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땅 꺼짐’ 고위험지역 50곳 있었다…시민은 모르고, 시는 숨겼다
강남·광진·종로 포함된 위험구간 총 45km…서울시 “공개는 혼란 우려” 입장
[KtN 전성진기자] 서울시 전역에서 ‘땅 꺼짐(지반 침하)’ 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미 지난해 50곳의 고위험 지역을 파악하고도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2022년 67건이던 땅 꺼짐 신고는 2023년 251건으로 약 4배나 증가했으며, 사고는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닌 일상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달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지반 붕괴 사고였다.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갑자기 뚫린 도로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이 사건은 충격을 안겼다.
이어 서울 연희동에서도 차량이 갑자기 꺼진 도로 아래로 떨어져 부부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2023년 10월, 자치구별로 고위험 구간을 파악해 총 50곳을 정부에 보고한 사실이 MBC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정보는 지금껏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불필요한 불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위험지역은 다음과 같다.
광진구가 22곳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 9곳, 금천구 7곳, 성동구·구로구 3곳, 강남구·노원구·마포구가 각각 2곳씩 포함됐다.
전체 위험 구간의 길이는 45km에 달하며, 강남 압구정동 일대를 지나는 왕복 8차선 언주로(6.7km), 선릉로(6.3km)도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 대부분이 하천 매립지, 지하수위가 높은 저지대라는 공통점을 지적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충적층에 지하공사를 할 경우, 관리가 미흡하면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정보가 서울시와 단 8곳의 자치구에서만 수집되었고, 정작 사망 사고가 발생한 강동구는 단 한 곳도 고위험 지역으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 부의장 김인제 의원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전수조사와 정보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81개 도로를 별도로 조사해 지반 침하 위험도를 5등급으로 분류한 내부 지도를 제작했으나, 이 역시 비공개 방침을 유지 중이다.
한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16조는 ‘국가 및 지자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적극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민 생명과 직결된 이 문제에서 행정 편의보다 시민 알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비판이 서울시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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