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체험’으로 소비의 프레임을 바꾸는 세대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체험 중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체험 중심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상기기자] 2025년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의 무게 중심을 ‘소유’에서 ‘체험’으로, ‘소비’에서 ‘확장’으로 옮기고 있다. 전통적으로 30대 소비자는 안정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세대로 분류되어 왔지만, 2025년 1월~5월의 데이터는 그런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진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체험 중심의 리테일 브랜드에서 결제금액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브랜드는 마이리얼트립이다. 마이리얼트립은 밀레니얼 세대의 결제금액 비율이 전년 동기간 대비 9.7%포인트 상승하며, ‘디지털 기반 맞춤여행’이라는 신시장을 열고 있다.

진에어, 놀인터파크, 트리플 등 항공·여행 예약 플랫폼도 TOP10에 이름을 올렸고, 밀레니얼 세대의 결제 비율은 40%를 상회했다.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기반 여행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배경에는 맞춤형 정보 큐레이션, 플랫폼 중심 예약, 그리고 체험 콘텐츠의 확장성이 자리한다. 여행을 준비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소셜 미디어와 연결되면서, 여행은 경험 소비이자 콘텐츠 생산 행위로 격상되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변화는 단지 ‘어디로 떠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연결되는가’에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은 2025년 1월~5월, 생성형 AI 서비스인 ChatGPT 유료 구독 결제금액 비율이 6.7%포인트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은 13,465원 증가해 총 37,987원을 기록했다.

ChatGPT는 단지 정보 검색의 도구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생성형 AI를 업무 자동화, 학습 파트너, 콘텐츠 보조 도구로 활용하며, 자기계발과 생산성의 레버리지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AI와 함께 학습하고,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며, 스스로의 능력을 시장에서 전시한다.

이러한 행태는 단지 ‘디지털 친숙성’ 때문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MZ세대 중에서도 사회에 진입한 후 수많은 위기를 거친 경제 경험 세대이며, 그만큼 재정적 효율성과 개인 성장 간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한 목적에 가장 적합한 소비가 ‘여행’과 ‘AI 구독’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정책 설계의 기초 자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는 청년·중장년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AI·데이터 교육사업, 온라인 창업 플랫폼 육성, 관광 산업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주도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소비 행태를 수치화하고, 이에 기반한 정책적 피드백 구조는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ChatGPT 유료화와 같은 구독경제 모델은 디지털 창작자 생태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유튜브 편집, 블로그 운영, 뉴스레터 발행, 전자책 제작 등 콘텐츠 중심의 1인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부업과 소득창출 수단으로 기능한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는 AI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자기계발과 부가수익을 추구하는 ‘생산형 소비자’(prosumer)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 데이터는 단지 카드사의 몫이 아니라, 노동시장 변화와 교육 정책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2025년의 밀레니얼 세대는 더 이상 ‘중간세대’가 아니다. 이들은 기술과 콘텐츠, 체험과 생산, 연결과 성장의 경계에서 스스로 삶을 조직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밝힌 수치들은 그들의 선택이 얼마나 전략적이고, 얼마나 문화적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은 이제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며,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다. 여행은 단지 떠남이 아니라 연결이고, AI는 기술이 아니라 자기확장의 언어다. 그리고 그 길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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