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정석헌기자]저녁이 되면 같은 집이 다른 공간이 된다. 낮 동안 창으로 들어오던 빛이 사라지고 사람이 고른 빛이 자리를 대신한다. 식탁만 밝힐 수도 있고 방 전체를 환하게 만들 수도 있다. 소파 옆에 작은 불빛 하나를 남긴 채 나머지를 어둡게 둘 수도 있다. 밤의 공간에서는 무엇을 밝힐 것인지보다 무엇을 밝히지 않을 것인지까지 선택하게 된다.

조명의 미학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아름다운 램프의 형태보다 빛이 사람과 사물 사이에 어떤 거리를 만드는지가 먼저다.

오랫동안 밝음은 발전과 가까운 말이었다. 더 넓은 공간을 더 환하게 밝히고, 그림자를 줄이고, 밤에도 낮처럼 활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조명 기술의 역할이었다. 집과 사무실, 상점은 천장의 중심광 아래에서 비슷한 밝기를 얻었다. 보이지 않는 곳을 줄이는 일은 효율과 편의의 확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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