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용과 전사 확장은 늘었지만 재무성과 비율은 제자리…개인의 시간 절감이 기업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
[KtN 최기형기자]업무에서 AI를 사용하는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은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53%,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는 응답도 직급별로 40∼55%에 달했다.
기업 재무성과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AI가 조직의 EBIT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답한 비율은 37%로 2025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AI를 통해 EBIT의 5% 이상을 확보하고 상당한 가치를 얻었다고 평가한 고성과 조직은 전체 응답자의 6%에 그쳤다.
맥킨지가 8월 공개한 ‘The State of AI in 2026: On the Road to ROI’에는 AI 이용과 기업 이익 사이에 벌어진 간격이 담겼다. 직원은 일을 더 빨리 처리하고 의사결정에도 도움을 받고 있지만 개인의 효율을 기업 전체의 매출과 비용 절감으로 전환한 조직은 제한적이었다.
조사는 2026년 5월 4일부터 6월 8일까지 97개국 17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가별 응답률 차이는 세계 GDP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했다. 응답자의 36%는 연매출 10억달러 이상 조직에서 근무한다.
AI 도입률 89%, 전사 확장 44%
AI를 한 개 이상 업무 기능에서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조직은 89%였다. 2024년 78%에서 11%포인트 늘었다. 사용 단계도 실험과 시범 도입을 지나 전사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사 확장 단계에 들어갔다고 답한 비율은 2025년 38%에서 올해 44%로 높아졌다. AI를 세 개 이상 업무 기능에서 사용하는 조직도 51%에서 56%로 늘었다. 이용률과 적용 범위, 확장 단계가 모두 상승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커졌다. 연매출 10억달러 이상 조직에서는 AI를 전사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응답이 54%였다. 10억달러 미만 조직에서는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AI 에이전트의 격차는 더 컸다. 대기업에서 AI 에이전트를 한 개 이상 업무 기능에 확장했다는 응답은 2025년 27%에서 2026년 40%로 뛰었다. 중소 조직은 같은 기간 21%에서 22%로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
챗봇과 전문 AI 도구, 코딩 에이전트에서도 대기업이 앞섰다. 대기업 응답자의 64%는 챗봇을 확장 단계에서 사용한다고 답했다. 소프트웨어 코딩 에이전트는 대기업 31%, 중소 조직 17%였다.
AI가 일부 직원의 선택적 도구에서 기업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수치다. 이용자와 적용 부서가 늘고 자율적으로 여러 단계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도 확산했다. 이 정도 변화라면 재무성과를 확인했다는 조직도 함께 늘어야 하지만 EBIT 기여 응답은 37%에서 멈췄다.
80%가 체감한 개인 생산성
개인의 업무에서는 AI 효과가 직급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최고경영진의 80%, 임원과 고위관리자의 81%, 중간관리자의 81%, 실무자의 76%가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최고경영진 53%, 임원과 고위관리자 51%, 중간관리자 55%, 실무자 54%로 비슷했다. AI가 특정 직급이나 직무에만 효용을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의사결정 개선에서는 직급별 차이가 나타났다. 최고경영진은 55%, 임원과 고위관리자는 48%, 중간관리자는 50%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답했다. 실무자는 40%였다.
창의성이 향상됐다는 응답은 최고경영진 47%, 임원과 고위관리자 42%, 중간관리자 37%, 실무자 38%였다. 업무가 더 즐거워졌다는 응답은 직급별로 24∼30%에 머물렀다. 생산 속도의 향상이 업무 만족도의 상승과 같은 수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개인이 느낀 생산성 향상은 실제 기업 손익과 다른 단위다. 문서 초안을 작성하는 시간이 두 시간에서 한 시간으로 줄어도 남은 한 시간이 비용 절감이나 추가 매출로 자동 전환되지는 않는다. 직원 수와 임금, 처리 물량, 판매량이 그대로라면 EBIT에서 확인할 변화도 제한된다.
생성된 결과물을 다시 검토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더라도 사실 확인과 법무 검토, 보안 점검에 추가 인력이 투입되면 전체 업무시간은 예상만큼 줄지 않을 수 있다.
