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매출 사상 최대에도 수익성 압박…메모리 가격 상승·AI 투자비 확대
디자인 중심의 성공 공식에서 AI 원천기술 경쟁으로…연구개발 조직과 장기 투자 전략에 쏠린 시선
[KtN 최유식기자]애플이 2026 회계연도에 4788억3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이폰 판매가 크게 늘었고 서비스 사업에서도 역대 최고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제시한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오히려 낮아졌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관련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가운데, 애플의 장기 경쟁력을 둘러싼 관심도 제품 판매 실적에서 연구개발 조직과 AI 원천기술 확보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이 11월 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1144억7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7% 증가했다. 순이익은 307억1100만 달러, 희석주당순이익(EPS)은 2.10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순이익은 1321억7500만 달러에 달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25 회계연도 매출 4161억6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년 사이 626억 달러 이상 늘었다.
실적 발표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애플의 수익성 전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애플은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총이익률을 45~46%로 제시했다. 9월 분기 47.9%와 비교하면 최대 2.9%포인트 낮아지는 수준이다. 기존 부품 재고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원가 상승을 일부 흡수하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서비스 운영비가 향후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폰 매출은 4분기에 575억8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5% 증가했다. 전체 분기 매출의 50.3%를 차지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2540억98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53.1%에 달했다. 맥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각종 구독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지만 애플의 매출 절반 이상은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이폰 18 프로와 아이폰 18 프로 맥스를 중심으로 진행한 신제품 출시에서도 고가 제품의 판매 경쟁력이 확인됐다. 애플은 일반형 모델과 고급형 모델의 출시 시기를 분리했고, 9월 분기에는 프로 모델의 초기 판매가 실적에 반영됐다. 고가 제품 중심의 출시에도 아이폰 매출이 17% 이상 증가한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가격 결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대수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와 실제 판매량 증가가 각각 매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판매가격이 높아지면 출하량이 크게 늘지 않아도 매출은 증가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고가 제품 중심의 성장 전략은 소비자의 구매력과 교체 주기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의 성장 과정에서 제품의 가격과 디자인은 중요한 경쟁 수단이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시대부터 이어진 제품 철학은 복잡한 기술을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에는 제품 외형뿐 아니라 운영체제와 하드웨어, 서비스 이용 방식까지 일관되게 설계하는 전략이 적용됐다. 기술적 성능과 사용 편의성을 결합한 제품 개발 방식은 애플이 경쟁 제조업체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애플은 자체 반도체 설계와 운영체제 개발, 공급망 관리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했다. 애플 실리콘을 적용한 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하는 능력이 제품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중시해 온 경영 방식은 고도의 엔지니어링 역량과 결합하면서 애플의 독자적인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범용인공지능(AGI)을 겨냥한 기술 개발 경쟁이 확대되면서 애플의 기존 성장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경쟁이 반도체 성능과 운영체제, 제품 디자인을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AI 기술을 활용하는 제품에서는 모델의 추론 능력과 작업 수행 수준, 개인화 기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이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여러 서비스를 연결해 작업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가 발전할수록 기기 내부에서 작동하는 지능형 기술이 제품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AI 모델 개발과 연산 인프라, 연구인력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기술을 직접 서비스로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기업에도 공급하면서 수익원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처럼 완성된 제품과 이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도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영역과 외부에서 조달할 영역을 구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애플은 자체 기기에서 작동하는 머신러닝 기술과 AI 반도체를 발전시켜 왔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한 AI 처리 방식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고성능 범용 AI 모델을 둘러싼 경쟁에서는 구글 등 외부 기업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외부 기술을 도입하면 개발 기간과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핵심 기능의 발전 속도와 기술 공급 조건에서 협력업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장기간 축적한 제품 설계 능력과 별개로 AI 모델 개발 역량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 것인지가 향후 사업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애플의 연구개발 조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머신러닝과 AI 전략을 총괄했던 존 지아난드레아(John Giannandrea)는 2025년 12월 퇴임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AI 개발 업무를 맡았던 아마르 수브라마냐(Amar Subramanya)를 영입해 기반 모델과 머신러닝 연구, AI 안전성 평가를 담당하도록 했다. 기존 AI 조직의 일부 기능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운영 부문으로 재배치했다.
