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심리에서 노동·경제·역사의 기억까지…테츠야 이시다와 요시토모 나라로 읽는 동시대 전시의 ‘내면’ 확장
[KtN 임민정기자]녹슨 해적선 안에 사람의 몸이 끼어 있고, 청록색 바탕 앞에는 작은 아이가 홀로 서 있다. 테츠야 이시다(Tetsuya Ishida)와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인간의 내면에 접근한다. 한쪽에서는 사회 안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신체가 등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 얼굴에 쉽게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이 머문다. 홍콩 소더비 메종(Sotheby’s Maison)의 ‘PSYCHO: Identity Alienation Shadow Duality’는 두 작업 사이에 정체성, 소외, 그림자, 이중성이라는 연결선을 놓았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이시다, 나라,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한스 벨머(Hans Bellmer), 이불(Lee Bul), 프랭크 아우어바흐(Frank Auerbach), 폴라 레고(Paula Rego)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의 심리가 단순한 감정 표현에 머물지 않는다. 개인이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에 사회적 압력과 경제 환경, 기억과 역사가 함께 개입한다. ‘내면’을 사적인 영역으로만 다루기보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외부 조건과 연결하는 구성이 두드러진다.
테츠야 이시다의 1996년작 ‘Can’t Fly Anymore’에는 녹이 슨 해적선 형태의 놀이기구와 인물이 결합돼 있다. 놀이와 움직임을 위해 존재하는 장치는 사람을 태우고 이동시키는 대신 인물의 몸을 붙잡은 구조처럼 변한다. 비행을 연상시키는 제목과 움직일 수 없는 신체의 대비가 작품 전체에 긴장을 남긴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