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같은 도시라도 매일 다른 세트리스트…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아리랑', 88회 대장정 속 '희소성 마케팅' 통했다
세트리스트 무작위 변주부터 한글 100주년 의상까지… '단 하루' 현장성 극대화로 글로벌 팬덤 유입 가속화
[KtN 신미희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진행 중인 대규모 월드투어 'BTS WORLD TOUR 'ARIRANG''이 전 세계 공연 시장에서 차별화된 무대 연출로 관객 반응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4월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북미와 유럽을 거쳐 남미 무대에 오른 이번 투어는 총 88회차 일정으로 기획됐다. 투어가 반환점을 넘긴 시점에서도 매회 달라지는 선곡, 개최 도시의 문화를 녹여낸 패션, 현지 밀착형 소통 방식을 유지하며 공연의 현장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동일한 규격의 대형 스타디움 투어에 변주를 줌으로써 '오늘 공연은 단 한 번뿐'이라는 관객 경험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 도시별 맞춤형 선곡과 즉흥 무대… 회차별 희소 가치 높인 세트리스트 전략
방탄소년단은 고정 세트리스트 구조에서 벗어나 매 회차 즉흥적으로 곡을 바꾸는 '랜덤 곡' 코너를 도입했다. 데뷔 초기 음반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폭넓은 목록 중 무대 위에서 직접 선곡하는 방식이다. 전주가 재생되기 전까지 관객은 물론 연출팀조차 곡명을 알 수 없어 다회차 관람객에게도 매번 새로운 몰입감을 전달한다.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맞춤형 선곡도 병행한다. 일본 도쿄 공연에서는 'Crystal Snow', 'FOR YOU' 등 일본 발매 곡을 배치했고, 부산 공연에서는 고향과 연고지를 다룬 '팔도강산'과 'Ma City'를 무대에 올렸다. 특히 'Ma City'는 현장 분위기에 맞춰 가사 일부를 부산에 맞게 개사해 객석의 호응을 유도했다.
□ 한글날 100주년 패션부터 현지 소품까지… 정체성과 지역 문화의 융합
무대 연출과 의상 구성에서도 도시별 정체성이 두드러진다. 멕시코 공연 당시 카우보이 모자를 착용하고, 캐나다 토론토 무대에서는 현지에서 조달한 키링과 동물 인형을 착장 소품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시도 역시 정교해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콘서트에서는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 의상을 선보였다. 멤버 전원의 본명과 팬덤 '아미(ARMY)'를 향한 메시지, 태극 문양을 그래픽 요소로 녹여내 7명 각자의 개성을 살린 7인 7색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글로벌 팬덤을 대상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적 유산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방식이다.
□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위트와 언어 교환… 일방향 공연 넘은 쌍방향 소통
단순한 현지어 인사말 낭독을 넘어 관객과의 맥락을 공유하는 소통 방식도 투어의 주요 특징이다. 최근 콜롬비아 보고타 공연 당시 관객석에 '아싸라비아'라는 환영 문구가 등장하자, 멤버들은 과거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에서 언급했던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를 현장에서 재현하며 안무와 노래를 곁들였다. 수년 전 온라인 콘텐츠의 밈(meme)이 실제 남미 오프라인 무대에서 연결된 사례다.
프랑스 파리 공연에서는 현지어 표현으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현지 관객에게 한국어 표현인 '사랑해' 발음과 의미를 소개하며 언어적 교류를 시도했다. 정형화된 대본을 지양하고 각 도시의 언어와 유머를 교환하는 과정이 무대의 현장감을 끌어올린다.
□ 남미 횡단 후 아시아로… 88회 투어 후반부 일정 본격화
지난 9월 투어 반환점을 돈 방탄소년단은 오는 14일과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남미 투어 일정을 이어간다. 이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아시아 등 주요 대륙을 순회하는 일정을 내년 상반기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무대 규격화가 일반적인 대형 스타디움 투어 환경 속에서, 매회 세트리스트와 현장 요소를 재편하는 방탄소년단의 투어 연출은 글로벌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단발성 이벤트의 한계를 넘는 전략적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후원=NH농협 302-1678-6497-21 위대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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