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의 시대가 끝나고 회복탄력성이 기준이 되다
짧은 공급망과 복수 거점, 비용보다 중단을 피하는 선택
기업 이사회가 다시 계산하는 제조의 위치

[KtN 박채빈기자]글로벌 기업의 제조 전략이 다시 쓰이고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가장 싸게 만드는 방식에서, 멈추지 않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강조한 ‘노 리그렛(no-regret) 전략’은 이 변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규범과 통상 리스크가 상시화된 환경에서, 후회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선택은 소비자 기반 가까이에 생산을 두는 것이다.

과거의 글로벌 제조는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임금이 낮고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집중시키고, 물류로 이를 연결하는 방식이 표준이었다. 이 구조는 가격 경쟁력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취약성을 키웠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은 이 취약성이 얼마나 큰 비용으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줬다.

현재의 통상 환경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비용이 아니다. 중단이다. 관세 인상보다 무서운 것은 통관 지연이고, 규제 해석 변경이다. 어느 날 갑자기 특정 부품이 규제 대상이 되거나, 원산지 기준이 바뀌어 출하가 멈출 수 있다. 이때 생산비가 조금 낮았다는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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