조직 개편에 앞서 시리 개발 일정이 지연됐고, 일부 AI 연구인력은 메타와 구글 딥마인드 등 경쟁기업으로 이동했다. 고성능 AI 모델과 음성비서 개발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에 연구조직의 책임 체계와 인력 구성이 함께 바뀐 것이다. 외부 전문가 영입과 부서 재편으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지만, 장기 연구의 연속성과 조직 간 협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AI 원천기술은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단기간에 완성하기 어렵다. 모델 개발에 필요한 연구 성과와 인력, 연산 인프라가 장기간 축적돼야 하며 새로운 알고리즘과 서비스 구조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연구의 성과가 당장 제품 매출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기술 축적이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
애플의 제품 개발 조직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의 완성도, 출시 일정, 보안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연구 단계에서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고 여러 기술을 장기간 검증해야 하는 AI 원천기술 개발은 조직 운영과 성과 평가에서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애플이 추진하는 AI 조직 재편의 성패도 연구인력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제품 개발 부문과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는 이미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애플의 2026 회계연도 연구개발비는 457억6500만 달러로 전년 345억5000만 달러보다 32.5%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율 15.1%의 두 배를 넘는 증가율이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5 회계연도 약 8.3%에서 2026 회계연도 약 9.6%로 높아졌다. AI 관련 인프라와 연구인력에 대한 지출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간 457억 달러가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는 애플의 기술 투자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다만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것과 원천기술 개발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연구인력의 전문성과 조직 운영 방식, 기술 개발의 우선순위, 장기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경영 환경에 따라 같은 규모의 투자에서도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우수 연구인력의 이동과 개발 역량의 집중이 기업 간 기술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애플은 2026 회계연도에 약 858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의 약 1.9배에 해당한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높이고 주주에게 자본을 환원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원천기술과 연구인력에 대한 투자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기술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두 지출은 목적과 재무적 효과가 다르지만, AI 산업의 성장에 따라 기업의 자본 배분 전략에서도 장기 기술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이 확보한 현금은 이러한 전환을 추진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2026 회계연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50억9700만 달러에 달했고, 9월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자산, 유가증권은 약 1369억 달러였다. 연구개발비를 늘리면서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지속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AI 기술 경쟁력은 투자 재원 자체보다 연구개발 조직의 운영과 장기 투자 방향에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AI 서비스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본격화하고 있다.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시리 AI(Siri AI)는 기존 음성비서보다 개인화된 기능과 지능형 작업 처리를 강화했다.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기능은 자체 반도체와 운영체제를 활용할 수 있지만 서버 기반 AI 기능은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연산과 클라우드 운영비가 발생한다.
애플의 활성 기기 규모는 25억 대를 넘어섰다. 거대한 이용자 기반은 새로운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경쟁력이지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버 운영비도 증가할 수 있다. 애플은 시리 AI 운영비 일부를 서비스 사업의 매출원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새로운 AI 기능이 아이폰 교체 수요를 늘리거나 유료 서비스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면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먼저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서비스 사업은 애플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4분기 서비스 매출은 315억7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6%였지만 매출총이익에서는 약 43.7%를 차지했다. 서비스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약 76%로 제품 사업의 37.2%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앱스토어와 클라우드, 콘텐츠 구독, 결제 서비스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애플의 높은 이익률을 뒷받침해 왔다. 아이폰과 맥을 구매한 고객이 애플의 플랫폼을 계속 이용하면서 하드웨어 판매 이후에도 반복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애플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과 높은 기업 가치에도 서비스 사업의 기여가 크다.
