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대 이탈, 수도권 흔들린 국민의힘… ‘중도’까지 민주당에 기울다

 

[KtN 김 규운기자]2025년 3월 말,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결과는 향후 정치 지형의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50.7%로 상승하며 국민의힘(30.5%)과의 격차를 20.2%포인트까지 벌렸고, 조국혁신당(4.3%)과의 합산 지지율 역시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정당지형은 단순한 지지율 변동을 넘어, 세대별·지역별 균열과 중도층의 분화 양상이라는 보다 구조적인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① 이탈하는 40~60대, 분화되는 중도층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흐름은 40~60대의 지지 이동이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의 전략적 기반으로 여겨졌던 이 연령층에서, 민주당은 각각 11.5%p(40대), 4.9%p(50대), 4.7%p(60대) 지지율을 끌어올렸거나 우세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지지도 하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년층은 선거에서 표의 집중도가 높고, 정치적 무게중심을 형성하는 주체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구조적 위기의 전조로 해석된다.

더욱이 중도층의 이탈은 민주당으로의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도층 내 민주당 지지율은 53.1%로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4.4%로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양당 간 28.7%p의 격차는 단순히 지지 기반의 확장 차원을 넘어, 중도 의제를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에서 민주당이 전략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② 수도권 흔들리며 민주당 우세권 확대

지역별 흐름도 민주당의 우세 구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전통적 텃밭이라기보다는 격전지에 가까운 부울경(13.0%p↑), 대구·경북(9.2%p↑), 충청권(7.9%p↑), 경인권(6.2%p↑)에서 모두 민주당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서울에서만 10.8%p 하락했을 뿐, 수도권 전체로 보았을 때는 오히려 민주당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며 광역 단위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3.6%p↑)에서 반등했으나, 수도권 전반에서는 지지율 방어에 실패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의 동반 하락(3.7%p↓)은 국민의힘의 지역 기반 재편 문제를 직면하게 만든다. 보수의 본산에서조차 지지율이 흔들리는 흐름은 단기적인 메시지 전략의 한계와 리더십 부재를 시사한다.

사진=여론조사 꽃,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③ 남성 40대의 집중 지지, 진보의 결집 신호

이번 조사에서 특이점으로 주목되는 지점은 ‘40대 남성’의 지지 집중 현상이다. 이 집단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무려 73.2%에 달해, 모든 연령·성별을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여론 흐름을 넘어 ‘정치적 전선’의 중심이 40대 남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정치적 이념 구도에서도 반영된다. 진보층의 결집은 물론, 보수층 내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3.4%p↑)했고, 국민의힘은 하락(3.2%p↓)했다. 과거 이념적 진영에 갇혀 있던 유권자들이 정책 이슈나 현실 정치의 피로감에 따라 유동성을 보이는 양상이 분명해졌다고 할 수 있다.

‘지지율 격차’가 아닌 ‘지형 전환’의 신호

이번 조사의 핵심은 ‘민주당의 상승’ 자체가 아니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 배경에 있는 구조적 균열이다. 국민의힘은 전통 지지층의 이탈, 중도와 수도권의 분화, 지역 기반의 불안정성이라는 세 가지 축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단기적 반등이나 공약 전략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중장기적 구조 위기로, 리더십 재구성 혹은 정치적 내러티브의 재정립이 필요한 국면이다.

민주당 역시 ‘지지율 독주’ 구도에 안주할 수 없다. 현재의 상승은 반사 이익의 측면도 강하며, 서울 하락세나 청년층 지지 기반의 불균형은 향후 선거 전략에 있어 주요한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론조사의 숫자 너머에는 유권자의 피로감, 정당 간 차별성의 소멸, 그리고 새로운 정치적 갈증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그 물결의 방향을 가늠케 하는 하나의 관측점이며, 2025년 정치 지형 변화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정당과 정치인 모두 ‘지지율’이 아닌 ‘신뢰율’의 전환 국면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주)여론조사꽃에서 2025년 3월 28일~3월29일 2일간 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1,001명이 참여했으며, 응답률은 13.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1 %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