생산성에 대한 응답도 객관적인 시간 측정이 아니라 개인의 체감이다. 일이 빨라졌다는 느낌과 처리 건수, 불량률, 고객 만족도, 매출, 영업이익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놓여 있다. 개인 효율의 총합을 기업 생산성으로 바로 환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절약된 시간은 어디로 갔나
직원이 AI로 시간을 절약했을 때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나뉜다.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거나,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거나, 신규 사업에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다. 인원을 줄여 비용 절감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보고서에서는 지난 1년 동안 AI로 조직 전체 인력이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14%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서 감원을 예상한 3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력 감축을 통한 직접적인 비용 절감이 예상보다 적었다는 뜻이다.
업무량이 늘었다는 신호도 나타났다. AI 사용으로 더 많은 일을 맡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비율은 중간관리자 18%로 최고경영진 12%, 임원과 고위관리자 11%, 실무자 10%보다 높았다.
절약된 시간이 휴식이나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기보다 추가 업무로 채워졌다면 개인은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기업이 늘어난 산출물의 경제적 가치를 별도로 측정하지 않으면 EBIT 기여는 드러나지 않는다.
처리량이 늘어도 수요가 따라오지 않는 업무도 있다. 내부 보고서와 회의자료, 이메일을 더 많이 작성한다고 매출이 함께 증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AI가 만들어낸 문서와 메시지가 늘면서 읽고 선별하는 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
응답자의 11∼14%는 과도한 AI 출력물에 압도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중간관리자의 20%, 실무자의 16%는 AI가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개인 생산성 향상과 업무 품질 저하 가능성이 한 조직 안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AI 비용은 손익계산서에 남는다
AI가 절감한 시간은 재무제표에서 바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용료는 비용으로 남는다. 응답자의 20%는 토큰을 포함한 AI 운영비 때문에 사용을 제한했다고 답했다.
기술업종에서는 비용 때문에 AI 사용을 제한한 비율이 25%로 가장 높았다. 금융기관은 24%, 여행·물류와 건설·엔지니어링은 각각 22%였다.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업종일수록 토큰과 컴퓨팅, 저장, 시스템 통합 비용의 부담도 커진다.
전체 응답자의 28%는 기업 정보통신기술 예산의 10% 이상을 AI에 사용한다고 답했다. 향후 1년 동안 AI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60%였다. 운영비 부담이 나타났지만 투자를 줄이는 대신 더 확대하려는 조직이 많았다.
AI의 EBIT 기여가 37%에서 정체된 상태에서 투자만 늘면 회수해야 할 비용도 커진다. 라이선스와 토큰, 모델 운영, 데이터 정비, 보안, 직원 교육, 결과 검증을 모두 포함해야 실제 투자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외부 도구 사용료만 집계하고 직원의 검토시간과 시스템 통합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부풀려질 수 있다. 반대로 인력 감축이나 매출 증가가 없다는 이유로 AI가 만든 품질 향상과 처리시간 단축을 모두 무가치하다고 판단해도 실제 효과를 놓친다.
기업이 측정해야 할 대상은 AI 사용 횟수가 아니라 업무 한 건을 끝내는 데 들어간 총비용과 시간, 오류율, 처리량의 변화다. 도구의 이용률이 올라갔다는 사실만으로는 투자수익률을 설명할 수 없다.
비용 절감과 매출 증가는 다른 부서에서
보고서는 AI의 재무효과가 업무 기능별로 다르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비용 절감 응답은 공급망 관리와 서비스 운영, 제조에서 많았다.
공급망 관리에서 비용이 줄었다는 응답은 총 41%였다. 20% 이상 감소가 3%, 11∼19% 감소가 10%, 10% 이하 감소가 28%였다. 서비스 운영에서는 합계 38%, 제조에서는 37%가 비용 절감을 보고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비용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33%였다. 20% 이상 감소가 4%, 11∼19% 감소가 9%, 10% 이하 감소가 20%였다.
매출 증가는 마케팅·영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37%가 매출 증가를 보고했으며 10% 초과 증가가 7%, 6∼10% 증가가 9%, 5% 이하 증가가 21%였다. 제품·서비스 개발은 36%, 소프트웨어 개발은 31%가 매출 증가를 답했다.
비용을 줄이는 부서와 매출을 높이는 부서가 다르면 기업 전체의 EBIT 기여를 계산하기도 복잡해진다. 공급망에서 절감한 비용과 마케팅에서 발생한 추가 매출을 같은 기준으로 집계하고 AI의 기여분을 분리해야 한다.
