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키아 데 브라우 등 브랜드와 관계를 이어온 인물들 참여…정돈된 스튜디오에서 전신과 클로즈업을 오간 FW26 캠페인

[KtN 박인경기자]아미 파리(AMI Paris)의 2026 가을·겨울(FW26) 캠페인은 옷만 정면에 세우지 않았다. 회색 수트와 레오퍼드 아우터, 붉은 스카프와 장갑, Mirage 스니커와 Carrousel 백을 입고 든 인물들이 깨끗한 스튜디오 안에서 서거나 앉고, 때로는 얼굴 가까이까지 카메라 앞으로 들어왔다. 같은 배경을 유지하면서 전신 패션 이미지와 인물 중심의 초상을 섞은 구성이 이번 시즌 캠페인의 인상을 결정한다.

알렉상드르 마티우시(Alexandre Mattiussi)는 FW26 캠페인에 브랜드와 관계를 이어온 인물들을 참여시켰다. 레베카 리(Rebecca Leigh), 사스키아 데 브라우(Saskia de Brauw), 조지 앤더슨(George Anderson), 자징원(Jia Jingwen), 다라 게예(Dara Gueye), 맥 카프스(Mack Karpes), 엘리엇 벨로(Elliot Belot), 모하메드 벤하다(Mohamed Benhadda)가 캠페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얼굴을 가까이 잡은 초상에서는 옷보다 표정과 시선이 먼저 들어온다. 검정 아우터와 밝은 셔츠가 얼굴 아래를 단순하게 정리하고, 머리카락과 피부, 옷의 짙은 색 사이에서 대비가 생긴다. 별도의 소품이나 복잡한 배경을 두지 않아 인물의 표정과 옷의 칼라, 소재가 한 프레임 안에서 직접 맞닿는다.

아미 파리가 이번 캠페인에 사용한 스튜디오 배경은 대부분 색과 구조를 최소화했다. 공간을 설명할 장치가 적은 만큼 옷과 인물의 비율이 그대로 드러난다. 전신 이미지에서는 재킷과 팬츠의 폭을 확인할 수 있고, 클로즈업에서는 칼라와 가방, 스카프, 캡처럼 작은 요소가 중심으로 올라온다.

캠페인 전체를 같은 거리에서 촬영하지 않은 점도 특징적이다. 룩북처럼 일정한 자세와 동일한 구도로 옷을 차례로 배열하기보다 인물마다 카메라와의 거리를 달리했다. FW26의 실루엣과 액세서리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각각의 얼굴을 독립적인 이미지로 남기는 방식이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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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머리와 검정 상의를 가까이 잡은 사진에서도 옷의 전신 비례보다 얼굴과 상체 일부가 강조된다. 셔츠와 타이, 짙은 아우터가 얼굴 아래에 겹쳐지면서 클래식 남성복의 요소는 남아 있지만 이미지의 중심은 재킷 구조나 팬츠 폭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앞선 착장에서 반복됐던 셔츠와 타이는 이런 인물 사진에서 다른 기능을 맡는다. 전신 수트에서는 테일러링의 격식을 구성하지만 클로즈업에서는 얼굴 아래에 세로선을 만들고 검정 아우터와 흰 셔츠 사이를 나눈다. 같은 품목이 촬영 거리와 구도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머리카락과 옷도 과도하게 정돈된 인상보다 자연스럽게 떨어진 상태가 많다. 캠페인이 내세운 ‘effortless ease’라는 방향은 과장된 동작이나 복잡한 세트보다 인물의 자세와 옷의 여유 있는 착용 방식에서 구체화된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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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으로 촬영된 인물은 부피가 큰 검정 아우터를 입고 몸을 낮춘 자세를 취한다. 팔과 다리를 몸 가까이 모았지만 아우터의 큰 어깨와 소매, 넉넉한 몸통은 그대로 남아 있다. 컬러 정보가 사라진 상태에서도 FW26의 넓은 실루엣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이다.

전형적인 전신 패션 사진처럼 곧게 서서 옷의 앞·뒤를 모두 펼쳐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몸을 웅크리면서 옷은 접히고 겹쳐지지만, 큰 부피와 소재의 질감은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옷이 인물을 고정된 자세에 맞추기보다 움직이고 앉는 과정에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쪽에 가깝다.

아미 파리는 FW26 시즌 옷장을 편안하고 보호적이며 여러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루엣으로 구성했다. 캠페인에서 반복되는 앉은 자세와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은 넓어진 재킷과 팬츠, 볼륨 있는 아우터가 실제 착용 상태에서 어떤 형태를 만드는지 함께 드러낸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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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재킷과 데님을 입은 상반신 사진에서는 소재가 인물 가까이로 들어온다. 여러 색이 섞인 재킷 표면과 데님의 푸른색, 안쪽의 밝은 상의가 겹치면서 FW26의 레이어링이 얼굴 아래에 집중된다.

전신에서 보면 넓은 팬츠와 재킷의 비례가 먼저 들어오지만 상반신 사진에서는 재킷 표면과 셔츠, 목 주변의 레이어가 중심이 된다. 같은 컬렉션을 서로 다른 거리에서 촬영하면서 한 벌의 옷을 실루엣과 소재라는 두 방향으로 나눠 보여주는 셈이다.