2027 회계연도 1분기 서비스 매출 증가율은 8~9%로 예상된다. 4분기 증가율보다 낮고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과 유럽의 앱스토어 규제, 검색 서비스 계약과 관련된 법적 환경 변화도 수익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AI 서비스 운영비가 늘어나면 서비스 사업의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AI 에이전트의 발전은 애플이 구축한 앱 중심의 이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폰 이용자는 필요한 앱을 직접 실행해 검색과 예약, 결제, 콘텐츠 이용 등을 처리했다. AI가 여러 앱과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의 요청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 확산되면 앱을 선택하고 이용하는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검색과 서비스 이용의 출발점이 개별 앱에서 AI로 이동하면 이용자와 플랫폼 사이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애플은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를 통해 이용자의 서비스 접근 경로를 관리해 왔다. AI 기술을 자체 플랫폼에 긴밀하게 통합하면 기존 생태계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지만, 외부 AI 서비스가 이용자의 주요 접점으로 자리 잡을 경우 플랫폼에 대한 통제력과 수익 배분 구조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I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핵심 서비스의 운영과 기술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맥 사업은 4분기에 107억9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약 24% 성장했다. 반면 아이패드 매출은 약 10%, 웨어러블·홈·액세서리 사업은 약 8% 감소했다. 아이패드는 공급 제약과 전년도 신제품 출시 효과에 따른 비교 부담이 있었고, 웨어러블 역시 기존 제품의 출시 일정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아이폰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크게 바꾸기에는 규모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
애플은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아이폰 듀오(iPhone Duo)를 출시하고 터치스크린 맥북과 새로운 스마트홈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교체 수요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존 아이폰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생산 수율과 품질 관리에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아이폰 듀오도 초기 판매 호조와 별개로 공급 부족과 일부 디스플레이 문제가 발생했다.
연간 매출이 4788억 달러에 이르는 애플에서는 새로운 제품이 상당한 매출을 올리더라도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을 확보해도 아이폰 매출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려면 지속적인 판매 확대가 필요하다. 신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공급망 확보에 투입한 자금까지 고려하면 매출 규모뿐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성도 중요해진다.
주식시장은 애플의 높은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기업 가치에 반영해 왔다. 11월 3일 기준 애플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5배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투자자들은 애플이 앞으로도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관련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실적 전망과 주가 평가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매출이 계속 늘더라도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면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가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매출을 발표한 뒤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도 애플의 현재 실적보다 앞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익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6 회계연도 애플의 연간 영업이익은 1580억6300만 달러로 전년보다 약 19% 증가했다. 수익성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과 서비스 사업에서 확보한 경쟁력, 자체 반도체와 운영체제, 오랜 기간 축적한 고객 기반은 단기간에 약화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현재의 실적만으로 애플의 쇠퇴를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그러나 AI 산업의 발전에 따라 기술기업의 경쟁력이 평가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애플이 오랫동안 강점을 발휘해 온 제품 설계와 사용자 경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능력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동시에 AI 모델 개발과 연구인력 확보, 연산 인프라 구축, 기술을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능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지키면서 장기적인 기술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경영 환경이다.
애플의 연구개발 조직 개편은 이러한 산업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조직과 실제 제품을 만드는 개발 부서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며, 장기 연구에 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미 상당한 연구개발비를 지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투자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기술 개발의 방향과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은 지금도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 안정적인 운영체제,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구축한 시장 지위는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AI가 기기의 사용 방식과 서비스 시장의 수익구조를 바꾸는 상황에서 과거의 제품 경쟁력만으로 장기적인 우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AI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기업과 외부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 사이에는 투자비와 수익구조, 기술 발전에 대한 주도권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애플의 장기적인 쇠퇴 가능성도 제품 판매 실적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가 아이폰 판매가 이어지더라도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낮아지고, 서비스 매출이 증가해도 AI 운영비와 플랫폼 규제로 수익성이 약화한다면 현재의 고수익 구조는 변화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 증가가 새로운 기술 경쟁력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할 경우에는 장기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낮아질 수 있다.
2027 회계연도 1분기 애플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45~46%로 낮아졌고 서비스 사업의 성장률도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제시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시리 AI 운영비가 반영되는 가운데 연구개발비와 신규 제품 관련 지출도 증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년 동안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한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해 왔다. 아이폰의 높은 판매가격과 서비스 사업의 반복적인 수익은 막대한 현금을 창출했고, 애플은 이를 바탕으로 자체 반도체와 운영체제, 새로운 제품군에 투자했다. AI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는 연구개발 조직이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애플의 재무제표에는 지난 1년간 판매한 제품과 서비스의 성과가 담겨 있다. 반면 장기간 축적되는 AI 연구 성과와 핵심 인력의 전문성, 원천기술의 발전 수준은 당장의 매출과 순이익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존 터너스 체제에서 진행되는 연구조직 재편과 AI 투자가 앞으로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향후 실적에 점차 반영될 전망이다. 애플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높은 기업 가치도 기존 아이폰 사업의 성과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축적하고 사업화하는 능력에 더욱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