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 규운기자] 정권의 향방을 가를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꽃’의 전화면접조사에서 응답자의 67.5%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28.0%에 그쳤으며, 두 입장 간 격차는 39.5%p에 달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이 ‘교체’를 선택했다는 이 수치는 단순한 정권 피로감을 넘어, 국가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표면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정권교체 여론은 단기간의 감정 반응이 아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이어진 권력 공백, 무기력한 권한대행 체제, 실종된 정치 리더십에 대한 집단적 응답이며, 유권자의 선택 기준이 더 이상 ‘당’이 아니라 ‘운영 가능성’에 가깝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지역별 편차에서 드러난 중심 민심의 재구성
권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우세했다. 호남권의 90.3%라는 수치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기반을 넘어선 수준이며, 서울(66.6%)과 수도권(70.9%), 강원·제주(81.7%) 등에서도 교체 요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강원·제주에서의 80%대 응답은 중부 이남 지역 민심의 균열이 이미 심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도 ‘정권 교체’ 응답이 48.4%에 달해 ‘정권 연장’(49.3%)과의 격차가 1%p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기존 지역 기반의 균열이 더 이상 일부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지역정치가 더 이상 정당 충성도에 기반해 유지될 수 없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세대별 분화와 고착된 교체 요구
연령대별로도 민심의 흐름은 일관됐다.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우세했고, 특히 40대(82.0%)와 50대(84.5%)에서 10명 중 8명 이상이 ‘교체’ 의사를 밝혔다. 60대에서도 다수가 교체 의견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제 정권 연장의 기대는 사실상 특정 연령층에만 제한돼 있는 셈이다.
세대별 이탈은 단순히 지지 정당의 문제를 넘어서, 정치 시스템이 제공하는 성과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중년층 이상이 ‘정권 교체’에 적극적인 이유는 경제와 민생, 복지, 안보 등 국가 운영에 대한 전반적 실망이 누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만 ‘정권 연장’이 48.8%로 높게 나타났으나, 이 역시 과반을 넘지 못하며 세대 간 정치적 전환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직업별 참여층에서도 확인된 교체 열망
정치적 중립 성향이 강한 경제활동계층에서도 교체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자영업층의 67.9%, 화이트칼라층의 75.7%, 블루칼라층의 69.8%가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이는 정치보다 현실을 먼저 체감하는 계층에서조차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회복 실패, 자영업자와 노동자 계층에 대한 실효성 없는 정책, 고용 불안, 공공요금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이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생과 거리 두기한 정치는 유권자들의 선택에서 명백히 배제되고 있다.
이념과 정당을 넘어선 교체 정서
정당 지지층 간에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8.3%가 정권 교체를 선택했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은 78.3%가 정권 연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보다 주목할 지점은 무당층이다. 무당층의 63.6%가 정권 교체를 선택했으며, 연장은 18.4%에 그쳤다. 격차는 무려 45.2%p다. 이는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유권자 다수가 이번 정권의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념 성향별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진보층의 92.3%, 중도층의 73.4%가 교체를 선택했고, 보수층에서만 정권 연장 의견이 다수(61.9%)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치의 중심축을 구성하는 중도층이 뚜렷하게 이탈하면서, 집권 세력은 더 이상 이념 기반만으로 정당성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치권이 직면한 현실: ‘교체’는 이미 전제가 되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지 여론의 추이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신뢰 상실을 집약한 수치이며, 유권자의 행동은 ‘어떤 정권을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를 통해 새로 구성할 것인가’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민심은 냉정하고, 수치는 선명하다. ‘정권 교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구호가 아닌 대중적 합의로 굳어지고 있으며, 이는 다음 대선의 프레임을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제 선택을 받아내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전환의 주체로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
정권을 유지할 것인가, 교체할 것인가의 질문은 끝났다. 유권자는 이미 응답을 마쳤고, 정치권은 그 해답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답해야 할 차례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꽃이 2025년 4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CATI(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1%로 집계됐다. 총 6,663건의 통화 시도 가운데 유효 응답이 확보됐다.
이번 조사는 통신 3사(SKT 15,000건, KT 9,000건, LGU+ 5,998건 등 총 29,998건)로부터 제공받은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으며, 성별·연령대·권역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한 후 무작위로 조사했다.
가중값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3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대·권역별 인구 비중에 따라 셀가중 방식으로 산출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 및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