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김동희기자] 2025년 7월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 K-콘텐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도, 디즈니+ 대작도 아니었다. 구독 기반 플랫폼이 아닌, 광고 기반 플랫폼 유튜브에서 발화된 K-콘텐츠의 확산력이 타 스트리밍 플랫폼을 압도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전략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플랫폼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구조, 소비 방식, 연결 메커니즘의 총체적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결정적이다.
구글 트렌드와 유튜브 글로벌 조회수 분석 결과, 2025년 7월 셋째 주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K-콘텐츠는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의 『바퀴달린입 Season 3』와,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의 뷔로그 콘텐츠였다. 『바퀴달린입』은 예능 포맷의 ‘구조 파괴’와 짧은 내러티브 호흡, 그리고 비정형 편집 스타일로 주목받았으며, 동남아시아·북미·중남미·유럽 일부 국가까지 주요 소비 트래픽을 형성했다. 해당 콘텐츠는 구독 기반 스트리밍 플랫폼의 프리미엄 기획과는 다른 방향에서, 실시간 반응형 콘텐츠 확산이라는 새로운 지형을 구축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뷔의 감성 브이로그’는 10분 안팎의 감각적 영상미와 짧은 인터랙션 중심 서사로, 2025년 7월 단일 콘텐츠 조회수 7천만 건을 넘겼다. 이는 동시기 넷플릭스·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평균 시청 건수보다 약 2.4배 높은 수치다. 유튜브는 알고리즘 기반 추천 구조를 통해 K-콘텐츠 소비자에게 유사한 영상 클러스터를 즉시 제공하며, 구독 여부와 무관한 비선형적 소비 루트를 만들어낸다. K-콘텐츠가 세계 콘텐츠 시장의 주류로 부상한 이유는 ‘기획력’과 함께 ‘접근의 자유도’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K-콘텐츠의 유튜브 중심 확산은 기술적·문화적 요인이 복합된 결과다. 첫째, 모바일 중심 소비 구조는 긴 러닝타임보다 짧고 직관적인 콘텐츠를 선호하게 만들었고, 둘째, 예능·음악·셀럽 브이로그 등 비극적 서사보다 감정 공감을 중심으로 하는 연성 콘텐츠가 글로벌 정서와 더욱 긴밀히 접속하고 있다. 셋째, 플랫폼 유료화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면서 광고 기반의 무료 접근 가능성이 콘텐츠 소비에서 결정적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요인은 K-콘텐츠가 유튜브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유튜브는 기존 서구 중심의 OTT 콘텐츠 유통 질서에서 벗어난, 사용자 중심의 다변화된 유통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 제작사는 유튜브를 통해 아시아, 중동, 중남미 지역의 비영어권 시청자와 직접 접속하며, 자막–편집–지역 언어화 전략을 자체 운영할 수 있다. 예능 콘텐츠의 자막 번역 커뮤니티와 팬덤 기반 배급 네트워크는 한국 콘텐츠의 비공식 유통을 공식화하는 연결 채널로 기능하며, 이는 유튜브만의 독자적 ‘확산 동력’이자 전략 자산이다.
2025년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플랫폼 확산 구조에 대응해, 비구독형 플랫폼 전용 콘텐츠 지원정책을 수립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은 2025년부터 ‘글로벌 확산형 숏폼·미드폼 콘텐츠 기획 지원사업’을 운영하며, 총 300억 원 규모의 제작 펀드를 통해 유튜브 기반 콘텐츠 기업과 크리에이터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기존 드라마·영화 중심의 수출 정책이 아닌, 일상형 감성 콘텐츠의 확산 메커니즘을 제도적 구조로 받아들이겠다는 방향 전환이다.
K-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유명해졌지만, 유튜브에서 세계와 연결되고 있다. 구독 기반 콘텐츠 산업이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는 상황에서, 유튜브는 콘텐츠 그 자체보다 콘텐츠가 머무는 ‘경로’로서의 플랫폼 전략을 다시 쓰고 있다. 2025년 이후, K-콘텐츠의 미래는 더 이상 '무엇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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