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푸름 속에 떠오르는 금빛, 물과 빛의 경계에서 탄생한 시각적 시
[KtN 박준식기자] 하늘인지, 바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푸른 심연 속에서 금빛 조각들이 천천히 떠오른다. 그 빛은 우연의 산물처럼 보이지만, 공간과 시간을 품고 있는 듯하다. 허은선의 The Sea in the Sky 7은 물질과 비물질, 깊이와 표면, 그리고 현실과 환영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푸른 색의 절대적인 공간 안에서 금박의 존재는 미세한 떨림을 일으킨다. 마치 수면 아래 잠겨 있던 빛이 서서히 떠오르듯, 금빛 입자들은 부유하며 화면 속 공간을 점유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색채 실험이 아니다. 그것은 감각의 깊이를 탐구하는 하나의 장치이며, 하늘과 바다, 존재와 부재의 경계를 질문하는 회화적 성찰이다.
작품명: The Sea in the Sky 7
제작 연도: 2019년
규격: 50 × 50cm
재료: 하이드로락(Hydrolaque) 및 금박 (Hydrolaque with gold leaves on canvas)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서 – 작품의 철학과 영감
허은선은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녀의 회화에서 형태는 고정되지 않으며, 감각과 시간, 그리고 물질이 서로 얽혀 새로운 차원을 형성한다. The Sea in the Sky 시리즈는 이러한 탐구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작품군으로, 하늘과 바다가 뒤섞이는 경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The Sea in the Sky 7에서는 하늘과 바다의 개념이 하나로 융합된다. 작품 속 깊고도 맑은 푸름은 물과 공기, 무한한 공간과 그 안에서 떠도는 미세한 존재들을 상징한다. 특히, 화면 속 금박 조각들은 태양빛이 수면에 반사되며 일어나는 빛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기도 하며, 동시에 우주의 별처럼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허은선은 "바다는 하늘을 비추고, 하늘은 바다를 담는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이 작품을 구성했다. 그것은 자연 속의 반영이자, 인간의 내면 속 깊이 자리한 감각적 경험을 시각화하는 시도이다.
색감과 질감, 구도 – 공간의 심연과 떠오르는 흔적
이 작품은 색과 질감을 통해 단순한 시각적 인상을 넘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색감: 화면을 가득 채운 푸른 색조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깊이 있는 공간감을 형성하며, 감각적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블루는 고요하고 안정된 듯 보이지만, 빛과 함께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한 긴장감을 내포한다.
▶질감: 하이드로락(Hydrolaque) 기법을 사용하여 표면에 깊이감을 부여했으며, 특정 부분에서는 미세한 반사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변화를 유도하며, 화면을 하나의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유기적 흐름을 지닌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구도: 화면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위치에 배치된 금빛 조각들은 의도적으로 흩어진 듯 보이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감각적인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 작은 금빛 요소들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캔버스 속에서 마치 부유하는 존재처럼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요소들은 작품이 단순한 조형적 탐구를 넘어, 공간과 감각의 깊이를 확장하는 실험적 시도임을 보여준다.
허은선의 창작 철학과 예술적 접근
허은선의 예술은 단순한 이미지 창출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과 보이지 않는 차원의 시각화에 있다. 그녀의 작업에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흔적을 남기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The Sea in the Sky 7에서는 이러한 철학이 더욱 강조된다. 금박의 사용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허무는 도구로 기능한다. 화면 속 금빛 조각들은 물질적이면서도 빛과 시점에 따라 달리 보이며, 정적인 동시에 유동적인 특성을 지닌다.
허은선 작가는 "우리는 고정된 형태 속에서 살고 있지만, 실재하는 것은 흐름과 변화 속에 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바로 그 흐름을 포착하려는 시도이며, 존재와 공간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방식이다.
갤러리A 전시– 보이지 않는 공간을 드러내다
갤러리A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실재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이다. The Sea in the Sky 7은 이러한 개념 속에서 공간과 감각의 상호작용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늘과 바다, 공간과 깊이의 개념을 시각화하며 전시의 중심 개념과 연결된다.
금박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흔적을 상징하며,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푸른 색조가 지닌 정적인 감각과 금박의 유동적인 배치는, 감각과 공간의 관계를 조율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색채 연구가 아니라, 공간과 감각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실험이다.
관객과의 대화 – 감각을 넘어서, 존재의 흔적을 발견하다
이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관객은 단순한 색과 형태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푸른 색의 공간 속에서 떠오르는 금빛 조각들은, 마치 우리가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일어나는 감각적인 반응과도 같다. 그것은 물리적인 실체일 수도, 혹은 사라지는 흔적일 수도 있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다시금 돌아보고, 보이지 않는 것들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경험을 하게 된다.
허은선 작가의 The Sea in the Sky 7은 단순한 정적 이미지가 아니다. 그것은 공간과 감각, 기억과 흔적이 교차하는 시각적 기록이며, 관람자가 스스로의 존재를 다시금 인식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이다. 그리고 그 장치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금 질문하게 된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관련기사
- [갤러리 A]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흔적 – ‘Dancing with Silence 5’
- [미술 트렌드] K-Art의 새로운 확장성과 허은선(HUH EUN SUN)의 미학적 탐구
- [갤러리 A] 침묵의 여운, 허은선의 ‘Dancing with Silence 1’
- [갤러리 A] 심안(心眼)의 고요 속 원형의 시선 – Michael Park의 ‘NUNDONGJA THE CIRCLE’이 직조하는 유형과 무형의 경계
- [갤러리 A] 어둠 속에서 탄생한 내면의 형상 – Michael Park의 ‘THE DARK SIDE OF THE SALAM’이 직면하는 감춰진 본질
- [갤러리 A] 진실을 찾아서 – Michael Park의 ‘THE FRAME’, 경계와 인식의 틀을 탐구하다
- 허은선(Sophie Huh) 사무총장, 서울서 ‘아트피아드’ 비전 공유… 글로벌 예술 연대 이끌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