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ulture] 봉준호의 ‘기생충’, 21세기 최고 영화로…NYT 선정 1위
봉준호 ‘기생충’, NYT 선정 21세기 최고 영화 1위…한국영화, 세계사 다시 쓰다
봉준호·박찬욱·셀린 송까지…‘K-무비’의 서사는 이제 세계의 언어가 됐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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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신미희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가 전 세계 영화감독·배우·평론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설문에서 1위로 선정되었다. 이 리스트는 단순한 인기 투표가 아니라, 디지털 전환기 이후 영화가 세계와 어떻게 관계 맺어왔는지를 되묻는 전 지구적 문화 진단이다. 그 정점에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파괴에 대한 맹렬한 비판을 담은 영화”라고 평하며, “폭넓은 코미디와 격렬한 사회 풍자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피할 수 없는 비극적 폭력의 폭발로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지 한 편의 영화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21세기 이후 세계영화가 도달한 감각적·윤리적 한계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평가였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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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폭력의 필연”…신자유주의 세계에서의 가족 드라마

〈기생충〉은 한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의 틈새로 스며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봉준호 감독은 이 계급 교차의 과정을 ‘침투’가 아닌 ‘착취의 구조’로 해석하며, 상류층과 하류층의 생존이 어떻게 동일한 주거 구조 안에서 충돌하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기생충〉은 ‘지하실’, ‘반지하’, ‘옥상’이라는 공간의 수직 구조를 통해 계층 이동의 불가능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 영화에서 ‘폭력’은 장르적 클라이맥스라기보다, 불평등 구조가 끝내 감당하지 못하는 긴장의 필연적 파열음으로 등장한다. 뉴욕타임스가 이를 “충격적이면서도 피할 수 없는 폭발”이라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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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 장르 실험이 이룬 세계적 확장

이번 리스트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살인의 추억〉이 99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43위에 선정됐다. 〈살인의 추억〉은 한국 사회가 겪은 가장 어두운 집단 기억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기반으로 하되, 그것을 단순한 범죄 드라마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무력한 수사기관, 고장난 공권력, 일그러진 남성성, 그리고 비웃는 듯한 유머가 함께 교차하며, “상상할 수 없는 악 앞에 선 인간의 한계를 정밀하게 해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드보이〉는 뉴욕타임스로부터 “비틀린 스릴러의 오페라 같은 폭력성”이라는 정의를 얻었다. 복수극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한국적 리듬과 과장된 감각성, 그리고 파격적 미장센으로 재조립한 이 작품은, 아시아 영화의 미학이 어떻게 세계적 언어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작이다. 박찬욱 감독의 서사는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셀린 송의 〈Past Lives〉, 한국 디아스포라 영화의 감수성

이 리스트에는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Celine Song)의 데뷔작 〈Past Lives〉도 8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는 이민과 이별, 회한과 감정의 밀도로 짜인 섬세한 로맨스를 통해 ‘디아스포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아낸다. 한국영화가 단지 본토 중심이 아니라, 전 세계 한국계 창작자들에 의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기생충〉이 거대한 구조의 파열을 다뤘다면, 〈Past Lives〉는 그 구조 속에서 유예된 감정과 기억의 층위를 포착한다. 한국영화의 서사는 이제 폭력, 슬픔, 계급, 기억, 관계의 다양한 결로 나뉘며 세계영화의 다층성을 구성하는 주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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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 영화의 중심이 된 한국

뉴욕타임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글로벌 플랫폼의 확산으로 기존 배급 질서가 흔들린 지난 25년, 어떤 영화가 진짜 ‘21세기적 감각’을 통과해 살아남았는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언급은 단순한 영화사적 정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생충〉의 1위 선정은, 한국영화가 더 이상 ‘로컬 콘텐츠’로 분류되지 않음을 확인시켜준다.

〈기생충〉의 글로벌 성공은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아마존프라임 등 스트리밍 환경에서의 한국 콘텐츠 소비 확장과 맞물린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관에서 관람한 마지막 거대한 영화의 작가이자, 스트리밍 시대에 ‘글로벌 작가주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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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푸티지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화 '미키 17' 푸티지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봉준호 감독'과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헤어질 결심'의 성공 이후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하던 박찬욱 감독이 HBO Max의 미국 드라마 '동조자'로 다시금 대중 앞에 섰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헤어질 결심'의 성공 이후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하던 박찬욱 감독이 HBO Max의 미국 드라마 '동조자'로 다시금 대중 앞에 섰다./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폭력과 멜로드라마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폭력과 멜로드라마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The New York Times 인스타그램 갈무리/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세계영화가 봉준호에게 묻고, 한국영화가 대답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한국이라는 구체적 지역에서 출발하지만,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영화 언어로 번역해낸다. 〈기생충〉은 그 번역의 가장 정교한 결과물이었고, 〈살인의 추억〉은 지역성의 한계를 넘은 인간성과 사회성의 미학이었다.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폭력과 멜로드라마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셀린 송의 〈Past Lives〉는 이산된 기억과 정체성을 서정적으로 회복시켰다.

한국영화는 이제 세계영화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장르적 파격, 미학적 정교함, 사회적 통찰을 동반한다. 〈기생충〉의 1위는 그 질문에 대한 세계의 답변이자, 다음 질문을 준비하는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다.

K- 무비 격변 헤쳐나간 영화 조사해 보니 '기생충'...NYT 선정 1위  사진=2025 06.27   넷플릭스/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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