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을 맞이한 언더커버, 전통과 실험의 교차점
[KtN 임우경기자] 2025년 가을/겨울 시즌, 준 타카하시(Jun Takahashi)의 언더커버(UNDERCOVER)는 35주년을 맞이하며 또 한 번 새로운 패션 실험을 선보였다. 패션 시장이 명확한 흐름 없이 급격하게 변동하는 가운데, 언더커버는 과거의 상징성과 현재의 혁신을 결합한 FW25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재확립했다.
이번 컬렉션은 기존의 대표적인 디자인을 단순히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 본인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작품을 재해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한 레트로 트렌드 재현이 아닌, 진화된 형태의 복합적 패션 언어를 구축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UNDERCOVER FW25: 과거의 아이코닉한 코드와 새로운 실험
1. 상징적인 디자인과 감성적 재구성
준 타카하시는 이번 컬렉션에서 FW04 ‘But Beautiful…Part Parasitic Part Stuffed’ 컬렉션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패션과 아트, 퍼포먼스를 결합한 서사적 런웨이를 연출했다.
오프닝을 장식한 순백의 롱 슬리브 드레스는 클래식하면서도 미래적인 감성을 동시에 담았다. 금빛 주얼리와 함께 무대 위에서 빛을 반사하며 움직이는 방식은 컬렉션 전체에 흐르는 감각적 연출을 강화했다. 이는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움직임을 통해 생명력을 갖는 조각적 패션을 시도하는 언더커버의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2. CHAMPION과의 협업: 하이패션과 스포츠웨어의 융합
크루넥 스웨트셔츠, 오버사이즈 후디, 조거 팬츠 등 클래식한 애슬레저 스타일을 언더커버 특유의 디자인 감각으로 변형했다. 컬러는 기본적인 프라이머리(primary) 색상으로 통일하면서도, 구조적인 실루엣 변화를 통해 새로운 룩을 창출했다.
자연 요소를 반영한 나비 프린트와 레이어드된 코트는 과거의 브랜드 아카이브와 연결되며, 기존 고객층과 새로운 세대의 균형을 맞췄다. 이처럼 UNDERCOVER는 고유의 서브컬처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적 요소를 포함하는 브랜드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3. 퍼포먼스 아트와 패션의 경계 허물기
패션을 하나의 연극적 장치로 활용하는 언더커버 특유의 연출 방식이 FW25 컬렉션에서도 강조되었다. 컬렉션 피날레에서는 거대한 벌룬 드레스(balloon dress)와 과장된 깃털 슈트(feather suit)가 등장하며 극적인 마무리를 장식했다.
‘천사와 악마’가 등장하는 피날레는 단순한 의상 전시가 아니라, 의상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의 패션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는 최근 패션계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경험적 패션(Experiential Fashion)"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UNDERCOVER FW25가 보여주는 2025년 패션 트렌드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브랜드의 과거 회고가 아니라, 현재 명품 패션 시장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트렌드 키워드를 내포하고 있다.
