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패션 플랫폼, 'Zalando Extended' 발표…외부 판매자 상품 검색·구매 연결 확대, 3분기 매출 5.1% 증가에도 할인 부담 지속
[KtN 홍은희기자]독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잘란도(Zalando)가 자사 쇼핑몰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까지 인공지능(AI)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한다. 소비자가 여러 쇼핑몰을 이동하며 상품을 찾고 결제하는 대신 잘란도 앱 안에서 다른 판매자의 상품까지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AI가 상품 탐색과 추천을 넘어 실제 구매 절차에 참여하는 변화가 유럽 패션 유통시장에서도 구체화되고 있다.
잘란도는 11월 3일(현지시간) 2026년 3분기 실적과 함께 'Zalando Extended'를 발표했다. 외부 온라인 판매자가 취급하는 상품을 잘란도 플랫폼에 연결하고, 소비자가 앱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결제 기능은 2027년 도입할 계획이다.
잘란도의 기존 사업은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 패션 상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입점 브랜드의 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에서는 잘란도가 직접 취급하지 않는 외부 쇼핑몰의 상품도 구매 대상으로 확대된다.
첫 협력 대상은 유럽의 프리미엄 가구·생활용품 판매업체 웨스트윙(Westwing)이다. 양사는 올해 시범 협력을 시작했으며, 2027년부터 잘란도 AI 에이전트가 웨스트윙 상품의 결제 절차를 대신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패션 중심의 쇼핑 플랫폼이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상품 범위를 넓히는 변화도 포함돼 있다.
AI 쇼핑 에이전트는 일반적인 상품 추천 기능과 구별된다. 기존 추천 서비스가 검색어와 구매 이력 등을 바탕으로 상품을 제안했다면, AI 에이전트는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여러 판매자의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 절차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각각의 판매자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했던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잘란도 앱에서 상품을 선택한 뒤 외부 판매자의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고 구매를 마치는 구조가 마련되면, 소비자가 접하는 쇼핑 공간과 실제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자가 분리된다.
잘란도 2026년 3분기 주요 실적
전년 동기 대비 · 단위: 유로, %
|
구분 |
2026년 3분기 실적 |
전년 동기 대비 |
|---|---|---|
|
전체 매출 |
31억7000만 유로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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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거래액(GMV) |
45억4000만 유로 |
+7.5% |
|
기업 간 거래(B2B) 매출 |
3억5400만 유로 |
+28.0% |
|
조정 영업이익(EBIT) |
1억700만 유로 |
+10.6% |
|
활성 고객 수 |
6320만 명 |
+2.9% |
|
매출총이익률 |
38.7% |
-0.9%p |
자료: Zalando,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이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감 폭(%포인트)을 표시했다.
외부 판매자에게도 변화가 예상된다. 잘란도는 판매자가 복잡한 기술 연동이나 자체 물류체계 변경 없이 플랫폼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판매자는 기존 온라인 매장을 유지하면서 잘란도의 고객층에 접근할 수 있고, 잘란도는 직접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통해 구매 선택지를 확대한다.
잘란도가 확보한 고객 기반은 새로운 서비스의 사업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3분기 말 기준 활성 고객은 632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올해 잘란도의 AI 쇼핑 보조 기능인 'Zalando Assistant'를 이용한 순이용자도 2200만 명을 넘었다.
기존 AI 쇼핑 보조 기능이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목적을 대화형으로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Zalando Extended는 외부 판매자와 실제 구매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확대한다. 잘란도가 보유한 고객 접점과 상품 탐색 데이터를 외부 쇼핑몰의 판매 기회로 연결하는 구조다.
3분기 실적에서도 잘란도의 플랫폼 사업 확대가 나타났다. 매출은 31억7000만 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고, 총거래액(GMV)은 45억4000만 유로로 7.5% 늘었다. 조정 영업이익(EBIT)은 약 1억700만 유로로 10.6% 증가했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매출은 3억5400만 유로로 약 28% 증가했다. 물류 서비스와 온라인 쇼핑몰 운영 소프트웨어 등 다른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 외의 수익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 대상 사업에서는 입점 판매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3분기 B2C 총거래액 가운데 파트너 사업 비중은 33.6%로 전년 동기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잘란도는 2028년까지 파트너 사업 비중을 40~50%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판매 확대와 별개로 수익성에는 부담이 남아 있다.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38.7%로 전년 동기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운동화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 할인 판매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거래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상품 판매에서 확보하는 이익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잘란도가 외부 판매자 상품과 AI 결제 기능을 결합하려는 움직임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사업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판매자가 상품과 재고를 관리하고 플랫폼은 고객 접점, 상품 탐색, 결제 연결, 광고와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외부 판매자의 상품까지 AI가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은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가 처음 접하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높일 수 있다. 상품을 실제로 공급하는 판매자와 구매 결정을 돕는 서비스가 달라지면서 상품 노출, 가격 비교, 구매 경로를 둘러싼 유통기업 간 경쟁도 새로운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
잘란도는 2027년 웨스트윙과의 협력을 통해 AI 에이전트 결제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대화형 쇼핑 보조 기능에서 외부 판매자 상품의 실제 구매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계획이다. 6320만 명의 활성 고객과 확대되는 파트너 사업을 바탕으로, 패션 플랫폼이 다른 쇼핑몰의 상품까지 연결하는 유통 구조가 추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