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틱톡·AI 영상 콘텐츠 확산 속 관객의 선택 변화…극장, 상영기술 넘어 문화적 경험과 수익구조 다변화 필요
[KtN 박준식기자]CJ CGV가 2026년 3분기 7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극장사업이 흑자로 돌아섰고, SCREENX와 4DX의 글로벌 흥행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중국과 튀르키예에서도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연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극장 관객이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영상 소비시장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와 틱톡의 영향력이 커지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이 확산하면서 극장사업의 장기적인 성장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CJ CGV가 11월 6일 발표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8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3억원에서 736억원으로 503억원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약 215%에 달한다. 영업이익률도 4.0%에서 10.7%로 높아졌으며 세전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국내 극장사업의 개선 폭이 컸다. 3분기 국내 매출은 2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국내 사업이 336억원의 손익 개선을 이룬 것이다. 국내 영업이익률은 약 10.8%로 높아졌다.
극장시장의 전반적인 회복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2026년 1~9월 국내 극장 매출은 1조7억원, 관객 수는 9689만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5.9%, 관객 수는 28.8%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매출이다.
대형 영화의 흥행이 관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오디세이'는 3분기 흥행 1위를 기록했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호프'가 뒤를 이었다. '오디세이'의 특수상영 매출은 391억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IMAX 매출은 290억원이었다. 작품 전체 매출에서 IMAX가 차지한 비중은 21.6%였다.
CJ CGV의 국내 SCREENX·4DX·IMAX 등 기술 특별관 관람객 비중은 2019년 3분기 6.7%에서 올해 18.1%로 높아졌다. 7년 사이 1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대형 스크린과 입체음향, 좌석 움직임, 다면 영상을 활용하는 특별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높은 관람료를 받을 수 있어 평균 관람 매출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반면 시설 설치와 유지관리, 전용 콘텐츠 제작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객석 점유율과 투자 회수기간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대형 흥행작의 공급이 특별관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여전히 크다.
자회사 CJ 4DPLEX는 3분기 매출 425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억원 늘었다. SCREENX와 4DX의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2억400만 달러로 약 33% 증가했다. 두 상영 방식의 합산 매출도 314억원에서 371억원으로 확대됐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SCREENX와 4DX에서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SCREENX 촬영을 고려해 제작한 'Shot for SCREENX' 방식이 적용되면서 상영기술을 영화 제작 단계부터 반영하는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CJ 4DPLEX는 글로벌 극장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상영관을 늘리는 동시에 제작사와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극장 운영에 국한됐던 사업이 상영기술과 콘텐츠 제작 서비스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해외 극장사업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나타났다. 중국 매출은 801억원으로 1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보다 45억원 늘었다. 현지 영화시장 전체 박스오피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CJ CGV는 매출을 늘리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튀르키예에서는 매출이 38.5% 증가한 41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76억원 적자였던 영업손익은 4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오디세이'의 흥행과 사업구조 개선, 비용 효율화가 반영됐다. 베트남은 매출 631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했고, 인도네시아도 매출 240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올렸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현지 영화 '무아도(Mua Do)' 흥행에 따른 비교 부담이 있었고, 인도네시아는 경기 둔화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해외 극장사업에서는 지역별 콘텐츠 흥행과 관객 수요, 사업 운영비에 따라 수익성의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3분기 매출 2242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약 9% 증가했다. AI팩토리와 물류, 시각특수효과(VFX), 미디어 AI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의 수주 확대가 성장에 기여했다.
CJ CGV의 연결 실적은 국내외 극장 운영과 기술 특별관, 기업용 정보기술 사업이 결합된 구조에서 발생하고 있다. 입장권 판매뿐 아니라 상영기술과 디지털 전환 서비스로 수익원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기존 극장사업과 차이가 있다. 각 사업의 매출과 비용구조가 다른 만큼 연결 실적의 증가와 개별 극장의 수익성 개선을 구분하는 경영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극장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루는 동안 관객의 영상 소비는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화관은 오랫동안 신작 영화를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였지만, 이제 관객은 영화와 드라마, 숏폼, 개인 창작 영상 가운데 자신의 시간을 어디에 사용할지 선택한다. 유튜브와 틱톡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이면서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고 평가하는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의 하루 평균 조회 수는 2000억 회를 넘어섰다. 틱톡과 입소스(Ipsos)가 2026년 한국을 포함한 7개국 소비자 70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는 새로운 작품을 볼지 결정하는 데 틱톡 콘텐츠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과거 작품을 틱톡에서 접한 뒤 다시 시청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38%였다.
모바일에 적합한 세로형 드라마도 새로운 영상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마이크로 드라마의 세계 매출이 2025년 110억 달러에서 2026년 14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한 편이 1~2분 안팎인 짧은 회차를 연속해서 시청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이용자의 시청 시간과 결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숏폼과 마이크로 드라마가 극장용 영화를 그대로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길이와 제작 방식, 감상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영상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다. 모바일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극장까지 이동하고 정해진 시간에 영화를 감상해야 하는 관람 방식은 편의성과 비용 면에서 다른 콘텐츠 소비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는 영상 제작과 유통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배경과 인물, 시각효과, 영상 편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작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분야가 확대됐다. 기존 제작사가 AI를 활용하는 동시에 소규모 창작자도 새로운 형식의 영상 제작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CJ ENM은 2026년 AI 기술을 활용한 60분 분량의 공포영화 '아파트(Apartment)'를 제작했다. 주요 촬영은 나흘 동안 그린스크린을 활용해 진행했으며, 배우들의 연기와 아이디어를 제외한 배경과 주요 시각적 요소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했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 촬영과 후반작업의 일부를 새로운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작업이다.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더라도 제작비가 모든 작품에서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완성도와 연기, 편집, 음향, 저작권 관리에는 별도의 전문성과 비용이 필요하다.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아져 제작되는 영상이 증가할수록 관객의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제작 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관객에게 선택받는 작품을 만드는 일에는 차이가 있다.
