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전공의 재료 선택과 배치 방식이 만들어낸 조형적 거리
[KtN 박준식기자] 김포대학교 뷰티아트과 제8회 캡스톤 디자인 성과발표회에서 5팀은 아르테미스를 주제로 금속 구조, 섬유, 금박, 네일 조형을 결합한 작업을 발표했다. 작업은 달의 여신이라는 표제를 달고 있지만, 상징의 해석보다는 조형 단위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되고 분리되는지 관찰할 수 있는 구성에 가깝다. 세 전공이 선택한 재료와 형태는 동일한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방향을 또렷하게 유지하고 있어, 하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생긴 간격들이 동시에 드러난다.
작업의 물리적 중심은 정지윤이 제작한 헤어 구조다. 머리카락을 다루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금속 링을 여러 겹 중첩해 외부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링은 같은 각도나 규칙을 따르지 않고, 크기와 기울기가 서로 다른 상태로 배치되어 있다. 중심축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은 배치는 구조 내부의 비어 있는 공간, 겹쳐지는 면, 어긋나는 선이 그대로 들어나는 특징을 만든다. 흰 천은 표면을 덮기 위한 용도보다는 금속의 일부를 가리고 일부를 드러내는 중간층 역할을 하며, 주름의 방향이나 밀도도 균일하게 통제되지 않은 형태로 남아 있다. 여기에 배치된 금색 장식은 특정 방향으로 집중되어 구조의 무게가 한쪽으로 실리는 인상을 만든다.
정지윤이 작업한 메이크업과 피부 표현은 재료 중심의 구성 방식을 취한다. 얼굴에는 금박 조각이 일정한 패턴 없이 부착되어 있으며, 흰 깃털이 눈 주변의 인상을 변화시킨다. 금박은 얼굴의 입체를 따라 반사면을 나누지만, 특정 도형이나 상징을 형성하지는 않는다. 깃털은 표정을 약화시키고 시선을 흘러가게 하는 작용을 하지만, 얼굴 자체가 전달하는 의미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은 아니다. 색 구성은 금색과 백색을 중심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인물 묘사나 감정 표현보다 표면의 변형을 우선적으로 다룬 접근으로 정리된다.
피부 전공 파트에서 제작한 향·석고 오브제는 달을 연상시키는 형상, 백색 기둥, 금속 요소 등을 조합해 구성됐다. 그러나 이 하부 구성은 상단 구조와 동일한 방식의 조형적 연결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색상 체계는 공유하지만, 형태와 밀도의 구성 방식에 차이가 있어 헤어 구조와 오브제가 하나의 조형 흐름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별개의 단위가 병치된 상태에 가깝다. 성과발표회라는 조건상 오브제가 전체 콘셉트를 설명하는 기능을 일부 수행하지만, 조형적으로 통합된 세트로 작동하는 정도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
김다은의 네일 작업은 손톱이라는 작은 단위를 조형의 지지대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각 손톱에는 달, 화살, 뿔 등을 연상시키는 요소가 부착되어 있고,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조형물의 위치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는 신체 움직임과 조형적 무게가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네일이 장식 기능을 넘어 부착 조형물의 성격을 획득하게 한다. 기능성과 미용이라는 전통적 범위보다는 손이라는 신체가 물질을 지탱하는 구조로 변환되는 방식에 가까운 선택이다.
전체 작업을 묶는 색 구성은 금색·백색·중성 톤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제한은 화면에 일정한 통일감을 제공하지만, 색의 단순화가 구조의 정교함을 자동으로 보완해 주는 것은 아니다. 상단 구조는 선과 면의 밀도가 높고, 얼굴과 손은 표면 중심의 변화가 주를 이루며, 하부 오브제는 낮은 밀도로 배치되어 있다. 이로 인해 각 파트는 콘셉트는 공유하지만 조형적 밀도는 균일하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 색의 통일보다 형태의 결합 방식에서 더 큰 차이가 발생한다.
학생들이 언급한 제작 과정의 어려움은 완성된 작업에서도 확인된다. 달 오브제를 다시 제작했다는 말은 초기 구조가 무게나 균형 문제로 조정이 필요했음을 보여주며, 팀 내 의견 조율 과정이 간단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조건들은 구조물의 미세한 흔들림, 천의 주름 분포, 네일의 과밀 정보, 오브제의 밀도 차이 등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
아르테미스라는 제목은 작업의 출발점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완성된 결과는 상징적 의미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기보다는, 각자 전공에서 익힌 기술과 재료 선택을 공유해 정한 주제 아래에 배치한 결과로 읽힌다. 주제는 구조의 방향성을 제공하지만, 조형의 결합이 이를 구체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상징의 기능은 작업을 묶는 표면적 역할에 머물고, 실질적 구성은 각 전공의 개별적 접근이 중심을 차지한다.
성과발표회라는 조건을 고려하면, 이 작업은 완결된 조형물이라기보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선택과 조정의 흔적을 그대로 담은 결과물이다. 네 개의 전공이 동일한 주제 안에 배치될 때 어떤 지점에서 합쳐지고, 어떤 지점에서 분리되는지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아르테미스는 서사적 재해석을 시도하는 작품이라기보다, 전공 간 협업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작업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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