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나이를 잊게 하고, 추억은 삶을 다시 젊게 만든다."

단체 사진 (사진=직두1리 제공)
단체 사진 (사진=직두1리 제공)

[KtN 조영식기자] 노년기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익숙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이다. 집에만 머무르기보다 계절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함께 떠나는 여행은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적 안정과 이웃 간의 유대감을 높여 삶의 질을 한층 풍요롭게 만든다.

초여름 햇살이 싱그럽게 내리쬐던 24일, 포천시 군내면 직두1리(이장 이인모) 주민들이 오랜만에 일상의 문을 열고 설렘 가득한 여행길에 올랐다. 대부분 70세를 훌쩍 넘긴 어르신들에게 이번 나들이는 단순한 외출이 아닌, 삶에 새로운 활력을 선물하는 특별한 하루였다.

여행은 새벽부터 시작됐다. 아직 동이 트기 전 하나둘 마을회관으로 모인 주민들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기대감이 번져 있었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는 거야?", "꽃이 정말 예쁘다던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버스에 오르는 모습에서는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의 설렘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 군내면 홍숙경 면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란다"며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고, 버스 안은 출발부터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점심식사 (사진=직두1리 제공)
점심식사 (사진=직두1리 제공)

창밖으로 붉은 아침 햇살이 들판을 비추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차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을 떠올렸다. 젊은 시절 논밭을 일구던 이야기,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온 시간, 함께 고생했던 이웃들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여행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세종시 꽃축제장이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끝없이 펼쳐진 정원은 주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붉은 장미와 노란 금계국, 수국과 백합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어르신들은 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고, 향기를 맡고, 꽃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었다. "이 꽃은 내 젊은 시절 닮았네.", "당신은 이 꽃처럼 아직도 곱네."라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에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꽃을 바라보며 "사람도 꽃처럼 제때 피고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한참 꽃길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허기가 밀려왔다. 버스는 다시 충남 대천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자 주민들의 얼굴에는 또 한 번 환한 미소가 번졌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포천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넓은 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선물이었다.

어르신들은 해변을 천천히 걸으며 청춘 시절의 추억을 하나둘 꺼내 놓았다.

"옛날에는 바닷가에서 조개도 많이 주웠지."

"물놀이하다 옷이 흠뻑 젖어 혼난 적도 있었어."

"뜨거운 모래찜하면서 피로를 풀던 생각이 난다."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웃음은 더욱 커졌고, 바닷바람은 추억을 실어 나르듯 주민들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오랜 친구처럼 살아온 이웃들과 함께 걷는 바닷길은 그 자체로 소중한 추억이 됐다.

점심으로 준비된 싱싱한 해물볶음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함께 음식을 나누며 "밖에서 먹으니 더 맛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고, 식사 시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즐거운 하루는 어느새 저물고 귀가 길에 올랐다. 피곤함보다 행복한 여운이 더 컸던 주민들은 버스 안에서 여행 사진을 서로 보여주며 하루를 정리했다. "다음에도 꼭 함께 가자."는 약속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사실 여행의 즐거움은 떠나는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날부터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직접 음식을 만들고 간식을 준비하며 여행을 기다렸다. 함께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웃음꽃을 피웠던 시간은 여행만큼이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설렘을 함께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여행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이번 직두1리 주민들의 나들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추억을 나누며, 삶의 기쁨을 다시 발견한 공동체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꽃을 보며 웃고, 바다를 바라보며 청춘을 떠올린 하루는 어르신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선물이 됐다.

노년의 여행은 먼 곳을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함께 웃을 사람이 있고, 함께 추억을 만들 이웃이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여행이다. 이날 직두1리 주민들의 얼굴에 피어난 미소는 초여름 꽃보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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