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문서를 통해 드러난 고대 그리스 도자기의 진실

[KtN 임민정기자] 최근 크리스티 경매에서 판매 예정이었던 고대 그리스의 네 점의 도자기가 약탈 문화재로 밝혀져 경매 목록에서 제외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약탈 문화재 거래 혐의로 2011년 유죄 판결을 받은 앤티퀴티 딜러, 지안프랑코 베키나의 작품임이 드러나면서 예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도자기는 맨프레드 짐머만 박사의 컬렉션에서 발견되었다. 해당 작품들은 과거 베키나가 1979년 제네바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 의뢰했던 것으로, 크리스티는 자체 기록을 통해 이와 같은 연결 고리를 사전에 발견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약탈 문화재 및 밀매 네트워크 전문가인 크리스토스 츠로기아니스 박사는 2020년 사망한 이탈리아 공공검사 파올로 조르지오 페리로부터 전달받은 문서와 이미지를 통해 이 작품들의 출처를 밝혀냈다. 특히, 베키나가 작품을 의뢰한 경매 카탈로그에는 해당 작품들이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예술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매에서 제외된 작품 중에는 전사들로 장식된 아틱 컵, 스핑크스가 장식된 그릇의 뚜껑, 디오니소스를 특징으로 하는 물주전자, 그리고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를 특징으로 하는 오일 항아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각의 추정 가격은 $15,000부터 $30,000에 이르렀다.

이들 작품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독일 브레멘의 앤티켄뮤지엄 임 슈노어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함부르크의 뮤지엄 퓌르 쿤스트 운트 게베르베에서 전시되었다. 츠로기아니스는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 수집가, 박물관 모두 불법적인 물품을 전시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무관심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는 성명을 통해 "크리스티가 이 객체들이 지안프랑코 베키나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문서가 연결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즉시, 우리는 작품들을 추가 조사를 위해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약탈 문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며, 예술계 내에서 출처 연구의 중요성과 문화재의 합법적인 거래를 위한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예술계와 공공 기관은 약탈된 문화재의 유통을 막기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