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계엄령·정권교체… 윤석열 이후를 상상하는 대중의 정치 본능

사진=더불어민주당,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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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김 규운기자]‘여론조사 꽃’이 실시한 일련의 여론조사는 단순한 정권 심판론을 넘어, 헌정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 구조가 어디까지 균열되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은 66.7%, 정권 교체 여론은 65.9%, 탄핵 심판 ‘조속한 선고’를 요구하는 비율은 무려 81.0%에 달한다. 심지어 복귀 시 계엄령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이들도 63.8%에 이른다. 이 모든 응답은 하나의 공통된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정치적 권위의 구조적 실패에 대한 집단적 경고이자, 체제에 대한 재정립 요구다.

 '탄핵 찬성'이라는 단어보다 더 큰 것: 권력의 설명력을 거부한 민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론이 66.7%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정치적 호불호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지금의 권력이 정치적 정당성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집단적 판단의 산물이다. 여론조사 응답자는 법률가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삶을 통치받고 있고, 그 통치로부터 고통받고 있다. '탄핵'은 그 고통의 해석 방식이며, 현재 권력에 대한 신뢰가 더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신호다.

더 주목할 대목은 탄핵 여부를 넘어서 '탄핵 심판의 시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다. 81.0%가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지 법리적 속도 문제가 아니라,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민주적 본능의 표출이다. 정치권이 정당성과 책임성을 상실할 때, 시민은 사법기관에조차 시간을 요구하게 된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헌법 이전에 ‘정서적 정의’를 필요로 한다는 강력한 반증이다.

계엄령 가능성 63.8%… ‘권력의 복귀’보다 ‘비상사태’를 먼저 떠올린 국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했을 경우 계엄령이 선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응답이 63.8%, 그중 47.0%는 ‘매우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계엄령은 헌법에 존재하는 제도다. 그러나 지금 그것은 권위주의적 권력 복귀의 상징으로 읽히고 있다. 국민 다수가 특정 정치인의 복귀를 ‘통치의 정상화’가 아닌 ‘체제의 위기’로 상상한다는 사실은, 정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가 이미 붕괴의 경계에 와 있음을 말해준다.

이 수치는 공포를 말하지 않는다. 집단적 기억과 학습된 위기감, 그리고 정치적 상상력이 결합한 ‘사회적 경계선’의 형성이다. 민주주의는 감시된 권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지금 국민은 권력을 감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구조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불신이 아니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상태다.

 ‘이재명 독주’라는 결과의 이면… 대안의 승리가 아닌 공백의 반사체

이재명 대표는 차기 대선 적합도 조사에서 46.4%의 지지를 얻으며 2위인 김문수 장관(9.7%)과 압도적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 수치를 곧바로 정치적 신뢰로 등치시키는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도 19.8%에 달했으며, 무당층과 청년층 남성에서는 여전히 냉소와 유보의 정서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즉, 이재명의 1위는 상대를 제압한 승리가 아니라, 정치의 대안 부재를 반영한 구조적 독주다. 그의 존재는 상대적 선택의 결과일 수는 있어도, 절대적 정치 신뢰의 결과는 아니다. 그렇기에 이재명의 독주는 승리의 전주곡이 아니라, 정치 시스템이 더 이상 복수의 가능성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 징후일 수 있다.

지금 민심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시스템의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탄핵, 계엄령, 정권교체, 대권후보… 이 네 개의 질문은 각기 다른 주제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지금의 정치 체계는 국민을 대표하고 있는가?”

지금의 민심은 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가 감당해야 할 설명력, 시간의 감각, 책임의 윤리를 상실했기 때문에, 새로운 정의의 방식과 권위의 원천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권교체 프레임으로 해석될 수 없다. 그것은 정치의 구조적 단절을 고발하고, 민주주의의 감각을 재구성하라는 요구다.

윤석열 정권은 그 상징일 뿐이다. 문제는 더 크고 깊다. 정치권은 지금 퇴장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존립의 정당성을 다시 증명하라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탄핵도, 교체도, 선거도 무력해질 수 있다. 국민은 그 어떤 제도보다 앞서, 이미 마음속에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여론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내일의 정치가 된다.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3월 28일~3월29일 2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001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3.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