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직장에 요구하는 것 [KtN 증권부] 사진=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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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임우경기자] ‘명함 속 직책’이 아니라 ‘매일의 성장’에 집중하는 세대가 등장했다. ‘일터’는 더 이상 고용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배움의 여정이 가능해야 하고,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딜로이트가 44개국 2만3천여 명의 밀레니얼과 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글로벌 MZ세대 서베이’는 이 같은 흐름을 수치로 확인시켜준다. 설문에 응답한 Z세대 중 기업의 임원 자리를 커리어 목표로 삼은 이는 단 6%에 불과했다. 반면, 절반 이상은 매주 커리어 역량 강화를 위한 자기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직위보다 배움, ‘성장’이 동기의 핵심으로

MZ세대에게 커리어의 목표는 더 이상 승진이 아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이 회사에 입사한 이유를 묻는 항목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항목은 ▲일과 삶의 균형, ▲경력 개발 가능성, ▲배움의 기회였다. Z세대의 10명 중 7명은 주 1회 이상 역량 개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밀레니얼 세대도 59%가 이에 해당했다.

이들은 특히 커뮤니케이션, 공감 능력, 시간 관리와 같은 ‘소프트 스킬’과 업계 전문지식을 커리어 성장에 필수적인 역량으로 꼽았다. 문제는, 이러한 개발을 지원해줄 조직 안의 시스템과 상사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자는 ‘감독자’가 아니라 ‘성장 파트너’여야 한다

서베이는 관리자에 대한 MZ세대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Z세대의 59%, 밀레니얼의 57%는 상사가 팀원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33%, 32%에 그쳤다.

MZ세대는 관리자에게 단순한 업무 지시가 아닌 조언, 멘토링, 워라밸 존중까지 기대한다. 하지만 관리자 대부분은 여전히 하루 단위의 과업 통제에 집중하고 있다. 딜로이트가 같은 해 발표한 인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리자들은 일과 시간의 40%를 행정 및 단기 과제에 사용하며, 인재 육성에 할애하는 시간은 13%에 불과했다.

학습은 ‘업무 외 시간’에만 가능한 현실

Z세대의 67%는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역량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직무 안에서 배우는 경험보다, 바깥에서 쌓는 배움이 더 많다는 현실은 조직의 학습 환경이 여전히 단편적이며 단속적임을 드러낸다.

Z세대와 밀레니얼은 실무 기반의 현장 학습(89%)과 숙련된 동료로부터의 멘토링(86%)을 가장 효과적인 배움의 방식으로 꼽았다. 이는 단기 연수나 온라인 강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MZ세대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 운영뿐 아니라, 학습 시간 확보, 외부 학습 비용 지원, 구독형 학습 플랫폼 도입, 그리고 ‘잡 섀도잉’과 같은 실질적 경험 기회를 원하고 있다.

명문대보다 중요한 것, ‘내가 나아질 수 있는가’

MZ세대는 조직이 자신의 성장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면, 기업의 브랜드 가치나 연봉 수준과 무관하게 회사를 떠날 수 있다. 서베이에 응답한 한 Z세대는 “몇 년 안에 스스로를 한정짓고 싶지 않다. 회사 내에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나 문화가 없다면 네임밸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조직이 사람을 오래 붙잡아 두고 싶다면, 단지 연봉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배움’이라는 촘촘한 울타리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은 특정 부서의 일이 아니다. HR, 리더, 현장 관리자, 그리고 전체 경영진이 공유해야 할 문화적 의무이자 경영 전략이다.

리더십의 중심, ‘사람을 키우는 기술’로 옮겨가야

결국 필요한 것은 관리자의 역할 재정의다. 현장의 관리자들이 업무 감시자가 아닌, 팀원의 성장에 진심을 기울이는 동반자로 기능해야 한다. 인사부문은 관리자 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교육은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

AI 도입, 원격근무 확대, 커리어 다변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일하는 방식은 급변하고 있다. 이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조직은 유능한 인재를 잃는다. 반면, ‘배움’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조직은 MZ세대의 동기를 유도하고 몰입을 확보하며, 장기적으로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