인물의 표정도 하나로 통일하지 않았다. 정면을 바라보는 사진과 시선을 옆으로 돌린 사진, 입을 다문 초상과 자연스럽게 표정이 변한 컷이 함께 놓인다. 옷을 동일한 자세로 반복해 소개하기보다 각 인물의 자세와 표정을 일정 부분 남겨둔 캠페인 구성이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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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상의에 레드와 블랙 체크를 허리 주변에 배치한 착장에서는 색과 인물의 관계가 달라진다. 상체 대부분은 검정으로 정리되고 체크 패턴이 허리 아래에서 넓은 색면을 만든다. 긴 머리와 검정 옷이 세로로 이어지는 가운데 레드가 중간을 끊는다.

FW26에서 레드는 스카프와 장갑, 캡, 아우터에 반복됐지만 인물 중심의 캠페인 사진에서는 사용 위치에 따라 얼굴과의 거리가 달라진다. 목에 두른 스카프는 얼굴 가까이 올라오고, 허리에 묶인 체크는 아래쪽에서 색의 중심을 만든다. 동일한 레드라도 인물과의 위치 관계를 바꾸면서 사진의 균형도 달라진다.

캠페인이 특정 제품 한 가지에만 시선을 집중시키지 않는 이유도 여기서 드러난다. 수트와 아우터, 가방과 신발, 캡과 스카프가 서로 다른 사진에서 중심을 번갈아 맡는다. 어떤 사진에서는 옷이 먼저 보이고, 어떤 사진에서는 얼굴과 표정이 앞선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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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퍼드 패턴의 긴 아우터와 붉은 팬츠를 입은 전신 사진에서는 캠페인의 패션 이미지 성격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긴 아우터가 몸 대부분을 덮고, 바닥 가까이까지 내려오는 붉은 팬츠가 아래에서 이어진다. 앞선 클로즈업과 달리 머리부터 신발까지 전체 비례가 한눈에 들어온다.

스튜디오 배경을 단순하게 유지한 선택도 전신 사진에서 효과가 커진다. 레오퍼드 패턴과 붉은색처럼 강한 요소가 배경과 경쟁하지 않고 인물의 윤곽 안에 집중된다. 긴 아우터와 넓은 팬츠의 비율도 주변 구조물에 가려지지 않는다.

전신과 클로즈업을 번갈아 배치한 FW26 캠페인은 옷의 형태와 인물의 개성을 한 가지 촬영 방식에 묶지 않는다. 수트의 비례를 확인해야 할 때는 전신을 쓰고, 가방이나 아우터 표면을 강조할 때는 거리를 좁힌다. 얼굴을 중심에 둔 초상도 별도로 배치해 옷이 인물을 완전히 덮지 않도록 했다.

[AMI Paris FW26⑥] 친구들의 초상, 사람을 앞세운 파리의 옷장.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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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수트와 블루 캡을 함께 입은 전신 사진은 이런 균형을 가장 일상적인 방식으로 정리한다. 넓은 재킷과 팬츠, 작은 베이스볼 캡, 낮은 신발이 하나의 착장 안에 놓이고 인물은 과장된 동작 없이 서 있다.

FW26에서 반복됐던 포멀웨어와 스포츠웨어의 결합도 캠페인 인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셔츠와 타이,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을 유지하면서 캡과 스니커를 더하고, 재킷과 팬츠의 크기는 넉넉하게 잡았다. 옷을 특별한 상황에만 맞추기보다 실제 일상에서 서로 섞어 입을 수 있는 조합으로 제시했다.

캠페인에 등장한 인물들의 이름을 전면에 공개한 구성은 아미 파리가 FW26을 ‘friendship’과 연결한 방향과 맞닿는다. 브랜드는 이번 시즌에 오래 관계를 이어온 인물들과 주변 사람들을 캠페인에 참여시키고, 포용과 함께함을 브랜드 정체성과 연결했다.

그래픽 베이스볼 캡에 들어간 “Thank you for being a friend.”라는 문구도 같은 흐름에 놓인다. 문구는 별도의 슬로건으로만 남지 않고 실제 착장에 사용되는 액세서리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을 중심에 둔 캠페인의 설정과 시즌 제품이 같은 단어를 공유하는 구성이다.

아미 파리 FW26 캠페인의 가장 큰 변화는 화려한 촬영 세트나 극적인 서사보다 인물과 옷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는 데 있다. 전신에서는 넓어진 수트와 긴 아우터를 드러내고, 가까이에서는 얼굴과 소재, 가방과 액세서리에 집중한다. 정돈된 배경은 모든 사진에서 공통적으로 유지돼 서로 다른 인물과 착장을 하나의 캠페인으로 묶는다.

알렉상드르 마티우시가 FW26에서 선택한 옷도 같은 방향을 따른다. 회색 수트와 롱 코트, 데님, 레오퍼드 아우터, Mirage 스니커와 Carrousel 백은 특별한 한 벌의 완성보다 서로 섞어 입는 옷장에 가깝게 구성됐다. 캠페인에는 그런 옷을 실제 사람이 입고 서거나 앉고, 웃거나 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반복된다.

아미 파리 FW26 컬렉션은 전 세계 아미 파리 부티크와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시즌 캠페인은 옷의 실루엣과 액세서리를 소개하는 동시에 브랜드와 관계를 이어온 인물들의 초상을 같은 비중으로 배치했다. 넓어진 테일러링과 겨울 아우터, 강한 레드와 가죽 액세서리, 스포츠웨어까지 이어진 FW26 옷장은 마지막에 사람의 얼굴과 자세를 통해 하나로 연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