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장충체육관 현장 인터뷰…어린 선수의 국제대회 경험과 태권도 세계화 지원 강조
“참가자와 꿈나무들에게는 단순한 대회가 아니라 기회와 꿈, 용기를 주는 자리입니다.”
[KtN 임우경 · 박준식기자]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은 제7회 김운용컵 국제오픈태권도대회에 출전한 어린 선수들에게 메달보다 넓은 국제무대의 경험을 강조했다. 경기 결과는 대회가 끝난 뒤 기록으로 남지만, 세계 각국의 또래 선수와 같은 경기장에서 기량을 겨룬 기억은 어린 수련생의 진로와 목표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회장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한 K-Trendy News 인터뷰에서 “이런 대회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특히 참가자와 꿈나무들에게는 단순히 대회 하나를 치르는 일이 아니라 기회와 꿈, 용기를 얻는 무대”라고 말했다. 이어 “김운용컵을 통해 더 큰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7회 김운용컵에는 어린이 띠별겨루기와 카뎃·주니어 경기,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시니어 G1 품새와 겨루기가 함께 편성됐다. 선수 생활의 출발점에 선 어린이와 세계랭킹 포인트를 다투는 성인 선수가 같은 대회에 참가했다. 어린 수련생은 국제심판이 배정된 경기장에서 해외 선수와 맞섰고, 장충체육관에서는 한 선수가 도장 수련을 시작해 국제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여러 단계가 이어졌다.
유 회장이 말한 ‘기회’는 출전 횟수 하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린 선수는 국내 도장에서 익힌 기술을 다른 나라 선수와 비교하고, 경기 전 준비와 계체, 대진 확인, 심판 판정, 시상 절차를 직접 경험한다. 예상하지 못한 경기 흐름에 대응하고 패배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선수 성장의 일부가 된다.
국제대회 경험은 실력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기준도 된다. 국내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라도 체격과 경기 운영, 발차기 거리, 품새의 속도와 표현이 다른 해외 선수를 만나면 새로운 훈련 목표를 찾게 된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도 기술의 차이와 보완할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꿈’은 어린 선수에게 다음 단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된다. 띠별겨루기에 출전한 어린이가 카뎃과 주니어 선수를 지켜보고, 청소년 선수가 시니어 G1 경기를 보며 국제선수의 진로를 그릴 수 있다. 국제랭킹 경기와 유소년 부문을 한 대회 안에 배치한 김운용컵의 구성은 연령별 경기 일정을 넘어 태권도인의 성장 경로를 보여준다.
‘용기’는 낯선 상대와 경기장에 서는 과정에서 생긴다. 해외 선수와 처음 마주한 어린 수련생에게 국적과 언어가 다른 상대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구령과 득점 규칙, 매트에 오르기 전 주고받는 인사는 모두에게 같다. 공통된 규칙 안에서 경기를 끝까지 치른 경험은 다음 대회에 다시 도전할 힘으로 남는다.
유 회장은 어린 선수들에게 국제무대의 문을 열어주는 일을 고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남긴 유산과 연결했다.
“이런 대회를 통해 더 큰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김운용 총재님께서 남기신 유산도 그런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운용이 남긴 태권도 유산은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설립, 세계선수권대회 운영,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과 같은 제도적 성과로 알려져 있다. 국제기구와 경기 규정이 마련되면서 각국 선수들은 같은 기준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됐고, 태권도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국가별 메달을 다투는 종목으로 성장했다.
김운용컵은 제도화의 성과를 다음 세대의 경험으로 옮기는 대회다. 국제기구 설립과 올림픽 진입이 세계태권도의 기반을 닦은 일이었다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실제 국제대회에 출전하도록 기회를 넓히는 일은 기반 위에 새로운 선수를 키우는 과정이다. 김운용의 이름을 기념하는 것보다 김운용이 넓힌 국제무대에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이 유산 계승의 실질적인 내용이 된다.
