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경제특구·관광 인프라…접경지 생존 해법 찾는 정치권
‘접경지역 내일포럼’ 간담회, 지역 생존권 이슈에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으로 확장 모색
[KtN 최기형기자] 군사적 경계가 경제적 낙후로 고착된 접경지역 문제가 여야 정치권의 협력과제이자 국가 균형발전 전략의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접경지역 내일포럼’ 간담회는 그 상징적 장면이었다. 평화경제특구 조성, 군사규제 완화, 군용지 매입, 건축 규제 개선 등 그동안 반복돼온 지역 현안들이 다시 테이블에 올랐지만, 이번 논의는 과거 단발성 건의 수준을 넘어 구조적 해법과 국가 전략 과제화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분위기였다.
군사적 경계선이 만든 경제적 고립, 접경지 구조적 한계 드러나
접경지역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지역 불균형이 아니다. 접경지역 7개 시·군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현실은 군사적 전략지대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중첩된 규제 속에 산업 기회와 생활 인프라가 소외된 구조적 고립이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제, 소음 피해, 군용지 활용 제한 등 물리적 장애 요인이 경제 성장의 한계를 고착시키는 구조다. 그 결과 수도권에 포함된 파주시조차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주거, 산업, 관광 등 다각적 투자가 제한되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년 만에 통과시킨 평화경제특구법은 이 같은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지만, 법 제정 이후 실질적 규제완화와 투자유인 장치 마련이 지체되고 있다는 비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접경지역 발전, 여야 정치권 공동 과제로 재구성되나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할 대목은 여야 주요 정치인이 ‘접경지역 발전’을 초당적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접경지역 발전은 정파를 넘어 국가적 과제”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대원칙을 다시 상기시키며, 향후 법안과 예산 확보 과정에 당 차원의 적극적 대응을 공언했다.
정치권이 이 문제를 공동 어젠다로 다룬다면, 향후 대선 공약 채택이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차원의 종합 전략 수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존권·균형발전·안보경제…접경지 전략 구도의 진화 필요
접경지역 발전 전략이 향후 국가 어젠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방향 전환이 필수적이다.
▶규제 완화와 별개로 접경지역 경제가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평화경제특구 내 산업 집적지 조성, 친환경 에너지·관광산업 인프라 투자 등 실질적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접경지역 지원정책이 보상 차원을 넘어 미래형 공간 전략으로 진화해야 한다. 단순히 군사규제 완화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접경지역만의 특화된 공간 자산을 문화·관광·산업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설계가 요구된다.
▶안보와 경제를 분리해서 보던 기존 관성을 넘어서야 한다. 접경지역은 군사적 전략지대이면서 동시에 평화경제 실험지대다. 이중적 성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군사시설과 지역경제가 공존 가능한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 설계가 필요하다.
정책화·법제화·예산투입 본격화 전망
‘접경지역 내일포럼’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접경지역 발전을 위한 종합 정책과제 수립과 법제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역 단체장들과의 정례 협의체 운영, 입법·예산 과정 모니터링, 대선 공약화 전략 수립 등 정치권 내 의제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생존권 확보를 위한 정치권의 실질적 후속 조치가 절실하다”며 “형식적 논의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는 정책적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향후 접경지역 발전 전략이 국가 균형발전 논의 속에서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는 여야 정치권의 진정성과 정책 설계 역량에 달려 있다. 군사적 경계가 경제적 단절로 작동해온 낡은 구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정치권의 전략적 사고와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험대에 오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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