2026년 조사는 비용과 매출 영향을 개별 사용처가 아닌 업무 기능 단위로 물었다. 과거 조사에서는 사용처별 응답을 기능 단위로 합산했다. 측정 방식이 달라진 만큼 기능별 재무효과를 전년 수치와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6% 고성과 조직이 바꾼 업무 흐름
AI를 통해 EBIT의 5% 이상을 확보하고 상당한 가치를 얻었다고 답한 고성과 조직은 92명, 전체의 약 6%였다. 2025년과 같은 수준이다.
고성과 조직은 AI 투자 목표부터 달랐다.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삼은 비율은 고성과 조직 78%, 나머지 조직 82%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성장 목표는 고성과 조직 74%, 나머지 47%였다. 혁신 목표도 각각 65%와 49%로 갈렸다.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매출 확대와 신사업, 제품 혁신을 함께 추진한 조직에서 EBIT 기여가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결과다. 비용 절감만으로는 AI 투자와 운영에 들어간 비용을 넘어설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업무 흐름을 다시 설계한 비율에서도 차이가 컸다. 고성과 조직의 약 4분의 3은 AI 도입에 맞춰 업무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답했다. 나머지 조직에서는 약 4분의 1만 같은 변화를 보고했다.
기존 결재 단계와 인력 배치, 책임 구조를 그대로 두고 AI 도구만 추가하면 직원의 개별 작업은 빨라져도 전체 업무가 끝나는 시간은 줄지 않을 수 있다. 작성 단계가 단축돼도 검토와 승인, 시스템 입력, 고객 전달이 그대로라면 병목은 다른 구간으로 이동한다.
고성과 조직은 고위 경영진의 지속적인 참여와 성과 측정 절차, 사람의 검증이 필요한 구간, AI 비용 관리에서도 더 높은 실행률을 보였다. 도구의 성능보다 조직의 운영 방식이 EBIT 기여를 가르는 비중이 커졌다는 결과다.
다만 92명의 응답을 전체 기업에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고성과 조직의 특성이 AI 성과를 만들었는지, 이미 높은 경영 역량과 투자 여력을 갖춘 기업이 AI에서도 앞섰는지는 설문만으로 분리하기 어렵다.
생산성 향상과 함께 늘어난 실무 부담
AI 사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경영진보다 중간관리자와 실무자에게 많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간관리자와 실무자의 47%가 한 가지 이상의 부정적 영향을 경험했다고 집계했다. 임원과 고위관리자는 31%였다.
경력 전망에 대한 불안은 최고경영진 6%, 임원과 고위관리자 10%, 중간관리자 19%, 실무자 18%였다. 비판적 사고 능력이 떨어졌다는 응답도 최고경영진 9%, 임원과 고위관리자 8%, 중간관리자 20%, 실무자 16%로 차이가 났다.
중간관리자는 AI로 더 많은 일을 맡아야 한다는 압박과 경력 불안, 비판적 사고 저하, 출력물 과잉, 정신적 피로를 동시에 높게 보고했다. 경영진이 생산성과 투자수익률을 논의하는 동안 실무 현장에서는 업무량과 검증 책임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AI가 초안을 만들면 중간관리자는 결과의 정확성과 적합성을 검토하고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 작성 비용은 내려가지만 승인 비용은 그대로이거나 더 커질 수 있다. 기업이 AI 효과를 산출물 개수만으로 측정하면 검토 부담은 생산성 통계 밖으로 밀려난다.
개인의 생산성을 기업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서 멈출 수 없다.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고 결재 단계를 줄이며 사람의 검토가 필요한 범위를 정해야 한다. 절감된 시간을 매출 확대와 품질 향상, 비용 절감 가운데 어디에 사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2026년 조사에서 AI 사용은 89%, 개인 생산성 향상은 80%까지 올라갔다. 전사 확장 비율도 44%로 높아졌다. EBIT 기여 응답은 37%, 고성과 조직은 6%에 머물렀다.
60%의 응답자가 향후 AI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만큼 2027년에는 사용률보다 투자 회수 결과가 더 중요해진다. 기업이 공개해야 할 수치도 도입한 도구와 이용자 수를 넘어 업무시간, 오류율, 처리량, 매출, 총운영비로 이동할 전망이다. AI가 절약한 한 시간이 기업 손익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때 개인 생산성과 기업 성과 사이의 간격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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