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러스크병원 서형선 센터장, 근육 하나보다 몸 전체의 움직임 주목…재활은 치료실을 넘어 생활 복귀의 문제로 넓어지고 있다
[KtN 임우경기자]수지 러스크병원 재활치료실에서 치료사는 환자의 통증 부위만 보지 않는다. 어깨 높이, 골반 기울기, 체중이 실리는 방향, 걸음걸이와 앉는 자세까지 함께 본다. 무릎이 아픈 환자에게 무릎만 묻지 않고,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허리만 보지 않는 이유다. 통증은 한 부위에서 느껴지지만, 몸은 여러 관절과 근육이 연결된 상태로 움직인다.
서형선 센터장은 물리치료사의 목표를 환자가 아프지 않게 생활하고 사회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로 설명했다. 치료실에서 통증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환자가 다시 앉고 서고 걷고 일하는 생활로 복귀해야 치료의 의미가 완성된다는 판단이다. 서 센터장은 주말과 저녁에도 치료사들과 공부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몸을 보는 기준과 재활 현장의 흐름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2025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3%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2036년 고령인구 비중이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이다. 오래 사는 사회에서 의료 현장의 과제는 수명 자체보다 보행, 자세, 균형, 일상 동작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재활의료 체계도 기능 회복과 사회 복귀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3월부터 2029년 2월까지 운영될 제3기 재활의료기관 71개소를 지정했다. 재활의료기관은 발병 또는 수술 뒤 장애를 최소화하고 조기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기능 회복 시기에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설명된다.
물리치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직 제한적이다. 온열치료, 전기치료, 마사지처럼 통증을 낮추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재활 현장에서 다루는 문제는 더 넓다. 통증이 어느 동작에서 심해지는지, 몸의 어느 쪽에 체중이 더 실리는지, 환자가 일상에서 어떤 자세를 반복하는지 살펴야 한다. 통증을 줄이는 치료와 몸을 다시 쓰는 훈련이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서 센터장은 물리치료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특정 근육 하나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몸 전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를 더 많이 본다는 설명이다. 팔을 들어 올릴 때 팔 근육 하나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걸을 때 무릎 하나만 일하는 것도 아니다. 목과 등, 골반과 무릎, 발목과 발바닥은 연결돼 움직인다.
한 부위의 통증은 다른 부위의 보상 동작에서 시작될 수 있다. 허리가 아픈 환자에게 골반과 다리 움직임을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목과 등, 날개뼈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몸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쪽이 굳으면 다른 쪽이 대신 일하고, 한 부위가 버티지 못하면 다른 부위가 부담을 떠안는다.
서 센터장은 생활 패턴이 무너지면 체형이 무너지고, 그 결과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부하는 자세,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 오래 앉아 있는 생활, 한쪽으로 기대는 자세가 반복되면 몸은 그 방향으로 적응한다. 처음에는 불편으로 시작하지만, 반복되면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실에서 하는 운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집과 학교, 직장에서 반복되는 자세를 함께 바꿔야 한다.
현대인의 자세 문제는 단순한 거북목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서 센터장은 과거에는 고개가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을 많이 봤지만, 최근에는 턱을 과하게 당기거나 등을 지나치게 펴면서 목과 등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자세를 바르게 하려는 노력이 지나치면 또 다른 긴장과 통증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요가와 필라테스처럼 자세와 근육을 다루는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한 방향으로 과하게 반복되는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숙이는 생활이 많았던 사람이 반대로 몸을 과하게 젖히는 동작을 반복하면 목과 등에 다른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몸에는 정상적인 곡선과 균형이 필요하다. 바른 자세는 무조건 힘을 주고 펴는 자세가 아니라, 몸이 부담 없이 버틸 수 있는 위치에 가깝다.
사무직 환자에게는 목과 어깨의 긴장, 손목과 팔의 저림이 자주 나타난다. 오래 앉아 모니터를 보고, 손목을 굽힌 채 마우스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서 센터장은 목 스트레칭과 의자를 활용한 간단한 움직임을 설명하며, 손목 저림처럼 보이는 증상도 실제로는 팔이나 목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통증 부위와 원인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환자도 달라졌다. 검색과 영상,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증상을 미리 공부하고 치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정보가 많아진 만큼 치료사의 설명도 더 중요해졌다. 서 센터장은 엑스레이를 보고 환자에게 어느 부위가 불편한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치료할지, 어떤 근육을 강화하고 어떤 자세를 조심해야 하는지 설명하면 환자가 더 잘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리치료에서 설명은 부가적인 절차가 아니다. 환자가 왜 이 운동을 해야 하는지 이해해야 치료실 밖에서도 몸을 조심하고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다. 통증이 줄어도 같은 자세와 같은 동작이 반복되면 다시 아플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는 순간, 치료는 병원 안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으로 이어진다.
서 센터장은 환자가 좋아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반대로 기대한 만큼 좋아지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도 했다. 사람의 몸은 객관적인 자료만으로 100% 판단할 수 없고, 치료사의 판단 역시 늘 완벽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백도 이어졌다. 그래서 계속 공부하고, 환자 이야기를 듣고, 다른 치료사의 접근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활치료실의 목표는 통증을 조용하게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환자가 다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앉고, 서고, 걷고, 일하고, 운동하고, 자기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통증 완화와 움직임 회복이 분리될 수 없는 이유다.
물리치료의 무게는 병원 안 처치에서 생활 속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다. 근육 하나를 강화하는 치료에서 몸 전체의 움직임을 회복하는 치료로, 치료사의 지시에서 환자의 이해와 협조로, 통증 완화에서 생활 복귀로 범위가 넓어졌다. 오래 앉고, 오래 걷고,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에 재활은 특별한 환자만의 치료가 아니라 몸을 다시 쓰기 위한 생활의 기술이 되고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