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우 유해진 신변보호 착수…스마트워치 지급·112 시스템 등록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 여파…자택 앞 집회·위협에 영화계 “선 넘은 공격” 우려
[KtN 신미희기자] 영화 ‘암살자(들)’ 출연 이후 신변 위협과 집회 등 신체적 압박에 직면한 배우 유해진(56)에 대해 경찰이 긴급 신변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6일 유해진에 대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결정하고 스마트워치(위치확인장치)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주거지 등 관련 정보는 112 시스템에 등록돼 긴급 상황 발생 시 우선 출동 체계가 가동된다. 이번 조치는 소속사 측의 신변보호 요청을 경찰이 검토해 수용한 결과다.
논란의 발단은 영화 ‘암살자(들)’의 내용 전개에서 비롯됐다. 유해진은 극 중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당시 현장을 지켰던 형사 박철구 역을 맡아 사건 전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작품 공개 이후 일각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됐고, 비판의 화살은 연출과 제작 단계를 넘어 출연 배우 개인으로 향했다.
이후 정치권 일각의 외모 비하 발언과 출연 광고 해지 압박에 이어 유해진의 실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성북구 자택 앞에서는 보수 성향 단체들의 규탄 집회가 잇따랐다.
경찰은 엄정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6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배우에 대한 위해나 협박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작물에 대한 평가와 논쟁이 출연 배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 및 물리적 위협으로 비화하는 현상을 두고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콘텐츠 소비와 담론 형성이 극단적인 팬덤·진영 대립 구도와 결합하면서 창작자와 출연자의 안전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계 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자제를 촉구했다. 영화인연대는 “작품에 대한 해석과 논쟁을 넘어 개인의 안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작품 비판과 배우 개인에 대한 신체적·경제적 압박은 명확히 구분돼야 하며, 안전과 생업을 위협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 역시 “현재 마주한 상황은 영화적 비판을 벗어나 인신에 대한 선을 넘은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 예정됐던 관련 부대 행사와 관객 무대인사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