국제대회의 출전 기회가 모든 선수에게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경기 비용과 이동 거리, 지도자 지원, 훈련 환경에 따라 참가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대회 한 번의 경험이 선수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국내 훈련과 후속 경기, 부상 관리, 진로 지원이 함께 이어져야 한다.
대한체육회의 역할도 대회 개최 지원에만 머물 수 없다. 유소년 선수가 국제경기 경험을 쌓고 시니어 무대로 올라갈 수 있도록 종목단체와 학교, 실업팀, 지역 체육회 사이의 선수 육성 체계를 연결해야 한다. 국제대회 참가 기회가 일부 유망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과 연령별 기반을 넓히는 일도 필요하다.
유 회장은 태권도 발전을 위한 대한체육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태권도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태권도가 특정 선수와 경기단체만의 종목이 아니라 국내 생활문화와 교육, 국가 스포츠의 역사에 폭넓게 자리 잡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저도 태권도가 세계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태권도는 어린이들이 처음 접하는 생활체육이면서 올림픽 메달을 겨루는 엘리트 종목이다. 전국의 도장에서는 예절과 기본동작, 품새와 겨루기를 배우고, 전문선수는 학교와 실업팀,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거쳐 국제대회에 나선다. 생활체육의 넓은 기반과 국제경기의 높은 수준이 함께 존재하는 구조가 태권도의 특징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의 도장 공동체 수련 문화’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흐름도 도장 교육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사범과 수련생이 예절과 존중, 절제와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전하는 수련문화가 경기 성적과 함께 태권도의 세계화를 구성한다.
김운용컵에 참가한 어린 선수들은 도장에서 배운 수련문화를 국제경기장에서 실천했다. 상대와 심판에게 인사하고 판정을 받아들이며, 승패가 결정된 뒤에도 경기 절차를 지켰다. 품새에서는 개인의 동작과 복식·단체의 호흡을 맞췄다. 경기 기술과 도장 교육이 서로 떨어진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선수들의 행동을 통해 드러났다.
유 회장이 언급한 태권도의 세계적 발전도 참가국 숫자만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각국 선수들이 신뢰할 수 있는 판정과 경기 운영, 어린 선수도 안전하게 출전할 수 있는 규정, 지도자와 심판의 지속적인 교류가 갖춰져야 한다. 해외 선수단이 다시 참가하고 국내 꿈나무가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할 때 국제대회의 성과도 축적된다.
김운용컵은 어린 선수들에게 세계무대의 최종 지점을 보여주는 대회가 아니다. 띠별겨루기와 유소년 품새에서 시작한 경험을 카뎃과 주니어, 시니어 국제경기로 이어갈 수 있도록 첫 국제적 접점을 마련하는 자리다. 유 회장의 발언도 대회의 성과를 당장의 순위보다 어린 선수들이 품게 될 다음 목표에서 찾았다.
장충체육관에서 해외 선수와 맞선 경험은 경기가 끝난 뒤 각자의 도장과 훈련장으로 돌아가 다시 이어진다. 승리한 선수는 더 높은 단계의 상대를 준비하고, 패한 선수는 부족했던 기술과 경기 운영을 되짚는다. 국제심판의 판정과 각국 선수의 경기 방식, 관중이 지켜보는 무대의 긴장감까지 어린 선수의 다음 훈련에 남는다.
김운용이 국제기구와 올림픽을 통해 세계태권도의 길을 넓혔다면, 김운용컵은 넓어진 길에 어린 선수들이 들어설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유승민 회장이 말한 기회와 꿈, 용기는 대회를 설명하는 수사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국제무대에 진입하기 위해 실제로 필요한 경험이다. 대한체육회와 태권도계가 대회 이후에도 선수 육성과 국제경기 참여를 이어갈 때 장충체육관에서 시작된 꿈은 한 차례 출전 기록을 넘어 선수의 경력으로 축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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