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2026 봄여름 컬렉션, 힘과 우아함의 경계가 사라진다

[KtN 임우경기자]샤넬 2026 봄여름 컬렉션은 남성복의 구조와 여성복의 유연함을 결합해 젠더의 경계를 지웠다. 마티유 블라지는 의복을 성별의 틀에서 해방시키고, 인간의 태도와 자유를 표현하는 언어로 확장했다.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스타일의 전환이 아니라, 의복이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하던 오랜 질서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읽힌다.

마티유 블라지는 남성복의 직선적 테일러링과 여성복의 유동적 실루엣을 한 무대에 올렸다. 구조적 재킷, 정제된 셔츠, 느슨하게 떨어지는 팬츠가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샤넬 특유의 트위드 소재는 더 이상 여성성을 상징하지 않는다. 대신 활동성, 자율성, 그리고 실용성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변화했다. 의복의 구조는 여성을 단단하게 감싸던 규범의 껍질을 벗기고,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되었다.

샤넬이 과거에 보여준 여성상은 ‘절제된 우아함’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의 여성상은 ‘행동하는 주체’로 전환되었다. 마티유 블라지는 옷의 기능성과 움직임을 강조하며, 단순히 아름다운 외형이 아니라 능동적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패션의 중심이 시각적 장식에서 물리적 자유로 이동한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젠더 개념이 해체되고 있는 사회 흐름과 맞물린다. 성별의 구분이 아닌 개인의 태도와 목적이 옷을 규정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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