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rade ‘Nonhuman Life’, 조립 가능한 옷이 남긴 질문

[KtN 신미희기자]P.Andrade의 ‘Nonhuman Life’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미래를 말하는 장치는 모듈러 구조다. 탈부착 가능한 패널, 분리된 플랩, 레이어의 재조합은 기술적 진보를 암시하는 표식처럼 배치돼 있다. 설명만 놓고 보면 변화무쌍한 환경에 대응하는 옷,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시스템이 제시된다. 그러나 실제 착장 이미지를 기준으로 보면 모듈러 디자인은 기능적 해법이라기보다 형식적 장치에 가깝게 작동한다.

모듈러 디자인은 본래 분명한 전제를 가진다.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옷의 구조를 바꾸고, 그 변화가 체온 조절이나 활동성, 수납 기능으로 이어져야 한다. 조립과 분해가 반복될수록 효율은 높아지고, 사용성은 직관적이어야 한다. 공구나 장시간의 조작을 요구하는 구조는 모듈러라는 개념과 어긋난다. 문제는 ‘Nonhuman Life’의 모듈러 구조가 이러한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는가다.

컬렉션에 등장하는 플랩과 패널은 분명히 분리돼 있다. 그러나 결합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착용 장면만으로 조립 순서를 파악하기 어렵고, 변화 이후의 기능적 차이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분리와 결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 결과가 체감되는 구조는 아니다. 모듈러라는 단어가 요구하는 사용 경험의 변화는 제한적으로만 드러난다.

구독자 전용 기사 입니다.
회원 로그인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