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다수, 세대와 지역 넘은 ‘헌정 심판’의 요구
보수 결집에도 탄핵 여론 확산… 40~50대·무당층·중도층이 이끈 민심의 기류

사진=여론조사 꽃,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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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 규운기자] 2025년 3월 말, ‘여론조사 꽃’이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결과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가 어느 지점까지 이르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6.7%가 ‘탄핵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반대 의견은 31.0%에 그쳤다. 35.7%포인트의 격차는 단순한 정권 피로도 차원을 넘어, 탄핵을 '정치적 수사'가 아닌 '헌정의 응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국민 정서의 중대 전환을 의미한다.

① 전국적 지형, ‘탄핵 찬성’ 우세… TK조차 균열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탄핵 찬성’이 우세했고, TK에서도 찬성이 반대보다 앞섰다(52.1% vs 46.8%). 특히 호남권은 87.0%로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으며, 경인권(72.1%), 충청권(67.8%), 서울(64.5%) 등 전국 권역에서도 명확한 다수의 탄핵 지지를 보였다.

이는 과거 보수 진영의 안정적 지지 기반이었던 TK 지역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정당성 위기가 파열음을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 정체성 중심의 정치 충성도가 정치적 평가로 전환되고 있는 조짐이 엿보인다.

② 탄핵 여론 주도한 40·50대, 70대 이상과 세대 단절 뚜렷

연령대별 흐름은 이 사안에 대한 세대 간 인식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40대(87.0%)와 50대(80.8%)는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탄핵 찬성률을 보였으며, 30대와 60대 역시 찬성이 우세했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반대가 다수로 나타나 정권에 대한 정치적 책임 인식이 세대별로 전혀 다른 양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40·50대는 현 정부의 정책 대상이자, 직장과 가정, 경제활동의 중심축에 있는 유권자층으로, 이들이 탄핵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정서적 반발이 아닌 구체적인 정책 실망과 통치 불신에 기인한 정치 판단으로 읽힌다.

③ 청년세대 내 성별 격차, ‘분열된 정치 감수성’ 드러내

흥미로운 양상은 18~29세에서 나타났다. 남성층은 찬반 비율이 팽팽하게 갈렸지만, 여성층은 83.6%가 탄핵 찬성을 선택해 극명한 성별 인식 차이를 보였다. 이는 동일 연령대 내에서도 정치 감수성과 사회적 체감 경험이 정치적 판단으로 분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 세대 내 이런 성별 격차는 단지 남녀 인식 차가 아닌, 정치·사회 전반에 걸친 대표성, 불평등 감각, 정체성 정치의 복합적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정치권은 더 이상 청년세대를 단일집단으로 인식하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④ 이념 대립 명확하지만, 중도와 무당층의 ‘탄핵 지지’는 의미 깊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91.9%)과 중도층(71.2%)이 탄핵 찬성 의견을 다수로 보인 반면, 보수층은 반대(64.0%)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결집에도 불구하고 중도층과 무당층에서 높은 찬성률(61.8%)이 나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진영 대결을 넘어서, ‘정치적 책임’과 ‘헌정 질서 회복’을 요구하는 실질 민심이 중도적 입장에서 분출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정치 시스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음을 반영한다. 특히 무당층의 경우,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으면서도 탄핵 찬성 의견이 다수라는 점에서 국민적 정당성 회복의 기준선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탄핵 찬반'이 아닌 '헌정 위기'에 대한 국민의 응답

이번 조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 대한 단순한 평가를 넘어서, 헌법질서와 정치적 신뢰의 복원을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이 ‘탄핵 찬성’ 입장을 보였다는 사실은, 이미 정권 차원의 설득력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차원의 책임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당과 이념의 고착에서 벗어나, 유권자들은 이제 권력자의 책임성과 제도의 작동 가능성을 묻고 있다. 탄핵이라는 극단적 수단이 다수 여론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민주주의 작동의 경고음이자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구조적 신뢰 위기의 반영이다.

정치권은 이제 찬반의 계산 이전에, 왜 다수 국민이 이러한 판단에 도달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지금의 민심은 단지 '윤석열의 탄핵'이 아니라, '정치의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를 묻고 있다. 헌정의 정의는 더 이상 법률 조문 속에 있지 않다. 그것은 지금, 국민의 응답 속에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3월 28일~3월29일 2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001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3.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