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베이지·적갈색·페이드 블루에 담긴 시간의 질감

[KtN 박인경기자]소시오츠키(SOSHIOTSUKI)의 2027 봄여름 컬렉션은 선명한 계절색보다 빛이 빠진 색을 앞세웠다. 드라이 베이지, 점토빛 적갈색, 햇빛에 바랜 블루 계열이 재킷과 팬츠, 셔츠, 쇼츠의 실루엣을 따라 이어졌다. 봄여름 컬렉션에서 흔히 기대되는 청량한 색감보다 마른 공기와 햇빛을 오래 통과한 듯한 색채가 컬렉션 전반을 지배했다.

오쓰키 소시(Soshi Otsuki)가 전개하는 소시오츠키는 SS27 컬렉션 ‘The Persistence of Memory’에서 시간의 감각을 형태뿐 아니라 색과 소재로도 옮겼다. 칼라와 라펠, 여밈이 녹아내리는 듯한 실루엣을 만들었다면, 소재와 색은 오래된 옷에 남는 건조함과 색의 흐림을 담당했다. 컬렉션 전체는 막 생산된 새 옷의 선명함보다 이미 착용자의 시간 속을 지나온 듯한 인상에 가까웠다.

드라이 베이지는 컬렉션의 바탕을 잡는다. 밝지만 깨끗하게 빛나지 않고, 마른 흙이나 오래된 리넨처럼 수분이 빠진 분위기를 만든다. 점토빛 적갈색은 따뜻한 색이지만 화려하게 튀지 않는다. 햇빛에 바랜 블루 계열은 여름의 청량함보다 시간이 지나 색이 옅어진 셔츠나 작업복의 기억에 더 가깝다. 세 색은 계절감을 직접 드러내기보다, 옷에 축적된 시간을 색으로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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