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現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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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성수칼럼니스트] 한때 마케팅의 핵심 전략은 간단했다. 브랜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대중 매체 광고, 전단지, 배너 광고, 그리고 요즘의 디지털 광고까지,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획득 중심’의 전략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한 번의 구매로는 더 이상 기업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정보에 밝고 특정 브랜드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더 좋은 선택지가 보이면 즉시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소비자와 시장 환경 속에서 마케팅은 ‘누가 더 많은 고객을 데려오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하느냐’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기존 고객을 단지 매출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기업은 조용히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고객 유치 비용의 급증, 마케팅의 수익률을 위협하다!

디지털 마케팅이 고도화되면서 고객의 유입 경로는 더 다양해졌고, 그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유튜브(YouTube) 등, 주요 광고 플랫폼에서의 입찰 경쟁이 격화되면서 광고 단가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는 클릭당 비용(CPC), 전환당 비용(CPA) 모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미국에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CPA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어려운 비용을 감수하고 유입된 신규 고객이 단 한 번의 구매만 하고 이탈한다면, 기업은 마케팅 투자의 본래 목적인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인 고객 유치보다 장기적인 관계 유지 전략, 즉 리텐션(Retention) 전략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고객 생애가치(CLTV): 마케팅의 진정한 성과 지표

고객 유치 전략의 문제점은 ‘즉시성’에 집착하는 데 있다. 한 번의 구매가 전부인 고객에게 무리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마치 구멍 난 통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 반면, 고객 유지에 성공하면, 한 명의 고객이 장기적으로 수차례 구매를 반복하게 되고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구전 효과까지 발생시킨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바로 고객 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TV)이다. CLTV는 한 고객이 브랜드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수익의 총합을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고객은 ‘기업의 자산’으로 간주된다. 마케팅 전략은 단기 매출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통해 CLTV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구독 기반 플랫폼인 넷플릭스(Netflix)는 단순히 신규 구독자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탈률(Churn Rate)을 낮추는 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한다. 개인의 시청 이력을 분석해 추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고 콘텐츠 제작 방향도 기존 고객의 취향을 반영하여 기획된다. 이는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도하는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다.

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 전략이 필수인 시대

유지 중심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려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고객이 어떤 시점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파악해야만 효과적인 리텐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 고객 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 마케팅 자동화 도구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 플랫폼 쿠팡(Coupang)은 고객이 특정 상품을 자주 검색하거나 장바구니에 넣기만 해도, 관련된 할인 정보나 추천 상품을 이메일, 앱 푸시 알림 등을 통해 제공한다. 이렇게 정교하게 설계된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은 고객의 반응률을 높이고 반복 구매를 유도한다.

또한, 고객의 생애주기(Lifecycle) 단계에 따라 마케팅의 초점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첫 구매 이후엔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고 일정 시점 이상 활동이 없으면 이탈 방지용 혜택이 제공되어야 하며, 충성 고객에게는 특별한 보상이나 VIP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세분화된 전략 없이는 고객 유지에 성공하기 어렵다.

브랜드 충성도는 ‘신뢰’와 ‘일관된 경험’에서 나온다!

오늘날 소비자는 브랜드의 일관성, 진정성, 사회적 책임까지도 구매 결정 요소로 삼는다.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는 더 이상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가 제공하는 전반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는 서비스 응대, 배송, 커뮤니케이션, 사후 관리까지 모두 포함된다.

애플(Apple)은 제품 구매 후에도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이 유지되도록 철저한 고객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Genius Bar(애플의 대표적인 고객 지원 서비스로, 애플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한 기술 지원, 정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연동되는 생태계 구축은 고객이 애플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는 고객 유지 중심 마케팅이 단순한 프로모션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경험 전체로 확장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마케팅은 ‘관계 유지’라는 장기 게임이다!

이제 마케팅은 단발성 성과를 위한 속도전이 아니다. 고객과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연결될 수 있는가를 겨루는 장기전이다. 그리고 이 장기전의 성패는 고객 유치에 성공했는가보다, 유지에 성공했는가에 달려 있다.

마케터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떻게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내 브랜드의 기존 고객이 계속 머물도록 할 것인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전략 없이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존재할 수 없다.

앞으로의 마케팅은 신뢰, 데이터, 경험, 그리고 진정성에 기반해야 한다. 고객은 기억한다. 단지 자신을 유치하려 했던 브랜드인지, 끝까지 자신을 이해하고 함께하려 했던 브랜드인지. 그 선택은 곧 구매가 되고 관계가 되며, 브랜드의 미래가 된다.

김성수(現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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