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영화의전당 폐막식서 ‘부산 어워드’ 시상식 동시 진행… 개막 김민하·폐막 임시완 ‘1인 사회’ 체제 2년 연속 유지
올해부터 부산 어워드 대상작에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 폐막식 무게 한층 커져
국비 지원 77% 증액·FIAPF ‘A-리스트’ 진입… 31회 BIFF, 2019년 이후 최대 규모 246편 초청
[KtN 김동희기자] 오는 10월 6일(화)부터 15일(목)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폐막식 사회자로 배우 임시완이 단독 선정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으며, 폐막식은 10월 15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영화제 측은 선정 배경에 대해 “단단한 내공과 캐릭터의 본질을 꿰뚫는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온 배우 임시완의 행보를 눈여겨본 결과”라며, “신뢰가 가는 안정적인 진행이 경쟁부문 ‘부산 어워드’ 수상의 영예와 감동을 한층 더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개막식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알려진 배우 김민하가 단독으로 진행한다.
아이돌에서 ‘청춘의 얼굴’로… 14년의 필모그래피
임시완은 2010년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에 입문했다. 스크린 데뷔작 <변호인>(2013)에서 고문 피해 대학생을 연기해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편견을 깼고, 『미생』(2014)의 ‘장그래’로 불안한 청년 세대의 초상을 절제된 연기로 그려내며 주연 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런 온』(2020), 『소년시대』(2023),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2023) 등 극장·방송·OTT를 가로지르는 작품을 이어왔다.
최근 행보는 ‘글로벌’과 ‘장르 확장’이라는 두 축으로 요약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3에서 이명기 역을 맡아 세계 시청자와 만났고, 임시완 스스로 “선역과 악역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했다”고 밝힌 인물 해석이 화제가 됐다. 2025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에서는 <길복순>의 스핀오프 세계관 속 A급 킬러를 연기하며 액션 장르로 보폭을 넓혔다.
수상 이력도 촘촘하다. 2014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2015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신인연기상, 2022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2023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2024 청룡시리즈어워즈 남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폐막식 사회를 맡는 시점에도 그는 현장에 있다. 유해진과 부자(父子)로 호흡하는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모둡>(감독 박종현, 배급 쇼박스)이 사회자 발표 당일인 9월 4일 크랭크인했다.
왜 폐막식 사회자가 중요해졌나: ‘부산 어워드’의 무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랫동안 비경쟁 영화제의 마무리 행사였다. 그러나 지난해 30회를 맞아 사상 처음 경쟁부문을 도입하면서 성격이 달라졌다. 첫해 심사위원장 나홍진 감독 등 7인 심사위원단은 장률 감독의 <루오무의 황혼>을 만장일치로 첫 대상에 올렸고, 감독상은 서기(수치) 감독의 <소녀>, 심사위원 특별상은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에 돌아갔다.
올해는 그 무게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 9월 1일 기자회견에서 영화제는 올해 경쟁부문 14편을 발표하면서,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이 올해부터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인정받는다고 밝혔다. 아카데미가 지정한 출품 자격 영화제는 칸·베니스·베를린·선댄스·토론토와 부산까지 6곳이다. 지난 3월에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으로부터 세계 17개 ‘A-리스트’ 영화제 중 하나로 공식 선정됐다.
즉, 임시완이 진행하는 폐막식은 단순한 ‘축제의 끝인사’가 아니라 아시아 영화 한 편에 세계 무대로 향하는 자격을 부여하는 자리다. 지난해 폐막식 사회를 맡았던 배우 수현 선정 당시에도 영화제 측은 “경쟁영화제로의 첫 도약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의미 있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올해 경쟁작에는 임하연 감독 <그날의 태주>, 김정훈 감독 <면도>,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 등 한국 작품 3편과 마지드 마지디 감독 <빵과 책> 등 아시아 각국의 작품이 포함됐다.
‘1인 사회’와 ‘글로벌 인지도’… 사회자 선정의 구조 변화
최근 2년간 BIFF 개·폐막식 사회자 선정에는 뚜렷한 패턴이 읽힌다. 첫째, 남녀 2인 공동 사회라는 오랜 관행 대신 1인 단독 사회 체제가 정착되고 있다. 지난해 개막 이병헌·폐막 수현, 올해 개막 김민하·폐막 임시완 모두 단독 진행이다. 둘째, 사회자 모두 글로벌 플랫폼 화제작(『오징어 게임』, 『파친코』)을 통해 해외 인지도를 확보한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쟁영화제·A-리스트 진입 이후 해외 게스트와 외신을 의식한 ‘얼굴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시상식 진행의 안정성이라는 실무적 고려도 작용한다. 부산 어워드 시상식이 폐막식에 통합되면서, 수상작 호명과 심사위원·수상자 소개, 해외 게스트 응대 등 진행 부담이 커졌다. 영화제 측이 임시완 선정 이유로 ‘안정적인 진행’을 앞세운 배경이다.
예산 회복과 흥행 반등… 31회 BIFF가 놓인 자리
폐막식이 더 화려해질 수 있는 물적 토대도 마련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6 국내 및 국제 영화제 지원 사업’에서 BIFF는 지난해 5억4700만 원보다 약 77% 늘어난 9억68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해 지원 대상 32곳 중 최다 배정을 받았다. 영진위의 영화제 지원 총액 자체가 31억9600만 원에서 42억6100만 원으로 10억 원 이상 늘어난 결과다.
관객 지표도 상승세다. 지난해 30회 영화제는 공휴일 없는 일정에도 공식 선정작 관객 17만5889명, 부대행사 포함 총 23만8697명을 기록해 팬데믹 이후 최다 관객을 모았다. 올해는 개막일을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앞당기고 관객이 몰리는 목~일요일 상영을 하루 5회차로 늘렸으며, 59개국 246편의 공식 초청작은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다만 과제도 남는다. 지난해 결산에서는 매년 공개되던 좌석 점유율이 별도 발표되지 않아 투명성 논란이 제기됐고, 국내 영화시장 침체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경쟁영화제 전환 2년차인 올해가 ‘부산 어워드’의 권위를 안착시킬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시아의 칸’을 향한 두 번째 시상식
경쟁부문 도입, 아카데미 출품 자격 확보, A-리스트 진입은 BIFF가 ‘아시아 영화의 발견자’에서 ‘아시아 영화의 공인 기관’으로 정체성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폐막식이 그 상징적 무대가 된 만큼, 사회자의 역할도 단순 진행자에서 영화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얼굴’로 확장되고 있다.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출발점에서 청년 서사의 아이콘을 거쳐 글로벌 시리즈와 장르 영화로 영역을 넓혀온 배우다. 아시아 신인·중견 감독의 작품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관문이 된 부산 어워드 시상식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10월 15일 영화의전당, 두 번째 부산 어워드 대상 트로피가 누구에게 향할지, 그리고 그 순간을 임시완이 어떤 목소리로 전할지가 올해 영화제의 마지막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