영화관에는 영상 공급의 증가보다 관객의 선택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대작 영화와 특수상영에 집중된 관람 수요를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작품으로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영화와 독립·예술영화, 공연 실황, 애니메이션, 음악 콘텐츠 등 서로 다른 관객층을 가진 작품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대형 흥행작이 없는 기간에도 상영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관객이 극장을 방문하는 이유를 넓히는 데는 창작자와의 교류와 문화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다. 감독·배우와의 대화, 작품 해설, 팬 행사, 지역 문화 프로그램은 작품 감상과 사람들의 만남을 함께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영상을 보는 것과 달리 창작자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의견을 나누고, 작품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문화 커뮤니케이션은 극장의 관객 확보 전략과도 연결된다. 영화관이 작품을 상영하고 입장권을 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관객의 취향과 관심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유튜브와 틱톡에서 형성된 관심을 극장 예매와 행사 참여로 연결하고, 극장에서 이루어진 문화적 경험이 온라인 콘텐츠로 다시 확산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극장의 경쟁 상대로만 바라보기보다 작품과 새로운 관객을 연결하는 유통 경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짧은 영상과 창작자 인터뷰, 관객 참여 콘텐츠를 통해 독립영화나 새로운 영상 형식을 알리고 실제 상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 관심을 얻은 창작자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극장 프로그램이 다시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산하는 흐름도 형성할 수 있다.
지역 극장에서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관객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전국에서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과 별개로 지역의 학교와 문화단체, 창작자와 협력해 영화제와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상영관을 활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기존 시설에서 추가 매출을 확보할 여지도 생긴다.
문화 프로그램의 확대에도 경제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행사별 관객 수와 재방문율, 출연자와 운영인력에 필요한 비용, 상영관 활용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관객이 적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지역별 수요에 맞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안정적인 관객층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AI는 극장 운영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작품별 예매 추이와 시간대별 수요를 분석해 상영관 배치를 조정하고, 매점 재고와 시설 운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관객의 관람 취향을 분석해 작품과 문화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관련 기술의 도입 효과는 운영비 절감과 고객 이용 증가, 개인정보 보호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확대하고 있는 AI와 디지털 전환 사업도 이러한 운영 기술과 연결할 수 있는 사업 역량이다. 영상 제작과 데이터 분석, 시설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극장사업에 적용한다면 기존 시설의 운영 효율을 높일 여지가 있다.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는 기술 도입 비용과 비용 절감 실적, 관객 이용률의 변화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CJ CGV는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듄: 파트 3' 등 할리우드 대작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극장사업자와의 계약을 기반으로 SCREENX와 4DX 상영관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여의도 SCREENX LED관 신규 개장과 기존 시설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 3분기 CJ CGV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10.7%로 높아졌다. 국내 극장사업이 흑자로 전환했고 해외사업과 기술 부문의 성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영상 소비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확대되고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늘어나면서 극장사업의 경쟁력은 영화 상영과 시설 운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관객의 선택이 다양해진 환경에서는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과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활동, 새로운 창작자를 만나는 기회가 극장 방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영기술과 콘텐츠 확보 능력을 바탕으로 문화 프로그램과 관객 소통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운영비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CJ CGV의 4분기 실적에는 대형 영화의 흥행과 해외 특별관 사업 확대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의 관객 확보, 상영관 활용도, 문화 프로그램의 수익성, 관객 재방문율이 극장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와 모바일 플랫폼이 영상 소비의 범위를 넓히는 상황에서 극장도 관객이 영화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장소를 넘어 창작자와 관객,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만나는 공간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표] CJ CGV 2026년 3분기 주요 사업별 실적 비교
단위: 억원, 전년 동기 대비
|
구분 |
매출 |
매출 증감률 |
영업이익 2025년 3분기 |
영업이익 2026년 3분기 |
|---|---|---|---|---|
|
CJ CGV 연결 |
6,881 |
+18.0% |
233 |
736 |
|
국내 극장 |
2,590 |
+32.0% |
-56 |
280 |
|
CJ 4DPLEX |
425 |
+25.0% |
35 |
90 |
|
중국 |
801 |
+12.3% |
21 |
66 |
|
튀르키예 |
414 |
+38.5% |
-76 |
46 |
|
베트남 |
631 |
-6.0% |
147 |
77 |
|
인도네시아 |
240 |
-8.0% |
34 |
35 |
|
CJ올리브네트웍스 |
2,242 |
+9.7% |
151 |
165 |
자료=CJ CGV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연결 실적과 개별 사업 부문 실적은 단순 합산하지 않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