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러스크병원 서형선 센터장, 침대·바닥보다 책상 앞 사용 습관 강조…성장기 몸은 매일의 자세와 움직임 속에서 변화
[KtN 임우경기자]침대에 엎드린 아이가 스마트폰을 본다. 바닥에 웅크린 채 태블릿 화면을 내려다본다. 소파에 기대 몸을 비튼 자세로 영상을 이어 본다. 스마트기기는 공부와 놀이, 소통의 도구가 됐지만, 성장기 아이들의 목과 등, 골반은 화면을 보는 자세까지 함께 기억한다.
수지 러스크병원 서형선 센터장은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이야기하며 장소와 자세를 먼저 짚었다. 스마트기기를 아예 막기보다 침대나 바닥에서 몸을 구부린 채 보는 시간을 줄이고, 가능하면 책상에 앉아 보도록 유도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은 싫어할 수 있지만, 몸을 비틀거나 웅크린 자세가 반복되면 성장기 자세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
성장기 자세 문제는 성인의 통증과 다르게 봐야 한다. 성인은 이미 굳어진 생활습관과 통증 양상을 바탕으로 몸을 다시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근육과 관절의 사용 방식도 함께 만들어지는 시기에 놓여 있다. 같은 스마트폰 자세라도 성장기 아이에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몸을 쓰는 습관으로 남을 수 있다.
서 센터장은 학생들의 자세를 설명하며 어깨 높이, 체중이 실리는 방향, 골반이 빠지는 앉은 자세를 함께 언급했다. 공부할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뒤쪽에 붙이고, 발이 바닥에 닿도록 하며, 책상과 몸 사이의 간격을 맞추는 기본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성장기 자세 관리는 특별한 운동보다 매일 반복되는 앉는 방식에서 먼저 갈린다.
아이들은 통증을 정확한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이 뻐근해도 피곤하다고 넘기고, 허리가 불편해도 오래 앉기 싫다고 표현한다. 한쪽 어깨가 올라가거나, 의자에 앉을 때 골반이 뒤로 빠지거나, 바닥에 앉을 때 늘 같은 방향으로 기대는 모습은 생활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세 신호다.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자세는 목에서 끝나지 않는다. 고개가 앞으로 떨어지면 목 뒤 근육이 머리 무게를 버틴다. 등이 말리면 어깨가 앞으로 따라가고, 골반이 뒤로 빠지면 허리까지 둥글게 말린다. 바닥에 앉아 몸을 비틀면 한쪽 골반과 허리에 부담이 더 실린다. 화면에 집중하는 동안 아이의 몸은 불편을 느껴도 자세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책상과 의자는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다. 다만 침대나 바닥보다 목과 등, 골반의 기준점을 잡기 쉽다. 발이 바닥에 닿고, 엉덩이가 의자 뒤쪽에 닿고, 화면이 지나치게 낮지 않으면 목과 어깨에 몰리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똑바로 앉아”라는 말보다 아이가 오래 무너지지 않고 앉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서 센터장은 검진 현장에서 측만이 의심되는 아이들을 적지 않게 본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공식 통계가 아니라 재활 현장의 체감에 가깝다. 기사에서 중요한 대목은 수치보다 방향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자세가 학교와 집, 스마트기기 사용 환경 속에서 흔들리고 있으며, 부모가 통증이 생긴 뒤에야 알아차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성장기 몸에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오래 앉아 화면을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은 한 방향으로 굳기 쉽다. 반대로 뛰고 걷고 방향을 바꾸고 균형을 잡는 움직임은 아이가 자기 몸을 다양하게 쓰는 경험이 된다. 서 센터장은 아이들이 더 많이 뛰고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모가 살필 지점은 거창하지 않다. 아이가 스마트기기를 주로 어디에서 보는지, 침대와 바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지, 책상에 앉아도 발이 떠 있는지, 의자 높이가 맞지 않는지, 숙제와 영상 시청 사이에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성장기 자세 관리는 병원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집 안의 책상, 의자, 침대, 거실 바닥에서 이미 시작돼 있다.
스마트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는 일도 필요하지만, 사용 자세를 바꾸는 일은 더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아이의 생활에서 화면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공부와 과제, 영상 수업, 친구와의 소통까지 화면을 통하는 일이 많아졌다. 침대에서 보는 습관을 책상 앞으로 옮기고, 바닥에 웅크린 시간을 줄이고, 중간에 일어나 걷는 시간을 만드는 방식이 성장기 몸에는 더 구체적인 도움이 된다.
성장기 통증을 모두 심각한 질환으로 볼 필요는 없다. 반대로 반복되는 목·허리·무릎 통증을 단순 성장통으로만 넘기는 일도 안전하지 않다. 서 센터장은 성장기 통증에 대해 통증 완화와 균형 있는 발달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성장기 아이의 몸은 아직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에, 통증 부위만 보기보다 자세와 움직임, 생활 패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아이들의 운동은 기록보다 경험에 가까워야 한다. 축구나 농구처럼 정해진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르고, 줄넘기를 하고, 놀이터에서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몸을 다양하게 쓰는 경험은 근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균형감각, 방향 전환, 충격을 받아내는 능력, 자세를 스스로 조절하는 감각이 함께 만들어진다.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은 단순한 생활지도 문제가 아니다. 침대와 바닥에서 화면을 보는 습관, 책상 앞에서 무너지는 자세, 뛰어노는 시간이 줄어든 일상은 성장기 몸의 균형과 맞닿아 있다. 목과 등, 골반과 다리는 매일 반복되는 자세와 움직임 속에서 자란다. 통증이 나타난 뒤에야 몸을 살피기보다, 아이가 어디에서 화면을 보고 어떻게 앉고 얼마나 움직이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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