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줘도 테이크를 더 가져간 이유는 손과 몸에 익은 직업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로맨스와 코미디가 전면에 있는 작품이라도, 육하리의 직업적 설득력이 무너지면 인물 전체가 가벼워질 수 있었다.

오랜만의 현대극이라는 점은 신예은에게 다른 설렘을 줬다. 신예은은 최근 시대극을 연달아 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타일링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가웠다고 했다. 다만 촬영 환경은 만만하지 않았다. 거제도까지 오가는 데 왕복 9시간가량 걸렸고, 화요일에 들어갔다가 금요일에 나오는 일정도 있었다. 신예은은 거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촬영지가 좋았다고 했다. 쉬고 싶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육하리의 스타일링은 신예은의 대중적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조율됐다. 신예은은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전작을 마친 뒤 바로 들어간 작품이라 다양한 시도를 충분히 해볼 여유가 넉넉하지 않았다. 대신 원작의 느낌과 가장 사랑받았던 자신의 모습을 함께 가져가려 했다. 메이크업은 진하게 올리기보다 깔끔하고 뽀얀 결을 유지했고, 액세서리로 작은 포인트를 줬다. 배우가 스타일을 앞세워 인물을 덮기보다, 육하리의 생활감과 무해한 인상을 살리는 방향이었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공식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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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와 보건지소, 비 오는 길, 장례 절차를 지나는 스틸 속 육하리는 색과 질감이 뚜렷하게 달라진다. 밝은 셔츠와 푸른 스트라이프 니트는 섬에 들어온 육하리의 청량한 인상을 먼저 만든다. 검은 재킷과 흰 이너는 보건지소 안에서의 단정한 직업감을 남기고, 검은 코트와 회색 터틀넥은 비 오는 날의 차분한 정서를 살린다. 검은 한복 차림은 육하리의 밝음이 상실을 만나며 다른 밀도로 바뀌는 대목과 맞물린다. 스타일링은 화려한 변신보다 인물의 감정 변화에 맞춰 톤을 낮추고 올리는 방식으로 기능했다.

할머니와의 서사는 신예은이 가장 조심스럽게 접근한 부분이었다. 신예은은 실제로 할머니와 돈독한 편이라고 했다. 아직 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없어 육하리의 상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장례식 관련 촬영이 먼저 진행되면서 감정의 기준이 생겼다. 할머니 영정 앞에 파스타를 내려놓는 설정은 신예은에게 쉽게 지나갈 수 없는 순간이었다. 신예은은 밖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하리에게 지의가 가운을 걸쳐주는 대목을 떠올리며 “우리 할머니는 어디쯤 갔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울음을 크게 터뜨리는 연기보다, 울지는 않지만 슬픔이 몸 안에 남아 있는 상태를 잡으려 했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공식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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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배우 이재욱과의 호흡은 현장 분위기와 맞닿아 있었다. 신예은은 이재욱을 낯가림이 없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스태프 막내와도 금세 가까워지고, 이미 준비된 상태로 현장에 오면서도 현장에서 유려하게 바꾸는 배우였다고 했다. 신예은은 자신도 활기찬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재욱이 더 힘이 넘쳤다고 말했다. 로맨스 연기는 정해진 대사를 예쁘게 주고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상대의 리듬을 받아주고 현장에서 생기는 변화를 처리하는 힘이 필요하다. 신예은이 말한 이재욱의 유연함은 두 인물의 관계가 과하게 무겁거나 지나치게 장식적으로 흐르지 않게 한 조건이었다.

훈민기에 대해서는 다른 종류의 에너지를 말했다. 신예은은 처음에는 조용한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민기의 세상이 따로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함께 있으면 훈민기 때문에 웃게 됐고, 스태프들도 활력을 주는 배우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었다. 신예은은 촬영 당시 다른 배우들의 일부 연애 서사를 직접 보지 못해 방송을 통해서야 사랑스러운 흐름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같은 작품 안에서도 배우들이 서로 다른 촬영 동선을 지나고, 완성본에서 관계를 새롭게 확인하는 제작 현장의 특성이 드러나는 말이었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공식 스틸  사진=KT스튜디오지니,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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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레드카펫에서 보이는 신예은의 높은 텐션도 인터뷰에서 언급됐다. 신예은은 “그것도 하나의 제 모습”이라고 했다. 환경과 상황이 자신을 만들어준다는 말도 했다.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현장에 가면 본능적으로 작동하지만, 꾸며낸 모습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 지점은 배우 신예은의 장점이자 숙제다. 즉각적인 반응과 밝은 에너지는 대중이 신예은에게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힘이다. 동시에 작품 안에서는 그 에너지가 캐릭터보다 앞서 보이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닥터 섬보이’의 육하리는 그 균형을 다시 확인한 역할이었다.

전 남자친구 역으로 등장한 배우와의 재회에는 개인적 인연이 있었다. 신예은은 이원정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다. 대학교 때 공연을 보러 와주고 사진도 찍은 기억이 있었다. 특별출연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냥 하던 대로 하라”고 했을 만큼 가까운 사이였다. 현장에서 온 열정을 쏟고 가는 모습을 보며 학교 선배로서도 뿌듯했다고 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신예은에게는 이전 작업의 아쉬움을 조금 덜어낸 시간으로 남았다.

신예은 ‘닥터 섬보이’ 종영 인터뷰, 사랑스러움만으로 버티지 않은 육하리  사진=앤피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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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은은 ‘닥터 섬보이’를 두고 삶의 여러 결을 담은 작품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행복한 일만 있는 삶은 없고, 관계가 어긋나고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시간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말은 작품을 향한 배우의 애정이면서, 육하리를 해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육하리는 사랑받는 인물이지만 아무 상처도 없는 인물은 아니다. 밝은 말투와 귀여운 표정이 전부라면 육하리는 쉽게 소비되고 끝났을 것이다. 신예은은 그 위험을 알고 있었고, 직업의 손동작과 가족 서사의 먹먹함을 붙잡으며 인물의 바닥을 만들려 했다.

차기작 촬영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2월 촬영을 마친 뒤에는 쉬는 시간이 좋았고, 마음을 비우고 채우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르물에 대한 욕심도 생겼고, 로맨틱 코미디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청춘 학원물에 대한 바람도 남아 있다. 주변에서 학생 같지는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웃었지만, 교복을 입는 작품을 한 번쯤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은 분명했다.

신예은은 마지막에 “앞으로 기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닥터 섬보이’는 신예은에게 익숙한 밝음과 사랑스러움을 다시 꺼내게 한 작품이다. 동시에 그 밝음이 얼마나 쉽게 얇아질 수 있는지도 확인하게 한 작품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의 구체성, 섬이라는 공간의 생활감,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상실, 로맨스와 코미디의 속도가 육하리 안에서 함께 움직였다. 종영 이후 신예은에게 남은 선택지는 장르물, 로맨틱 코미디, 청춘물로 열려 있다. 다음 작품에서 필요한 것은 이미지의 반복이 아니라, 신예은이 가진 밝은 에너지를 다른 인물의 시간과 무게로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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