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에서 1985년 영화로…안성기·장미희 주연, 미국 현지 촬영
9월 30일 필름포럼서 상영·시네토크…배창호·김종원·유성호 참여

1985년 ‘깊고 푸른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촬영 현장. 사진=배창호 감독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1985년 ‘깊고 푸른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촬영 현장. 사진=배창호 감독 제공,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최인호의 소설 '깊고 푸른 밤'이 오는 9월 30일 서울 예술극장 필름포럼에서 다시 상영된다. 1982년 제6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소설은 3년 뒤 배창호 감독의 영화로 옮겨졌다. 최인호가 자신의 소설을 직접 각색했고 안성기와 장미희가 주연을 맡았다. 문학에서 출발한 작품이 영화로 관객과 만난 지 41년 만에 제4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시상식과 같은 날 다시 극장에 걸린다.

1982년 발표된 '깊고 푸른 밤'은 소설의 공간을 미국으로 넓힌 작품이다. 최인호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욕망과 좌절, 인간의 내면을 다뤘고 작품은 그해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됐다. 최인호 문학에서 미국이라는 공간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눈에 띈다.

영화는 1985년 3월 1일 개봉했다. 배창호 감독이 연출하고 최인호가 원작과 각색을 맡았으며, 안성기가 백호빈, 장미희가 제인을 연기했다. 미국에 불법체류 중인 백호빈은 영주권을 얻어 한국에 있는 가족을 불러오기 위해 미국 시민권자인 제인과 위장결혼한다. 계약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제인이 백호빈에게 마음을 품으면서 달라지고, 미국에서 성공하려는 욕망과 사랑이 충돌하면서 비극으로 치닫는다.

1980년대 한국 사회에 퍼져 있던 아메리칸드림은 영화의 중심에 놓였다.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얻으려는 백호빈에게 영주권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고, 제인에게 결혼은 돈을 받는 계약에서 출발한다. 영화는 두 인물을 미국의 도로와 사막으로 밀어 넣으면서 성공을 좇는 욕망과 이민자의 고립을 함께 다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작품이 당시 한국인들이 품었던 아메리칸드림의 허상과 비극성을 그려냈다고 평가한다.

배창호 감독은 어린 시절 영화를 통해 영웅과 모험을 만났고, 감독이 된 뒤에는 영웅의 폭력과 환상의 위험까지 다시 들여다봤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배창호 감독은 어린 시절 영화를 통해 영웅과 모험을 만났고, 감독이 된 뒤에는 영웅의 폭력과 환상의 위험까지 다시 들여다봤다.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촬영도 당시 한국영화의 제작 여건과 비교하면 이례적이었다. 미국 현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최인호와 배창호, 안성기가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에 이어 다시 함께 작업했다. 최인호가 원작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직접 각색을 맡으면서 소설과 영화 사이의 연결도 한층 직접적이었다.

영화는 흥행에서도 큰 반응을 얻었다. 서울 개봉관에서 49만5000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당시 일부 기록에는 후속 상영관 관객까지 합쳐 60만명을 넘어섰다는 수치도 남아 있지만, '한국영화연감'이 집계한 공식 서울 개봉관 기록은 49만5000여 명이다.

수상 내역도 이어졌다. 1985년 제24회 대종상에서 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등을 받았고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영화 부문 대상과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제30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흥행과 영화상 수상이 함께 이어지면서 '깊고 푸른 밤'은 배창호 감독의 1980년대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9월 30일 상영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진 지 40여 년이 지난 뒤 배창호 감독이 직접 관객과 만난다. 오후 3시30분 필름포럼에서 영화 상영을 시작하고, 이어지는 시네토크에는 배창호 감독과 김종원 영화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참여한다. 오후 6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제4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인 정세랑 작가의 시상식과 리셉션이 열린다. 시상식에 앞서 '깊고 푸른 밤' 관련 시네토크가 진행되는 일정도 공식 발표됐다.

1982년 소설로 발표된 '깊고 푸른 밤'은 1985년 최인호의 각색과 배창호의 연출을 거쳐 영화가 됐다. 소설에서 미국으로 넓어진 공간은 영화에서 실제 미국의 도로와 사막으로 옮겨졌고, 안성기와 장미희가 욕망과 사랑이 엇갈리는 두 인물을 맡았다. 9월 30일 필름포럼에서는 41년 전 만들어진 영화와 배창호 감독의 이야기가 다시 관객 앞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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