1️⃣ 아카이브 패션의 지속적인 영향력
2025년에도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활용한 재해석 작업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구찌(Gucci), 프라다(Prada) 등이 아카이브 컬렉션을 활용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언더커버는 이를 더욱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거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변주하는 ‘헤리티지 리이매지닝(Heritage Reimagining)’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2️⃣ 럭셔리와 스트리트웨어의 하이브리드화
명품 브랜드와 스포츠웨어 브랜드 간 협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프라다 × 아디다스, 디올 × 에어 조던에 이어, 언더커버 × 챔피언(Champion) 협업은 패션과 애슬레저의 경계를 더욱 허물고 있다. 과거 단순한 로고 콜라보에서 벗어나, 기능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고려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3️⃣ 실루엣의 극단적 양극화: 오버사이즈 vs. 구조적 미니멀리즘
이번 언더커버 컬렉션에서는 벌룬 드레스처럼 극단적으로 부풀린 실루엣과, 심플한 구조적 패턴이 공존했다. 이는 2025년 패션에서 극단적인 볼륨감과 미니멀리즘의 공존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4️⃣ 패션과 퍼포먼스의 결합: 경험적 패션의 확산
언더커버 FW25의 피날레는 단순한 런웨이가 아니라, 연극적 요소를 포함한 스토리텔링 패션을 지향했다. 이는 샤넬(Chanel)의 테마성 쇼,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극적 연출 방식과도 유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명품 패션 시장에서도 단순한 의류 판매가 아닌,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경험적 요소가 강조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UNDERCOVER FW25가 패션 업계에 미치는 시사점
언더커버 FW25 컬렉션은 단순히 브랜드의 기념비적 컬렉션이 아니라, 현재 패션 산업의 주요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브랜드의 역사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패션과 애슬레저의 결합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협업 브랜드 선정이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오버사이즈와 미니멀리즘이 공존하며, 패션 실험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경험적 패션이 명품 브랜드의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2025년 패션 시장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혁신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관련기사
- [명품 트렌드] 럭셔리 시장의 양극화: 둔화 속에서도 성장하는 브랜드의 전략적 차별화
- [K-뷰티] 웨딩드레스, 단순한 의상을 넘어 예술적 조형물로
- [2025 패션 산업] 패션 산업의 변곡점, 크리에이티브 교체부터 글로벌 확장까지
- [뷰티 트렌드] ‘메이크업이 곧 스킨케어’—뷰티와 웰니스가 만나는 순간
- [뷰티 트렌드] ‘치크 메이크업’이 돌아왔다—얼굴을 입체적으로 조각하는 블러셔 트렌드
- [뷰티 트렌드] 메이크업보다 중요한 것은 피부, ‘Skin First’ 트렌드가 런웨이를 지배하다
- [KtN 기획] 현대적 여성성을 탐구하는 심카이의 조형적 언어
- [KtN 기획] 현대 여성성을 재정의하는 패션적 언어
- [KtN 기획] 패션의 언어로 해석된 시간의 미학
- [KtN 기획] 2025 S/S 뉴욕 컬렉션: 안나 수이,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감각적 낭만주의의 귀환
- [KtN 기획]2025 S/S 뉴욕 컬렉션: 3.1 필립 림, 20년의 여정을 기념하며 ‘하이브리드 룩’의 정수를 재정의하다
- [칼럼] 뷰티의 양극화, 새로운 미적 질서를 말하다
- [뷰티 트렌드] "레드의 강렬함과 메탈릭의 미래적 감각이 런웨이를 장악하다"
- [KtN 기획] 2025 S/S 패션 트렌드 분석: 코페르니, 디즈니랜드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다
- [KtN 기획] 2025 S/S 패션 트렌드 분석: 드리스 반 노튼, 마지막 무대에서 남긴 유산
- [KtN 기획] 엘리 사브, 영화적 서사와 자연의 결을 따라가다
- [KtN 기획] 지암바티스타 발리, 봄을 조각하다 – 자연과 패션의 유기적 융합
- [KtN 기획] 에르메스, ‘조용한 럭셔리’의 진수를 구현하다
- [KtN 기획] 이자벨 마랑, 자유를 입다 – 보헤미안의 본질을 탐구한 컬렉션
- [KtN 기획] 로에베, 조용한 강렬함 –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새로운 실루엣
- [KtN 기획] 루이 비통, ‘소프트 파워’의 미학 – 르네상스적 우아함과 현대적 강인함의 조화
- [KtN 기획] 미우미우, 디지털 시대를 향한 패션적 해석 – 알고리즘과 조작된 정보가 만든 스타일의 유희
- [칼럼] 우아함은 시대를 초월하는가, 아니면 그저 트렌드인가?
- [칼럼] 패션에서 ‘강렬함’과 ‘우아함’은 대립하는 개념인가?
- [칼럼] 패션이란 모순 속에서 탄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