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일곱 레퍼런스로 시작한 공통 외형…2022·2023년 기능과 2026년 신작을 플래티넘 3부작으로 재편
[KtN 임민정기자]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Parmigiani Fleurier)가 창립 30주년에 공개한 톤다 PF 플래티넘 3부작 가운데 2026년에 처음 등장한 모델은 톤다 PF 크로노그래프 미스테리외(Tonda PF Chronographe Mystérieux) 한 점이다. 톤다 PF GMT 라트라팡테(Tonda PF GMT Rattrapante)는 2022년, 톤다 PF 미니트 라트라팡테(Tonda PF Minute Rattrapante)는 2023년에 먼저 나왔다. 서로 다른 해에 개발한 세 기능을 플래티넘 950과 모델별 30점이라는 조건으로 다시 묶었다.
세 모델의 지름은 모두 40㎜다. 케이스와 널링 베젤, 일체형 브레이슬릿에는 플래티넘 950을 사용했고, 같은 소재의 다이얼에는 샌드블라스트 마감을 적용했다. 출시 연도와 무브먼트가 다른 시계들을 동일한 금속과 비율, 생산 수량으로 정리하면서 30주년 컬렉션의 외형을 만들었다.
플래티넘 3부작은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의 30년 전체보다 2021년 이후 제품 운영을 더 직접적으로 담고 있다. 톤다 PF가 나온 뒤 새로운 기능은 별도의 케이스를 얻기보다 기존 원형 케이스와 일체형 브레이슬릿 안으로 들어갔다. 30주년에도 디자인을 새로 시작하지 않고 이미 구축한 외형에 기존 기능 두 점과 신작 한 점을 배치했다.
2021년 일곱 레퍼런스, 하나로 맞춘 제품군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는 창립 25주년이던 2021년 톤다 PF를 내놨다. 첫 구성은 마이크로 로터와 크로노그래프, 애뉴얼 캘린더, 플래티넘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등 네 가지 형태의 일곱 레퍼런스였다. 기능과 가격대는 달랐지만 원형 케이스와 가는 널링 베젤, 12시 방향의 PF 메달리온, 일체형 브레이슬릿을 함께 사용했다.
톤다 PF의 구성 요소가 모두 2021년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원형 케이스는 기존 톤다 계열에서 이어졌고, 일체형 브레이슬릿은 2020년 톤다 GT에 먼저 적용됐다. 널링 가공은 1996년 첫 손목시계인 토릭 QP 레트로그레이드부터 사용한 조형이다. 이전 제품에 흩어졌던 요소를 줄이고 다시 배치하면서 톤다 PF라는 공통 외형을 마련했다.
컬렉션 출범 당시부터 제품별 기능보다 제품군 전체의 형태가 먼저 통일됐다. 크로노그래프와 애뉴얼 캘린더처럼 다이얼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기능도 같은 베젤과 브레이슬릿 안에 놓였다. 모델마다 새로운 디자인 체계를 만드는 대신, 무브먼트와 표시 방식이 바뀌어도 톤다 PF의 기본 인상은 유지하는 방향이었다.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의 생산 구조도 해당 전개를 뒷받침했다. 산도즈 패밀리 재단은 1999년 이후 케이스와 무브먼트, 조정기관, 정밀 부품, 다이얼 제작사를 차례로 제조망에 편입했다. 2003년 설립된 보셰 매뉴팩처 플뢰리에(Vaucher Manufacture Fleurier)는 고급 무브먼트 개발과 생산을 맡았다. 외장과 무브먼트를 가까운 제조망 안에서 조율할 수 있는 조건은 같은 케이스에 여러 기능을 배치하는 제품 운영과 맞물렸다.
복원가 미셸 파르미지아니(Michel Parmigiani)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지만 생산 방식은 창업자 한 명이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소규모 공방과 다르다. 재단 소유의 전문 제조업체들이 무브먼트와 외장을 나눠 담당한다. 톤다 PF는 해당 제조 기반을 여러 디자인으로 넓히기보다 한 제품군 안에서 반복해서 활용한 결과에 가깝다.
기능은 늘고 외관 차이는 좁아진 2022∼2026년
2022년 GMT 라트라팡테가 톤다 PF에 합류했다. 두 시침을 겹쳐 놓고 버튼을 누르면 로컬타임 시침이 이동하면서 아래의 홈타임 시침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2023년에는 두 분침 가운데 하나를 1분 또는 5분씩 움직여 목표 시각을 설정하는 미니트 라트라팡테가 추가됐다. 두 모델 모두 추가 기능을 평소 다른 핸드 아래에 포개 뒀다.
