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3,300달러 상향…'슈퍼사이클'의 서막인가
[KtN 임우경기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해 말 금 가격 목표치를 기존 3,100달러에서 3,300달러로 다시 상향 조정했다. 불과 두 달 전 상향된 수치를 다시 올렸다는 점에서, 현재의 금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나 유동성 흐름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이는 구조적 전환의 단초가 시장에 감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 트레이딩에서 장기 구조자산으로…금의 재해석
금은 오랫동안 ‘위기 시 피난처’ 혹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기능해왔으나, 지금의 상승세는 보다 복합적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실질금리의 하락, 전 세계적인 재정적자 확대, 그리고 미중 갈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금에 대한 전략적 재평가를 유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이 채권이나 현금과 비교되는 대체재였다면, 최근에는 디지털 자산과의 경쟁 속에서 ‘실물 기반 중립자산’이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브릭스 국가들이 주도하는 탈달러화 흐름과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산은 금을 단순히 안전자산이 아닌, ‘정치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금의 수요는 더 이상 시장의 투기적 흐름만이 아니라, 국가 간 통화 질서의 다극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달러 시스템의 균열과 신뢰의 이동
미국 달러는 전후 국제통화체제를 주도해왔으나, 최근의 금값 상승은 이 달러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미 재정적자와 부채 상한 이슈, 정치적 극단화,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적 재편은 달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금은 ‘비달러 기준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금 수요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2023년 기준으로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특히 중국, 러시아, 터키 등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른 전략적 축적이 두드러진다. 이는 금을 단순한 금융자산이 아니라,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과 자산 구조 재편: 전통에서 미래로의 연결
주식과 채권, 현금이 중심이던 자산 배분 구조가 금, 디지털 자산, 실물 기반 자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은 두 가지 특수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는 역사성과 실물성에 기반한 신뢰의 축적이며, 다른 하나는 지정학적 충돌 시 가장 중립적인 가치저장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ESG 및 탄소중립 이슈로 인해 에너지 자산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금은 탄소 배출과 무관한 ‘클린한 실물자산’으로서 투자 관점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금이 단지 과거를 회귀하는 자산이 아니라, 미래의 기준자산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KtN 리포트
금의 슈퍼사이클 가능성은 시장 구조가 전환되고 있다는 깊은 함의를 내포한다. 금은 더 이상 위기 피난처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탈달러화 시대, 지정학적 충돌, 그리고 자산 배분 패러다임 전환의 교차점에 서 있다. 지금의 상승은 자산 시장의 단기적 흐름이 아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자 새로운 질서의 서곡이다. 금은 다시 ‘기준점’이 되고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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