기능이 하나씩 늘어나는 동안 다이얼의 표시 요소는 크게 늘지 않았다. GMT 시계에서 흔히 쓰는 24시간 눈금과 크로노그래프의 보조 다이얼을 전면에서 덜어내면서 톤다 PF의 공통 형태를 유지했다. 제품별 차이는 케이스 자체보다 핸드의 배치와 버튼 작동, 내부 무브먼트에 집중됐다.
크로노그래프 미스테리외와 GMT 라트라팡테, 미니트 라트라팡테에는 같은 원형 케이스와 베젤, 브레이슬릿 비율이 이어진다. 회백색 다이얼과 가는 바 인덱스도 세 모델에 반복됐다. GMT와 짧은 시간 설정, 크로노그래프라는 서로 다른 용도를 외장보다 핸드와 무브먼트로 나눈 구성이다.
통일된 외형은 톤다 PF의 인상을 축적하는 데 유리하다. 새로운 기능이 나올 때마다 디자인 언어를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되고, 널링 베젤과 PF 메달리온,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제품군을 연결한다. 개별 모델의 외관 차이는 그만큼 좁아졌다. 기능의 종류가 늘어도 소비자에게 제시되는 형태는 비슷하게 남았고, 제품 설명에서 무브먼트와 작동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는 톤다 PF를 설명하며 하나의 디자인 언어 안에 여러 기능을 담는 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재 제품군에는 마이크로 로터와 일반 크로노그래프뿐 아니라 투르비용, 스켈레톤, 이슬람력·중국력 캘린더까지 들어가 있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컬렉션 하나가 기본 시계부터 문화권별 캘린더와 고급 복잡기능까지 받아들이는 구조로 넓어졌다.
30주년 세 모델, 새 무브먼트는 한 점
GMT 라트라팡테와 미니트 라트라팡테의 플래티넘판에는 각각 기존 PF051과 PF052가 들어갔다. 2022년과 2023년에 공개한 작동 구조도 이어졌다. 30주년판에서는 케이스와 다이얼, 브레이슬릿을 플래티넘 950으로 통일하고 모델별 생산량을 30점으로 제한했다.
2026년 새로 개발한 PF053은 크로노그래프 미스테리외에 탑재됐다. 현재 시각과 계측 시간을 표시하는 다섯 개 핸드를 중앙 축에 겹쳤고, 수직 클러치 한 개와 수평 클러치 두 개를 결합했다. 기존 두 모델은 앞서 개발한 기능을 플래티넘으로 옮겼고, 크로노그래프 한 점에 새로운 표시 구조와 무브먼트 개발이 집중됐다.
공식 명칭에 포함된 ‘월드 프리미어’도 모델별 최초 발표 시점을 함께 묶은 표현이다. GMT 라트라팡테의 2022년, 미니트 라트라팡테의 2023년, 크로노그래프 미스테리외의 2026년이 한 컬렉션에 들어갔다. 플래티넘 소재와 모델별 30점이라는 공통 조건이 세 해에 걸친 개발 순서를 한 시점의 기념판으로 재편했다.
30주년 컬렉션의 규모는 세 모델이지만 신규 개발의 범위는 동일하지 않다. GMT와 미니트 라트라팡테에는 소재와 수량 변화가 집중됐고, 크로노그래프 미스테리외에는 새 무브먼트가 들어갔다. 세 제품을 같은 수준의 기술 신작으로 묶기보다 기존 기능의 귀금속 한정판 두 점과 2026년 신작 한 점으로 나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토릭 복귀 뒤에도 이어진 톤다 PF 중심 전개
2024년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는 토릭(Toric)을 다시 정규 제품군으로 내놨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대신 가죽 스트랩을 사용하고 수동 무브먼트와 귀금속 다이얼을 배치해 톤다 PF와 다른 영역을 만들었다. 2026년 30주년 신제품도 톤다 PF와 토릭 두 갈래로 구성됐다.
토릭이 드레스 워치의 별도 축을 맡았지만 최근 개발한 GMT와 미니트 라트라팡테, 중앙식 크로노그래프는 톤다 PF에 모였다.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가 2021년 마련한 공통 외형은 5년 동안 기능을 추가하는 기반으로 사용됐고, 30주년에는 서로 다른 시기의 제품을 하나의 기념판으로 엮는 틀이 됐다.
톤다 PF 플래티넘 3부작은 세 모델을 새로 개발한 창립 기념작이 아니다. 2022년과 2023년에 나온 기능을 플래티넘으로 다시 편성하고, 2026년 신형 크로노그래프를 더했다. 한 제품군에 기능을 계속 모아 온 방식은 30주년에도 유지됐다. 토릭이 별도의 제품 영역을 넓힌 이후에도 톤다 PF가 차지하는 범위가 계속 확대될지는 창립 30주년 이후의 신제품 편성에서 드러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